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종 르루아(Maison Leroy)의 부르고뉴 블랑 블레뢰 드 비뉴(Bourgogne Blanc Fleur de Vignes) NV는 프랑스 부르고뉴(Bourgogne)의 샤르도네(Chardonnay) 포도로 만든 AOC 등급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1. 메종 르루아
가족 경영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온 르루아는 1868년 프랑수아 르루아(Francois Leroy)가 뫼르소(Meursault) 인근의 오쎄-뒤레스(Auxey-Duresses)에 메종 르루아(Maison Leroy)를 설립하면서 역사를 시작했습니다. 1919년에 앙리 르루아(Henri Leroy)가 사업에 참여했는데, 그는 1942년에 친구 자크 샹봉(Jacques Chambon)으로부터 도멘 드 라 로마네 꽁띠(Domaine de La Romanee Conti, DRC)의 지분 절반을 매입합니다. 당시 DRC는 지금처럼 유명하지 않았고,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한 경제적 문제로 포도원의 지분을 매각할 수밖에 없었죠. 이때부터 르루아와 DRC의 인연이 시작됩니다.
1955년부터 앙리 르루아의 딸인 랄루 비즈 르루아(Lalou Bize Leroy)가 본격적으로 와인 사업에 참여합니다. 랄루 비즈 르루아 여사는 국제 와인 산업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여성으로 로버트 파커는 그녀를 남성 우월적인 프랑스 와인계에서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낸 여성 중 한 사람으로 꼽았을 정도였죠. 천재적인 미각과 테이스팅 능력을 지닌 그녀는 17살부터 와인 사업에 관여하면서 뛰어난 능력과 엄격한 품질 관리로 훌륭한 와인을 세상에 내놓았고 1974년에는 DRC의 공동 경영자로 취임합니다.
그러나 메종 르루아의 와인 품질에 만족하지 못한 랄루 비즈 르루아 여사는 메종 르루아 지분의 1/3을 일본 유통회사인 타카시마야 사에 매도하고 자가 소유의 포도원에서 재배된 포도로만 와인을 만드는 도멘 르루아(Domaine Leroy)를 설립하죠. 메종 르루아와 랄루 비즈 르루아 여사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은 하단의 링크를 참조하세요.
2. 와인 양조
이번에 시음한 부르고뉴 블랑 블레뢰 드 비뉴(포도 꽃이라는 뜻)는 도멘 르루아가 아니라 메종 르루아에서 만든 것이지만, 랄루 비즈 르루아가 생산에 참여한 와인입니다. 샤르도네 100%로 만든 빈티지 블렌딩 화이트 와인으로 2009, 2010, 2011 빈티지가 섞여 있죠. 와인에 들어간 포도는 오세-뒤레스(Auxey-Duresses), 생-토뱅(St-Aubin), 상트네(Santenay) 세 지역의 포도밭에서 수확한 것입니다. 2013년 6월에 열린 한•중 정상회담과 국빈 만찬에서 사용되면서 상한가를 치기도 했죠.
3. 와인의 맛과 향
사진에는 다소 연하게 나왔지만 연한 금빛입니다. 미네랄과 레몬 향이 먼저 느껴지고, 풀 또는 허브 같은 푸릇푸릇한 향이 났습니다. 흰 채소 향도 느껴졌고요.
생각보다 무게감은 가볍고, 광천수에서 맛볼 수 있는 미네랄 느낌이 꽤 강합니다. 미네랄 풍미가 섞인 산미가 매우 상쾌하네요. 레몬과 연한 사과 같은 과일 풍미와 풋풋하고 쌉쌀한 식물성 풍미가 있습니다. 오크 터치를 약하게 하고, 시트러스와 식물 풍미가 강한 것이 어떤 면에선 소비뇽 블랑 와인과 비슷한 구석이 있군요. 견과류 풍미도 약간 있고, 감칠맛도 살짝 느껴집니다.
여운은 길며, 과일보다 미네랄과 쌉싸름한 식물성 풍미가 더 느껴집니다. 상큼한 산미와 12.5%의 알코올이 균형을 이루며, 미네랄 느낌이 많은 복합적인 풍미가 잘 어우러졌습니다. 닭고기와 해산물 샐러드, 닭고기 요리, 익힌 해산물 요리 등과 잘 어울리는 맛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좋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7년 10월 11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