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무르익은 과일 향, 새벽 바람에 실려오는 수풀의 내음 - Domaine Jacques Prieur Volnay-Santenots 1er Cru 2007

까브드맹 2011. 10. 24. 06:00

도멘 자끄 프리외르 볼네-상트노 프르미에 크뤼 2007

1. 부르고뉴의 2007년

포도가 무르익기 좋았던 날씨 덕분에 그레이트 빈티지라고 부르는 2005년과 달리 포도가 일찍 익어버린 2007년에는 포도밭에선 아주 꼼꼼한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2007년 내내 약간의 방심도 할 수 없었기에 가까이에서 포도를 관찰하지 않고 마른 잎을 적절히 솎아내지 못한 재배자들은 곤란한 상황에 부닥쳤죠. 5월의 포도 성장은 평년보다 한 달 정도 빨랐지만, 9월에 이르러선 청포도와 흑포도의 익은 상태에 많은 차이가 일어났습니다. 피노 누아(Pinot Noir)는 8월 말에 수확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익었지만, 샤르도네(Chardonnay)는 익을 시간이 좀 더 필요했습니다. 이런 해에는 양조자의 솜씨와 올바른 판단이 가장 중요하기에 2007년은 "와인 양조자의 해"라 불립니다. 다행히 레드 와인은 비단결처럼 부드럽고 탄력 있는 탄닌이 있으면서 맛있게 만들어졌습니다.

반응형

 

2. 도멘 자끄 프리외르 볼네-상트노 프르미에 크뤼 2007

도멘 자끄 프리외르(Domaine Jacques Prieur)의 볼네-상트노 프르미에 크뤼(Volnay-Santenots 1er Cru) 2007은 볼네-상트노(Volnay-Santenots)에 있는 0.56헥타르의 포도밭에서 수확한 피노 누아만 사용해서 만듭니다. 포도밭에선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를 모두 재배하며 레드 와인은 "볼네-상트노 프르미에 크뤼(Volnay-Santenots Premier Cru)"의 지역 명칭과 등급이 붙고 화이트 와인은 뫼르소-상트노 프르미에 크뤼(Meursault-Santenots Premier Cru)의 지역 명칭과 등급이 붙습니다. 와인 생산지인 볼네-상트노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은 하단의 링크 글을 참조하세요.

포도가 상하지 않도록 손으로 수확한 다음 작은 나무 상자에 담아 양조장으로 옮겨서 포도를 분류하고 줄기를 완전히 제거했습니다. 으깬 포도알을 온도가 조절되는 뚜껑 열린 오크통에 담아서 20일간 껍질의 색소와 탄닌을 뽑아냅니다. 이때 와인 위로 떠 오르는 껍질에 곰팡이가 발생하지 않고 색소와 탄닌이 좀 더 많이 빠져나오도록 하루 두 번 껍질을 와인 안으로 밀어 넣는 "피자쥬(Pigeage)" 작업을 해주죠. 알코올 발효는 색소와 탄닌을 추출하는 동안 일어납니다. 알코올 발효가 끝난 후에 와인의 날카로운 산도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젖산발효(malolactic fermentation)를 해준 다음 와인을 17개월간 오크통에서 숙성합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색은 퍼플과 진한 루비의 중간 빛을 띠며 다소 어둡습니다. 아주 많이 무르익은 과일 향을 풍깁니다. 레드와 블랙 체리 향이 강하며 블랙커런트 향도 살짝 나옵니다. 오크와 삼나무, 송진 향도 풍깁니다. 식물성 향기가 인상적인데 새벽에 바람에 실려 오는 수풀 속의 생나무 같은 냄새입니다.

아주 부드럽지만 속으로 만만치 않은 힘이 느껴집니다. 비단 같은 질감이며 탄닌의 느낌은 거의 없습니다. 드라이하지만 매력적인 신맛과 달콤한 풍미가 마술을 부려서 혀에 단맛이 느껴지는 착각을 일으킵니다. 둥글고 기분 좋은 산미와 달콤한 향을 통해 떠오르는 붉고 검은 과일 풍미와 맛을 받쳐주는 오크 풍미가 훌륭합니다. 한 마디로 딱! 맛있다는 느낌이죠. 다만 지속력이 상대적으로 짧은 것이 흠. 여운이 길며 느낌도 좋지만, 맛에서 느껴지는 감동만큼은 아닙니다. 살짝 실망이네요.

매끄러우면서도 힘 있는 구조감이 매우 매력적이면서 균형까지 좋아서 정말 술술 넘어갑니다.

섬세하게 조리한 소고기 스테이크와 로스트비프, 뵈프 부르기뇽(Boeuf Bourguignon) 같은 고기찜, 버섯을 넣은 소고기 요리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한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1년 9월 21일 시음했습니다.

 

[프랑스] 부르고뉴 > 꼬뜨 도르 > 꼬뜨 드 본(Côte de Beaune) > 볼네 & 볼네-상트노(Volnay & Volnay-Santenots

부르고뉴 꼬뜨 드 본(Côte de Beaune)의 볼네(Volnay) 마을은 1937년에 AOC로 지정되었습니다. 이후 레이블에 "Volnay"라는 지역 명칭을 붙인 와인은 볼네 마을의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들어야 하죠.

aligalsa.tistory.com

※ 쿠팡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