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칠레] 편안하고 무난한 저가 와인 - Val di Vieso Varietal Cabernet Sauvignon 2006

까브드맹 2009. 10. 22. 23:24

발 디 비에소 버라이어탈 까베르네 소비뇽 2006

1. 칠레 와인

유럽 와인의 특징이 떼루아에 따른 강한 개성과 오픈 후 맛있게 마실 수 있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면, 칠레 와인의 특징은 무난하고 편안한 맛과 코르크를 딴 후에 바로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일 겁니다. 물론 칠레 와인도 중급이상의 와인은 예외지요. 제가 얘기하는 것은 일반적인 데일리 와인급의 와인을 말하는 겁니다. 그래서 와인을 접한 지 얼마 안 되는 분들에게는 개성 강한 프랑스 와인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무난한 칠레 와인이 더 입에 맞을 수도 있지요. 게다가 조금 단 맛이 도는 칠레의 저가 와인들은 처음 와인을 드셔보시는 분들도 무난히 드실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2. 발 디 비에소 버라이어탈 까베르네 소비뇽

센트럴 밸리(Central Valley)의 까베르네 소비뇽 100%로 만드는 발 디 비에소 버라이어탈 까베르네 소비뇽도 그런 와인입니다. 만원 초반대의 가격에 무난한 맛과 향, 그리고 약간의 단맛은 와인 초보자들이 마셨을 때 큰 거부감이 없지요. 코르크를 따면 처음에는 체리 향이 곁들여진 블랙 커런트 향이 올라옵니다. 그리고 오크 숙성에서 비롯된 듯한 나무 향이 조금 섞여 있습니다. 맛은 처음에 입에 닿을 때는 달고, 끝에서는 조금 떫고 씁니다. 원래 그런 것인지 아니면 혀의 구조상 단맛을 먼저 느끼고 쓴맛을 나중에 느끼게 되어있어서인지는 애매합니다만, 암튼 입에서 느끼는 맛은 그렇더군요. 하지만 프랑스 와인에서 맛볼 수 있는 강한 떫고 쓴 맛이 아니라, 고기의 기름기와 잘 어울릴 수 있는 정도의 떫은맛이기에 삼겹살이나 목살 등과 함께 먹으면 굳! 일 듯합니다. 파스타, 피자와도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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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질감은 부드럽고 제법 입에 차는 풀 바디 입니다. 비슷한 가격대의 프랑스 와인들이 대개 물같이 가벼운 라이트 바디를 갖고 있는 데 비해, 칠레 와인 특유의 약간 탁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꽤 진한 느낌을 줍니다. 오픈 후 20분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는 향도 맛도 훨씬 부드러워졌지만 끝부분의 쓴맛은 아직 남아있더군요. 그리고 옥수수 향(?) 같은 구수한 향이 조금씩 올라왔습니다. 30분이 지난 후가 되니 질감은 매우 부드러워졌고 맛도 달았지만 더는 힘찬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슬슬 가라앉더군요. 여기서부터는 향과 맛을 느끼기보다는 그냥 단 맛 나는 술로써 벌컥벌컥.... 하고 말았답니다. 와인을 드시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신 분이라면 고기 요리와 드셨을 때 큰 거부감 없이 드실 수 있는 무난한 타입의 와인이랄 수 있습니다.

2009년 10월 22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