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니키아인은 그저 와인을 갖다 팔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더 좋은 상품을 만들려고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술의 개발에도 큰 노력을 기울였죠. 그 결과 현재까지 전해 오는 기본적인 양조 기술을 많이 개발했습니다. 마고(Mago)는 페니키아의 북아프리카 식민도시인 카르타고(Carthage)에 살았던 농업학자였습니다. 그의 저작엔 와인 양조에 관한 기록이 많았고, 그리스와 로마인은 그 내용을 많이 인용했죠. 비록 원본은 전해지지 않지만, 그리스와 로마의 기록을 통해서 당시 카르타고, 즉 페니키아인의 와인 양조 실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페니키아인이 개발한 와인 양조 기술로는 아래와 같은 것이 있습니다.
1) 더 좋은 열매를 수확하기 위해 평지보다 경사지에 포도밭 조성 : 오늘날에도 좋은 포도밭 대부분은 경사지입니다.
2) 다양한 포도 종류와 각 포도의 특성 파악 : 포도 품종의 특성을 알고 원하는 와인을 얻기 위해 한 품종만 쓰거나 여러 품종을 섞어서 와인을 만드는 것은 오늘날에도 와인 양조의 기본입니다.
3) 꺾꽂이를 사용한 포도나무 번식 : 오늘날에도 꺾꽂이로 포도나무를 번식합니다.
4) 밀짚 위에서 말린 포도로 농축된 풍미가 있는 와인 생산 : 오늘날 이탈리아 베네토 지방에서 자주 사용하는 레치오토(recioto) 기법의 원조입니다. 남유럽의 일부 지역에서도 이 방법을 씁니다.
5) 송진을 섞어서 특유의 향이 나며 보존성을 늘린 와인 생산 : 오늘날 그리스의 렛시나(retsina) 와인으로 명맥이 이어집니다.
6) 진흙을 구워 만든 수송 용기인 암포라(amphora) 사용 : 암포라는 고대 지중해 세계에서 가장 표준적인 와인 용기였습니다. 오크통은 로마 시대부터 사용되었죠. 최근에도 오크 숙성을 하지 않거나 도기에 담긴 와인들이 나옵니다.
뛰어난 와인 양조법을 바탕으로 와인 시장을 장악한 페니키아 와인은 배에 실려 지중해 일대로 수출되었습니다. 이때 팔린 와인 중에는 페니키아인의 고향인 가나안(Canaan) 지방 것뿐만 아니라 그들의 식민지에서 생산한 와인도 있었습니다.
<참고 자료>
1. 로도 필립스 지음, 이은선 옮김, 도도한 알코올, 와인의 역사, 서울 : 시공사, 2002
2. 영문 위키피디아
3.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