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칠레] 유럽의 맛을 따라가는가? - Santa Alicia Reserva Cabernet Sauvignon 2006

까브드맹 2009. 10. 25. 09:40

산타 알리샤 레세르바 까베르네 소비뇽 2006

1. 산타 알리샤

산타 알리샤는 생긴 지 60여 년 정도밖에 안 되는 신흥(?) 와이너리입니다만, 'IWSC(The International Wine&ampSpirit Competition) 2007'에서 산 페드로나 콘차 이 토로 같은 쟁쟁한 와이너리들을 물리치고 '올해의 최우수 칠레 와이너리'로 선정되었고, 빈엑스포 저팬(Vinexpo Japan) 등 수많은 국제 와인 품평회에서 8개의 금메달과 20여 개의 은메달을 수상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와이너리이길래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를 갖고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뛰어난 와이너리들의 와인을 물리치고 최우수 와이너리의 자리를 차지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이 와인을 접했는데, 시음 결과가 상당히 재미있더군요.

반응형

 

2. 산타 알리샤 레세르바 까베르네 소비뇽

이 와인은 칠레 센트럴 밸리에 속한 마이포 밸리(Maipo Valley)에서 재배한 까베르네 소비뇽 100%로 만들었습니다. 오픈하고 맛을 봤을 때 처음 느꼈던 것은 '칠레 와인 치고는' 의외로 드라이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 저가 칠레 와인이 첫맛은 달고 끝 맛은 쓴 모습을 보여주는 데 반해, 이 와인은 처음 맛이 드라이하고 끝 맛에서도 쓴맛은 거의 느낄 수 없었습니다. 초반의 향에 알코올 냄새가 조금 섞여 있지만 잠시 뒤에는 블랙커런트로 대표되는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의 전형적인 향들이 올라옵니다. 매우 부드러운 질감에 드라이한 맛이지만 탄닌이 잘 숙성되어 떫은맛은 찾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꽤 고급스러운 맛을 느낄 수 있었지요.

입안에서 느껴지는 느낌은 2만 원대란 가격을 생각하면 꽤 묵직한 풀 바디였습니다만, 호주 쉬라즈처럼 입안에서 사정없이 몰아치는 풀 바디가 아니고 부드러우면서도 묵직한 느낌을 보여주는 매끈한 풀 바디였습니다. 다만 여기까지일 뿐, 더 변화되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더군요. 유럽 지향의 스타일과 맛을 갖췄지만 아직은 변화가 크게 없이 처음의 모습이 단순하게 유지되는 칠레 와인의 특징을 벗어나진 못한 것 같습니다. 하기야 이 가격의 칠레 와인에 더 이상의 복합성을 바라는 것은 무리겠고, 이 정도 맛과 향이라면 충분히 맛있는 와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비슷한 가격대의 칠레 와인와 비교해 볼 때 유럽 와인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것이 이 와인의 차별점이라고 볼 수 있고, 이러한 점이 반영되어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소고기 스테이크, 소고기 등심, 양고기 등과 어울립니다. 2009년 10월 25일 시음했습니다.

※ 쿠팡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