고대 그리스의 와인 산지는 처음엔 도시 주변이었지만, 점차 섬이나 해안가에 옮겨집니다. 그 이유는 바다를 통해야 와인을 운송하기 쉬웠기 때문이죠. 와인 생산지의 성쇠는 의외로 교통의 편의성에 좌우되는 일이 많은데, 보르도 와인이 널리 수출되어 명성을 떨친 것도 지롱드강을 통해 와인을 수출하기 쉬웠기 때문입니다. 또한, 19세기 후반에 랑그독 와인의 생산량이 급증한 이유 중에는 이곳을 지나는 철도의 가설을 빼놓을 수 없다고 합니다.
타소스섬의 포도밭은 290,000㎢에 달할 정도로 거대했고, 포도 농사에 수많은 남녀 노예와 일꾼들을 동원했습니다. 당시 그리스의 포도 재배법은 놀라웠는데, 격자 시렁을 설치해서 포도 생장을 돕는 동시에 관리와 수확을 쉽게 했고, 전문적인 가지치기 꾼이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 잡을 정도였습니다. 오늘날 흔히 사용하는 낮고 빽빽하게 나무를 심어 좋은 품질의 포도가 맺도록 하면서 수확량을 제한하는 방법 또한 그리스인이 개발한 농법입니다.
그리스인은 주변 각국에 많은 양을 수출할 정도로 와인 생산을 많이 했지만, 그만큼 와인을 사랑하고 많이 마시기도 했습니다. 이집트에서는 와인이 상류층이 주로 마시는 특별한 술이었지만, 그리스에서는 누구나 즐기는 대중주였죠. 이집트의 와인 소비량은 기원전 3,000년 이후로 줄곧 정체되었지만, 그리스인이 몰려들기 시작한 기원전 300년부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고 합니다.
<참고 자료>
1. 로도 필립스 지음, 이은선 옮김, 도도한 알코올, 와인의 역사, 서울 : 시공사, 2002
2. 영문 위키피디아
3.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