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니키아인과 그들의 후예인 카르타고인이 북아프리카 연안과 스페인 일대에서 와인 산업을 발전시켰다면, 그리스인은 지중해 북쪽 지역과 바다 건너 유럽 땅에 와인을 퍼트렸습니다. 그리스인이 포도를 키우고 와인을 만든 것은 페니키아인만큼이나 오래되었습니다. 고고학자들은 그리스에서 기원전 4,500년 경에 와인을 양조했던 흔적을 발견했는데, 이것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와인 유적이면서 와인을 만들려고 포도를 으깬 자취로는 가장 초기의 것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리스는 평야가 적고 산지가 많습니다. 토양도 거친 편이죠. 그래서 그리스인은 척박한 산지에서 잘 자라는 올리브와 포도를 골라 키웠습니다. 페니키아인 못지않게 조선술과 항해술이 발달했던 그리스인은 도시 주변에서 재배한 포도로 만든 와인의 수출을 가장 중요한 산업 중 하나로 성장시켰습니다. 그리스 와인은 이웃 국가에서 평판이 좋았습니다. 특히 키오스(Chios)섬, 코스(Kos)섬, 코르키라(Corcyra), 크레타(Creta)섬, 에보에아(Euboea)섬, 레스보스(Lesbos)섬, 로도스(Rhodes)섬의 와인들이 인기 많았다고 합니다. 와인의 신인 디오니소스로 상징되는 그리스의 와인 문화는 타국과의 무역을 통해 지중해 북쪽의 여러 나라에 알려집니다.
그리스인은 지중해 일대에 여러 개의 식민 도시를 건설했고, 이를 통해 와인 문화를 퍼트렸습니다. 당시 그리스의 대표적인 식민 도시로는 이탈리아 남부의 여러 도시와 시칠리아, 그리고 프랑스 남부의 맛살리아(Massalia), 즉 오늘날의 마르세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이곳에선 어김없이 와인 관련 유적과 유물이 발굴됩니다.
<참고 자료>
1. 로도 필립스 지음, 이은선 옮김, 도도한 알코올, 와인의 역사, 서울 : 시공사, 2002
2. 영문 위키피디아
3.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