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매력적인 붉은 과일 향, 지금 마시기 딱 좋게 익은 - Olivier Leflaive Cote-de-Beaune Villages 2015

까브드맹 2020. 2. 24. 10:00

Olivier Leflaive Cote-de-Beaune Villages 2015

올리비에 르플레브(Olivier Leflaive)의 꼬뜨-드-본 빌라지 루즈(Côte-de-Beaune Villages Rouge) 2015는 프랑스 부르고뉴(Bourgogne)의 꼬뜨-드-본에 있는 뻬르낭-베르즐레스(Pernand-Vergelesses), 몽텔리(Monthélie), 오세-뒤레스(Auxey-Duresses), 생-토뱅(St-Aubin), 상트네(Santenay), 레 마랑쥬(Les Maranges), 쇼레-레-본(Chorey-Les-Beaune)의 7개 AOC에서 재배한 피노 누아(Pinot Noir) 포도로 만든 마을(communales) 등급의 레드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자

올리비에 르플레브는 유명한 부르고뉴 화이트 와인 생산자입니다. 20종이 넘는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죠. 소유주인 올리비에 르플레브와 또 하나의 르플레브인 도멘 르플레브(Domaine Leflaive) 쪽 사람들은 친척 관계입니다.

18세기초에 세워진 도멘 르플레브를 19세기 후반에 조세프 르플레브(Joseph Leflaive)가 중흥시켰고, 그가 죽은 후 네 명의 자식이 도멘을 더욱 발전시켰습니다. 네 명의 자식 중 아들인 빈센트(Vincent)와 조-레지스(Jo-Régis)가 많은 역할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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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도멘 르플레브는 프랑스 상속법에 따라 도멘이 여러 개로 쪼개지는 것을 막으려고 법인회사로 바꿨습니다. 그 후 빈센트의 딸인 앙느-클로드 르플레브(Anne-Claude Leflaive)와 조-레지스의 아들인 올리비에(Olivier)가 도멘 르플레브를 맡았는데, 올리비에는 따로 네고시앙을 운영 중이었죠. 이에 안느-클로드는 일가친척들의 결정에 따라 1994년에 올리비에가 가진 도멘 르플레브의 지분을 모두 인수했고, 도멘 르플레브와 올리비에 르플레브는 완전히 별개의 사업체가 되었습니다.

르플레브 가문의 가계도
(르플레브 가문의 가계도)

올리비에 르플레브의 와인들은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의 결혼식 피로연에 공식 와인으로 사용되면서 2시간 만에 1,000병 가까운 와인이 팔렸을 만큼 품위 있고 고급스러운 부르고뉴 화이트의 대명사 격인 와인으로 유명합니다. 무엇보다 어떤 와인도 허투루 만들지 않는 와인에 대한 정신은 올리비에 르플레브의 미래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죠.

이러한 화이트 와인의 명성을 이은 올리비에 르플레브의 레드 와인 역시 모든 와인이 뛰어납니다. 그중 뻬르낭-베르즐레스의 1등급 밭인 “레 퓌쇼(Les Fichots)”는 꼭똥 그랑 크뤼의 밭과 맞닿아 있어서 떼루아가 무척 훌륭하죠. 그 밭에서 나오는 와인은 다채로운 과일 향과 향신료 향이 나오는 것이 특징입니다.

 

 

2. 와인 양조

올리비에 르플레브의 꼬뜨-드-본 빌라지 루즈 2015는 꼬뜨-드-본의 뻬르낭-베르즐레스, 몽텔리, 오세-뒤레스, 생-토뱅, 상트네, 레 마랑쥬, 쇼레-레-본 등 여러 마을의 석회와 찰흙이 섞인 포도밭에서 기른 피노 누아 포도로 만들었습니다.

상태가 안 좋은 포도를 골라낸 후 포도의 50%는 줄기를 제거하고, 나머지 50%는 포도송이 그대로 으깨서 양조했죠. 숙성 기간은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숙성한 4개월을 포함해서 12개월이며, 새 오크통 비율은 25%입니다. 생산자가 말하는 마시기 좋은 시기는 2018년~2024년입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Olivier Leflaive Cote-de-Beaune Villages 2015의 색

다소 연한 루비색이며, 테두리는 완연한 가넷 빛입니다. 처음엔 볶은 커피콩과 나무, 결명자 같은 향이 나오다가 슬슬 검붉은 베리 종류와 산딸기, 레드 체리 같은 부드러운 붉은 과일 향이 올라옵니다. 풋풋하고 매콤한 향신료 향도 함께 합니다.

알맞게 잘 익은 얇은 탄닌이 깔끔하고 깨끗한 느낌을 줍니다. 매끄럽고 탄탄한 구조는 부르고뉴 피노 누아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군요. 드라이하며 상큼하고 맛있는 산미가 풍부합니다. 향과 마찬가지로 볶은 콩과 타임(thyme)의 풍미가 나오다가 점점 검붉은 베리와 싱그러운 허브, 미네랄 등의 풍미가 이어집니다. 깨끗한 맛과 딱 알맞은 힘을 가진 와인으로 매우 섬세하면서 강인합니다. 마신 후엔 덜 익은 딸기와 잘 익은 체리, 싱그러운 허브의 느낌이 길게 이어집니다.

 

 

깨끗하고 탱탱한 탄닌과 상큼하고 풍성한 산미, 13%의 알코올이 드러내는 기운이 아주 매력적인 균형을 이룹니다. 그냥 마셔도 좋고 섬세하게 조리한 고기 요리와 마시면 더욱 좋은 와인!

그릴에 구운 소고기와 양고기, 소스에 절인 붉은 고기 요리, 술에 절인 햄 같은 육류 요리에 좋고, 치즈는 묑스터(Munster)와 르블로숑(Reblochon), 브리 드 모(Brie de Meaux) 같은 프랑스 치즈가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0년 2월 10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