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7인 7색 (2013)

[7인 7색] 장어구이가 떠오르는 맛 - 31 데 노비엠브레

까브드맹 2013. 10. 30. 06:00

(이미지 출처 : https://images.vivino.com/thumbs/aCqm_4bZTqWdlKUz3cTlYA_pb_600x600.png)

비가 오고 날이 덥습니다. 얼마 전에 초복이었죠? 여름철 보양 음식을 들자면 여러 가지가 있지만 장어구이를 빼놓을 수 없죠. 그런데 장어구이에 복분자주처럼 잘 어울리는 와인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장어구이에 곁들일 와인을 고를 땐 애로사항이 꽃 피죠 

여기 복분자주처럼 달콤한 과일 향이 물씬 풍기는 와인이 있습니다. 그르나슈와 템프라니요를 100% 탄산침용발효(carbonic maceration)해서 만드는 와인이죠. 그동안 가메(gamay)를 탄산침용발효해서 만드는 보졸레는 있었어도 그르나슈와 템프라니요를 오로지 탄산침용발효만으로 만드는 와인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와인 생산자는 세상에 있지 않은 와인이라는 뜻으로 이름을 '31 데 노비엠브레(31 de Noviembre)', 우리 말로 ‘11월 31일’이라고 지었다네요.

약하게 퍼플 빛이 도는 맑고 깨끗한 와인으로 체리와 라즈베리 사탕 향이 하나 가득합니다. 탄닌의 느낌이 전혀 없어서 차갑게 마셔도 좋죠. 알코올 도수는 14%로 다소 높지만 튀지 않아서 레드 와인을 많이 접해보지 않은 사람도 편하게 마실 수 있습니다.

탄산기가 조금 있는게 아쉽네요. 개봉 후에 잠시 기다렸다가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닭고기 샐러드부터 차돌백이까지 다양한 음식과 어울리는 맛이며 복분자주 대신 장어구이와 함께 먹어도 좋습니다.

(2013년 7월 17일 작성되어 와인비전에 수록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