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오스트리아] 우아하고 은은하게 계속 변화하는 향 - Thomas Lehner No 31 Alter Aussatz Chardonnay 2013

까브드맹 2020. 12. 22. 09:00

● 생산 지역 : 오스트리아 > 바인란트(Weinland) > 부르겐란트(Burgenland) > 노이지들러 호(Neusiedlersee)

● 품종 : 샤르도네(Chardonnay) 100%

● 등급 : Qualitätswein DAC Neusiedlersee

● 어울리는 음식 : 치즈와 닭고기 샐러드, 맵지 않은 돼지고기 요리, 화이트소스와 시트러스 소스를 사용한 가금류 요리, 생선 스테이크, 훈제 연어, 크림소스 파스타, 치즈 피자와 마르게리따 피자, 화이트소스를 사용한 조개 요리, 해물 스튜, 유린기, 크림 새우, 훈제 치킨 등

토마스 레히너 넘버 써티원(써리원?) 알터 오사츠 샤르도네(Thomas Lehner No 31 Alter Aussatz Chardonnay) 2013은 바인것 토마스 레히너(Weingut Thomas Lehner)에서 만드는 화이트 와인입니다.

2000년에 할머니로부터 골스(Gols)에 있는 포도밭 2.5헥타르를 물려받은 토마스 레히너가 운영하는 와이너리인 토마스 레히너는 오스트리아 동남쪽의 부르겐란트에 있으며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으로 포도를 기릅니다. 

처음엔 취미 삼아 '자신이 마시고 싶은 와인'을 만들려고 했지만, 이제 와인은 토마스 레히너가 걸어가는 운명이 되었습니다. 15세부터 창고에서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고, 17세에 와인 생산자들에게 포도 재배 기계를 판매하는 회사를 세우고 약 100통의 실험적인 와인을 만들면서 많은 경험을 축적했죠. 현재는 3개 마을 15헥타르의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순수하면서 섬세한 와인을 만들려고 합니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terravigna.ch/media/Muvacon/Producer/Banner/130.jpg)

학창 시절에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해서 밀리미터 단위의 작업에 익숙한 토마스 레히너는 포도밭도 세심하게 관리합니다. 그가 포도밭에서 보내는 시간은 일 년에 450~550 시간이나 되며 일반적인 와이너리의 두 배 가까이 되는 작업량입니다. 

토마스 레히너는 포도밭에선 포도나무의 힘이, 양조장에선 야생 효모가 가진 마법이 좋은 와인을 만든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포도나무 한 그루당 오직 포도 4송이만 남겨두며 수확량은 헥타르당 1800ℓ에 불과합니다. 부르고뉴 그랑 크뤼 포도밭의 수확량이 헥타르당 3500~3700ℓ인 것과 비교하면 놀랄 만큼 적은 양의 엄선된 포도만 사용하는 것이죠.

손으로 수확한 포도를 양조장으로 옮길 때에도 5㎏짜리 작은 들통을 사용합니다. 큰 통을 사용하면 포도 무게 때문에 아래쪽의 포도알이 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산 오크통을 사용해서 숙성하며, 숙성 기간은 와인에 따라 24~36개월입니다.

토마스 레히너는 소비자가 제삼자의 평가 없이 제품을 판단하길 원합니다. 그래서 어떤 대회에도 참가하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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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진한 금색입니다. 샛노란 사과 향과 함께 파인애플과 망고 같은 열대 과일 향이 약하게 나오고, 미네랄과 밀짚, 바닐라, 마른 견과류 같은 향이 복합적으로 풍깁니다. 과일 향은 점차 복숭아와 바나나, 멜론 쪽으로 변하고 신선한 버터 향이 함께 나옵니다. 은은하게 고소한 견과류와 우아한 나무 향, 약배전으로 볶은 커피콩, 빵 같이 고소하면서 구수한 향이 올라오고 무화과와 이국적인 과일 향도 약하게 퍼집니다. 전체적으로 향이 튀지 않고 우아하면서 점잖고 복합적입니다. 

부드럽고 진하면서 질깁니다. 웅장한 구조가 튼튼하군요. 

드라이하면서 노란 과일의 산미가 진합니다. 녹색 채소의 씁쓸한 맛이 나면서 샛노란 사과처럼 속살이 노란 과일의 풍미가 은은히 깔립니다. 미네랄의 짠맛이 강하고 마른나무의 은근한 풍미가 함께 하네요. 미세한 오크 탄닌이 와인을 견고하게 해 주고 알코올도 강인한 힘을 줍니다. 산미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좋아집니다. 

나중엔 잘 익은 백도 복숭아 같은 핵과류(核菓類)와 리치(litchi), 우아한 나무 풍미가 조화를 이룹니다. 아주 세련되고 우아하며 날씬한 귀족 아가씨 같은 와인입니다. 긴 여운에선 미네랄과 바닐라, 마른나무 등의 풍미가 남습니다. 

진하고 맛있는 산미와 13%의 훌륭한 알코올이 균형을 이루며, 은근한 오크 탄닌이 와인에 견고한 느낌을 줍니다. 다양하고 복합적이지만, 우아하면서 은은한 향이 와인에 기품을 더해주네요. 

2013 빈티지이지만, 맛과 향을 충분히 느끼시려면 1시간가량 디캔팅하셔야 하며 병 브리딩을 하신다면 코르크를 따신 후 3시간 정도 기다리셔야 합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20년 12월 17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