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그리스] 꿀처럼 달지만 풍성한 신맛이 조화를 이루는 - Domaine Sigalas Vinsanto 2009

까브드맹 2018. 4. 14. 15:00

도멘 시갈라스 빈산토 2009

도멘 시갈라스(Domaine Sigalas)의 빈산토(Vinsanto) 2009는 그리스의 에게해에 있는 PDO 산토리니(Santorini)에서 재배한 아씨르티코(Assyrtiko)와 아이다니(Aidani) 포도를 말려서 만드는 스위트 와인입니다.

1. 산토리니 PDO

테라(Thera) 화산과 에게 해로 구성된 독특한 떼루아를 가진 산토리니의 흙은 용암과 화산재, 속돌로 이루어져서 유기물이 전무한 화산토의 다공성 토양입니다. 섬 지역 특유의 지중해성 기후지대로 겨울에는 평온하고 여름에는 서늘하며, 가뭄이 잦고 멜테미아(meltemia)라는 이름의 강한 바람이 붑니다. 포도나무에 필요한 수분은 여름에 몰려오는 바다 안개로 해결합니다.

질병과 기타 위험으로부터 포도나무를 보호해 주는 독특한 생태계의 영향을 받는 산토리니의 포도밭은 필록세라로부터 안전합니다. 사실 필록세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지만, 산토리니의 포도밭은 자체적인 면역 체계를 갖추고 있죠. 필록세라가 번식하려면 최소 5%의 점토가 필요하지만 산토리니의 토양에는 점토가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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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에 필록세라가 없기에 보통 15~20년 주기로 포도나무 윗부분인 칼라티(kalathi)를 교체하고 뿌리는 보존합니다. 그래서 땅 위로 나온 부분의 수령이 수십 년인 반면에 뿌리의 나이는 수세기에 달하는 포도나무도 있습니다. 이는 산토리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현상입니다. 또한 바람으로 인한 토양 부식을 막으려고 가파른 언덕 지형에 페줄레스(pezoules)라 부르는 테라스를 만듭니다. 이 테라스를 만들려면 실로 엄청난 노력이 소요됩니다.

2. 와인 생산자

1991년에 설립된 도멘 시갈라스는 산토리니의 오래된 평원에 있으며 아씨르티코, 아이다니, 아티리(Athiri), 만델라리아(Mandelaria), 마브로트라가노(Mavrotragano) 같은 다양한 지중해 포도를 재배합니다. 그리스를 비롯한 전 세계 와인 시장에서 생산지의 떼루아를 잘 표현한 고급 와인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죠. 양조 시설의 현대화와 설비 확장에 꾸준히 투자하면서 현재 연평균 30만 병의 와인을 생산합니다.

 

 

3. 빈산토 2009

PDO 산토리니에서 재배하는 평균 수령 60년의 아시르티코 포도 75%와 아이다니 포도 25%를 사용해서 만듭니다. 수확한 포도를 햇볕에서 10~12일간 말린 후에 전통적인 화이트 와인 양조법으로 양조하죠. 발효가 끝난 후에는 오래된 오크통에서 최소 24개월간 숙성한 다음 병에 담았습니다. 매년 생산량은 5,000병 정도로 매우 적습니다.

진한 호박색으로 밤꿀과 한약재 향이 풍성합니다. 말린 과일과 말린 대추의 단맛이 나며 견과류 풍미도 있군요. 꿀처럼 달지만, 산미가 풍부해서 질리지 않고 계속 마실 수 있습니다.

어울리는 음식은 고르곤졸라처럼 맛과 향이 강한 블루치즈, 말린 과일, 초콜릿, 기타 디저트 등입니다.

2017년 4월 29일에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