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규정

[규정] 유기농 와인(Organic Wine)

까브드맹 2019. 2. 2. 08:00

유기농 와인들

유기농 와인은 보통 "유기농법(有機農法) 규정에 따라 재배한 포도로 만든 와인"을 뜻합니다. 이 규정에 따르면 포도를 키울 때 인공적인 화학비료, 농약, 곰팡이 방지제, 제초제의 사용은 일절 금지되어 있죠. 이렇게 키운 포도로 와인을 만들면 유기농 와인이라 부를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유기농 와인을 법률적으로 정의할 땐 좀 더 복잡한 문제가 있고, 국가마다 상황이 조금씩 다릅니다. 유기농 와인을 정의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쟁점은 와인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산화황(SO2)을 비롯한 보존제를 사용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점이죠.

와인 생산은 크게 두 가지 단계로 나뉩니다. 하나는 포도밭에서 일어나는 과정, 즉 포도 재배(Viticulture)입니다. 또 하나는 양조장에서 일어나는 과정, 즉 와인 양조(Vinification)입니다.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포도로 만든 와인"이란 유기농 와인의 정의는 단지 첫 번째 과정인 포도 재배만 해당할 뿐입니다. 그러나 와인을 양조하고 보존하기 위한 두 번째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비유기농적인 요소가 매우 많죠. 특히 와인 보존제는 유기농 와인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의 중심에 놓여있습니다.

와인은 숙성을 통해 맛과 향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면서 전체적인 품질이 좋아지는 술입니다. 그래서 소수의 위대한 와인들은 오랜 시간에 걸친 숙성을 거쳐 완성되기도 하죠. 그래서 긴 숙성 기간 와인이 상하지 않도록 해주는 보존제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가장 보편적인 와인 보존제는 이산화황이죠. 많은 와인 생산자가 숙성하는 동안 와인을 안정시키고 변질하지 않도록 규정에 따라 소량의 이산화황, 혹은 아황산염(Na2SO3)을 사용합니다. 식약청에서 정하는 아황산염의 종류는 산성아황산나트륨, 아황산나트륨, 차아황산나트륨, 무수아황산, 메타중아황산칼륨, 메타중아황산나트륨이 있으며 이중 무수아황산이 이산화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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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보존제 사용을 꺼리는 생산자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만든 와인은 병에 넣은 후 몇 년 안에 마셔야 하죠. 그 이상 보관하면 보존제를 넣은 와인보다 변질할 가능성이 큽니다.

아쉽게도 현재의 양조기술로는 오랫동안 와인이 변하지 않게 하려면 비유기농적인 방법으로 와인을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유럽에서는 법률상 유기농 와인이란 표시를 레이블에 넣을 수 없습니다. 다만 이산화황을 첨가해도 다른 과정은 유기농법의 규정에 맞춰 만든 와인이라면 레이블에 "wine made from organic grapes(유기농 포도로 만든 와인)"이라는 표시를 넣을 수 있습니다.

미국에선 전국 유기농 프로그램(National Organic Program)에 따라 오가닉(Organic)으로 인증된 와인은 이산화황 첨가를 아예 금지합니다. 포도 수확과 발효하고 저장할 때 사용할 수 있는 효모의 유형을 포함해서 유기농 와인 양조의 모든 과정에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죠. 이 규정은 미국산 와인 뿐만 아니라 USDA 인증을 획득한 모든 수입 와인에도 적용됩니다. 유기농 인증을 받으려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까지 포함해서 이산화황의 총 농도가 20ppm 미만이어야 합니다.

2009년 현재 유기농법으로 키운 포도로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는 전 세계적으로 1,500~2,000개가량 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프랑스에서만 885곳 이상 있죠. 2009년 9월 19일을 기준으로 직전 1년간 이른바 유기농 와인의 시장 성장률은 3.7%였지만, 같은 기간 동안 비유기농 와인의 성장률은 2%에 그쳐서 유기농 와인의 생산은 점점 늘고 있습니다. 

<참고 자료>

1. 영문 위키피디아 유기농 와인 항목

2.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