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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 7색] 얌전한 모습 뒤에 숨은 강인한 기질 - 르 오-메독 디쌍

"왕의 만찬과 신들의 제사를 위한 와인(Resum Mensis, Aris que Deorum)". 샤토 디쌍(Chateau d'Issan)의 레이블에 적힌 글귀입니다. 이러한 글귀가 무색하지 않게 보르도 그랑 크뤼 3등급인 샤토 디쌍은 등급에 어울리는 품질로 많은 와인 애호가를 매혹시켜왔죠. 샤토 디쌍에게는 세 명의 동생 같은 와인이 있습니다. 첫째 동생은 블라종 디쌍(Blason d'Issan)으로 슈퍼 세컨드라 불릴 만큼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둘째 동생인 물랭 디쌍(Moulin d'Issan)은 보르도 슈페리어 등급 와인으로 일반 보르도 와인보다 알코올이 더 강한 와인이죠. 그리고 막내 동생이 르 오-메독 디쌍(Le Haut-Medoc d'Issan)입니다. 원래 르 오-메독 디쌍의 이름은 샤..

[프랑스] 레드 와인이지만 차갑게 해서 마실 수 있어요 - Gerard Bertrand Syrah 2007

1. 제라르 베르트랑(Gérard Bertrand) 남부 프랑스 와인업계의 선두 주자인 제라르 베르트랑(Gérard Bertrand)은 많은 와인 애호가에게 잘 알려진 회사입니다. 남부 프랑스 최고의 포도밭을 가진 와인 생산자로써 특히 랑그독-루씨옹(Languedoc-Roussillon) 지방의 떼루아에 관한 특별한 전문가이기도 하죠. 남부 프랑스에서 최고급 와인을 생산하고 남부 프랑스 와인의 혁명을 일으킨 와이너리로 평가받는 제라르 베르트랑은 랑그독 와인 산업을 성장시킨 주역입니다. 질 낮은 저가 와인을 대량 생산하던 남부 프랑스 지방에서 제라르 베르트랑은 랑그독 지방이 가진 가능성을 빠르게 파악했고 지역 특유의 떼루아를 표현하는 와인을 만들겠다는 철학으로 랑그독의 개성을 풍부하게 담아낸 와인들을 만들..

[프랑스] 든든하고 강인한, 석재 건물 같은 와인 - Chateau Le Crock 2006

샤토 르 크록(Chateau Le Crock) 2006은 프랑스 보르도(Bordeaux)의 쌩-테스테프(Saint-Estèphe) 마을에서 재배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55%와 메를로(Merlot) 30%,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10%, 쁘띠 베르도(Petit Verdot) 5%로 만드는 크뤼 부르주아(Cru Bourgeois) 등급의 AOC 와인입니다. 1. 쌩-떼스테프(Saint-Estèphe) 쌩-떼스테프는 보르의 메독(Médoc) 지역의 마을로 메독에서 독립적인 지역 명칭을 쓸 수 있는 6개 마을 중 가장 북쪽에 있습니다. 쌩-테스테프의 와인 역사는 로마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중세에 영국으로 와인을 수출하면서 관련 산업이 크게 성장했고, ..

[7인 7색] 바베큐 시즌이 돌아옵니다. - 바베큐에 어울리는 로버트 몬다비 우드브릿지 카베르네 소비뇽

날씨가 많이 더워졌죠? 한낮에는 반팔 티셔츠 하나만 걸치고 다녀도 아무렇지도 않을만큼 기온이 올라갔습니다. 이렇게 되면 삼삼오오 시원한 야외로 나가 고기 구워먹기 좋은 환경이 되죠. 강원도 팬션도 좋고, 난지도 캠핑장도 좋고, 시원한 계곡도 좋습니다. 정 갈데가 없다면 옥탑방 문 앞에 놓인 평상 위에 부루스타 올려놓고 지글지글 자글자글 구워 먹은 들 어떻겠습니까? 친구랑 고기 한 점 술 한 잔 마시면서 이러저러 수다 떨고 놀다보면 일주일의 피로와 스트레스가 말끔히 사라질 겁니다. 이런 자리에는 섬세하고 우아한 와인이 어울리지 않습니다. 부드럽고 마시기 편하고 그러면서 맛도 좋고 가격도 착한 와인이 최고죠. 우드브릿지는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의 대표적인 하우스 와인입니다. 모두 14종을 생산하는데 카베르네..

[미국] 오레곤 1급 와이너리의 피노 누아 와인 - Argyle Reserve Pinot Noir 2005

1. 아가일 와이너리(Argyle Winery) 미국에서 와인 생산지로 가장 유명한 곳은 서부의 캘리포니아이지만 캘리포니아와 경계를 접한 오레곤(Oregon) 역시 고품질 와인 생산지로 명성이 높습니다. 오레곤주에는 포도 재배에 알맞은 와인 생산지가 몇 군데 있으며, 가장 대표적인 생산지가 윌라멧 밸리(Willamette Valley)입니다. 오레곤 와인과 윌라멧 밸리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은 하단에 있는 링크를 참조하세요. 윌라멧 밸리에 있는 아가일 와이너리(Argyle Winery)는 1987년부터 피노 누아(Pinot noir)와 샤르도네(Chardonnay) 와인을 만들었고,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도 생산해 왔습니다. 윌라멧 밸리의 기후가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가 늦게까지 익는데 적합하..

[칠레] 전통보다는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스타일을 - Cono Sur Bicicleta Sauvignon Blanc 2012

1. 코노 수르(Cono Sur) 코노 수르는 '남쪽의 뿔'이라는 뜻입니다. 칠레와 아르헨티나가 남미 대륙에 있는 모습이 마치 뿔처럼 삼각형을 이루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죠. 코노 수르는 칠레 최대의 피노 누아(Pinot noir) 와인 생산자로 이름 높고, 피노 누아 와인의 생산량이 세계 3위 안에 들어갈 정도라고 합니다. 코노 수르는 최신 와인 양조법과 포도밭 관리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개발한 와이너리로도 유명합니다. 1998년에 전통적인 포도 재배법을 새로운 포도밭 관리 시스템으로 완전히 바꾸기로 했죠. 이 시스템은 콜차구아 밸리에 있는 300헥타르 규모의 '침바롱고' 포도원의 토양 품질을 자연스럽게 향상하면서, 해충 발생을 억제하고 질병과 잡초를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1999년에는 침바롱고 ..

[7인 7색] 파스타가 마구마구 당기는 - 피치니 키안티 클라시코 발리아노

동서양이 모두 즐기는 밀가루 음식이라면 국수를 사용한 면요리를 들 수 있을 겁니다. 그중 파스타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면요리이자 서양을 대표하는 면요리라고 할 수 있죠. 예전에는 이탈리아 면요리가 스파게티 밖에 없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이탈리아 요리에 대한 많은 정보가 들어오고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배워온 분들이 레스토랑을 열면서, 스파게티는 이탈리아 면요리인 파스타의 일부일 뿐이고 파스타의 세계는 엄청나게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형태에 따라 크게 국수처럼 생긴 롱 파스타, 마카로니처럼 짤막한 숏 파스타, 그외의 파스타. 소스 따라 토핑따라 알리오 올리오, 뽀모도로, 볼로네제, 봉골레, 까르보나라, 네로, 프루티 디 마레 등등… 정말 다양한 파스타가 있습니다. 파스타는 대부분..

[광고] 살롱 뒤 뱅 가라지 세일 / 8.24~8.30

보르도, 론, 부르고뉴 등 프랑스 전통 와인 생산지의 잘 알려지지 않은 퀄리티 와인들을 주로 취급하는 살롱 뒤 뱅_Salon du Vin에서 2013년 8월 24일부터 8월 30일까지 가라지 세일을 하고 있습니다. 품질은 훌륭하지만 절대 가격이 제법 만만치 않아서 평소에 손이 잘 가지 않았던 와인들을 싸게 판매하고 있으니 프랑스 와인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한 번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살롱 뒤 뱅의 와인들은 맛과 향에서 실망해 본 적이 없었답니다. 아래의 이미지는 살롱 뒤 뱅의 가라지 세일 안내 내용입니다. 그리고 세일 와인 리스트입니다. 그럼 와인과 함께 다가오는 가을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

[이탈리아] 재미있는 향을 지녔고 음식과 함께 하면 좋을 듯 싶은 - Umani Ronchi Jorio Blanc 2011

우마니 론끼(Umani Ronchi)가 이탈리아 중부의 마르께(Marche)에서 재배한 베르디끼오 비앙코(Verdicchio Bianco) 60%와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20%, 샤르도네(Chardonnay) 20%를 섞어서 만드는 요리오 블랑(Jorio Blanc) 2011은 IGT 등급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1. 우마니 론끼 요리오 블랑 2011 1957년 설립되어 '비앙키(Bianchi)'와 '베르네띠(Bernetti)' 두 가문이 공동 경영해 온 우마니 론끼(Umani Ronchi)는 56년의 역사를 가진 이탈리아의 유명 와이너리입니다. 초창기의 우마니 론끼는 농업 회사를 뜻하는 아지엔다 아그리꼴라(Azienda Agricola)였고, 이 당시엔 와인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설..

[아르헨티나] 풍부한 향과 가벼운 질감 - Catena Zapata Alamos Chardonnay 2011

1. 까떼나 자파타(Catena Zapata) 이탈리아 마르께(Marche)에서 와이너리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니콜라스 까떼나(Nicolas Catena)는 1898년 아르헨티나로 이주했고, 4년 뒤인 1902년에 멘도사(Mendoza) 지방에 까떼나 자파타(Catena Zapata)를 설립했습니다. 그의 와이너리는 곧 아르헨티나 최대의 와인 생산업체로 성장했죠. 1963년 창업자의 손자이자 현재의 소유주이며 할아버지와 이름이 같은 니꼴라스(Nicolas)가 일가의 사업을 물려받으면서 와인 생산 품목을 다양화하고 규모를 늘렸습니다. 그리하여 1970년대에 까떼나 자파타는 아르헨티나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규모가 큰 와인 생산업자 중 하나로 발전했습니다. 1982년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의 초..

[7인 7색] 생햄과 먹어봅시다 - 토레스 이베리코스 크리안자 뗌프라니요

생햄은 돼지 뒷다리를 통으로 잘라 천일염을 바른 다음 바람이 잘 통하는 응달에서 9~12개월간 발효시켜 만듭니다. 돼지 뒷다릿살은 정육점에 가면 600g에 2,000~3,000원에 구매할 수 있을 만큼 싸구려 부위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발효라는 마법을 사용해서 짭짤하면서 독특한 풍미를 지닌 최고의 돼지고기로 탈바꿈시켜 버렸죠. 대표적인 생햄으로는 스페인의 하몽(Jamon)을 들 수 있지만, 이탈리아의 프로슈토와 중국의 금화햄, 미국의 컨츄리햄 등도 유명합니다. 최근에는 농촌진흥청에서 연구 개발에 성공한 국산 생햄도 시장에 모습을 나타내고 있죠. ‘와인을 마시면 하몽이 당기고, 하몽을 먹으면 와인이 당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생햄은 와인과 궁합이 잘 맞습니다. 강화 와인인 쉐리도 잘 맞고, 멜론에 둘러..

[프랑스] 화려하고 풍부한 향, 그리고 시원하고 청량한 느낌 - Louis Max Pouilly Fuisse 2011

1. 뿌이-퓌세(Pouilly-Fuissé) 뿌이-퓌세는 프랑스 내륙에 있는 부르고뉴 지방의 마꼬네(Mâconnais) 지역의 와인 생산지입니다. 뿌이-퓌세에 속한 마을은 퓌세(Fuissé)와 솔뤼트레-뿌이(Solutré-Pouilly), 베르지송(Vergisson), 생트레(Chaintré)의 네 곳으로 오로지 샤르도네만 사용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죠. 뿌이-퓌세가 속한 지역은 예전에는 단순히 '뿌이(Pouilly)’라 불렸지만, 1936년 9월 11일 AOC 규정이 공표되면서 뿌이-퓌세, 뿌이-로셰(Pouilly-Loché), 뿌이-뱅젤(Pouilly-Vinzelles)의 세 지역으로 나뉘었습니다. 세 곳은 각각 독자적인 지역명칭을 가졌고, 와인 레이블에 표시되므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계단식 ..

[시음회] 제18회 테이스팅 세션 - 전통과 혁신의 공존 지대, 남부 프랑스의 와인들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랑그독-루씨옹에는 와인이 있다.” “노동자, 농민의 와인.” 이 글귀들은 모두 남부 프랑스 와인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남부 프랑스 와인의 정체성을 "품질이 떨어지는 저가의 대량 생산 와인"으로 규정짓는 말들이죠. 필록세라의 창궐과 세계 1, 2차 대전으로 인해 와인의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긴 기간 동안 랑그독을 비롯한 남부 프랑스 지방은 와인에 목마른 유럽인을 위한 와인 공장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 당시엔 와인 품질보다 오로지 생산량, 생산량, 생산량만 중요 했죠.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유럽 와인 산업이 정상화 되었을 때 대량 생산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 남부 프랑스는 싸구려 저질 와인을 만드는 지역으로 취급 받으면서 고급 와인 시장에서..

시음회&강좌 2013.08.16

[7인 7색] 양꼬치랑 먹고 싶어랑~ 산타 헬레나 그랑 레세르바 까르미네르

얼마 전 회사에서 일하다가 우연히 양꼬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토실토실 살이 오르고 중간중간 기름기가 박힌 양고기를 꼬치에 꿰어서 숯불에 돌려가며 은근하게 구운 후 쯔란(孜然, 커민)과 고춧가루, 소금, 깨를 혼합해 만든 양념에 찍어 먹으면, 캬~ 그 맛이 일품이죠. 여기에 청도 맥주나 저렴한 백간(白干)을 하나 마시면 환상의 마리아쥬를 보여줍니다. 그런데 맥주나 백간도 좋지만 저는 와인 애호가. 과연 양꼬치에 어울리는 와인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니 떠오르는 와인이 있습니다. 바로 칠레의 산타 헬레나에서 나오는 산타 헬레나 그랑 레세르바 까르메네르(Santa Helena Gran Reserva Carmenere)이죠. 이 와인은 블랙 체리 같은 검은 색 과일과 말린 과일 향이 나오며 볶은 헤이즐넛 같..

[프랑스] 나무와 바닐라 향이 강한 인상적인 화이트 와인 - Baron de Lestac Bordeaux Blanc 2011

1. 보르도 드라이 화이트 와인 보르도는 레드 와인 산지로 유명합니다. 가장 유명한 생산지인 메독(Médoc)과 오-메독(Haut-Médoc), 쌩-테밀리옹(Saint-Émilion) 지역 와인은 모두 레드 와인이며, 다른 생산지도 기본적으로 레드 와인을 주로 생산하죠. 물론 쏘테른(Sauternes)이나 바르삭(Barsac) 같은 곳은 화이트 와인 생산이 주류를 이루지만, 이곳의 화이트 와인은 달콤한 디저트용 와인이지 일반적인 드라이 와인이 아닙니다. 보르도의 수많은 와인 생산지 중 드라이 화이트 와인에 지역 명칭을 붙일 수 있는 곳은 엉트르 두 메르(Entre-Deux-Mers), 그라브(Graves), 페싹 레오냥(Pessac-Léognan) 세 곳뿐이며, 다른 곳의 드라이 화이트 와인은 모두 ‘B..

[시음회] 제 17회 테이스팅 세션 - 피노 누아 대결. 부르고뉴 vs 오레건.

피노 누아는 전 세계 수많은 와인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최고의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양조용 포도로 평가받는 매력적인 품종입니다. 와인으로 만들면 맑고 깨끗한 루비색에 체리와 딸기, 산딸기, 크랜베리, 레드 커런트 같은 붉은 과일 향과 제비꽃 같은 꽃향기, 오크 숙성을 통해 배인 나무와 향신료 향, 젖은 나뭇잎과 송로버섯, 야생 고기 같은 이질적인 향을 풍기는 이 매혹적인 포도는 많은 와인 양조자가 꼭 한 번 다뤄보고 싶어 하는 품종이기도 하죠. 원래 피노 누아는 프랑스 동부의 부르고뉴(Bourgogne) 공국과 주변 지방에서 주로 자랐지만, 유럽인이 전 세계에 진출하면서 함께 퍼져 나가 오늘날엔 많은 와인 생산국에서 재배합니다. 그러나 성질이 튼튼해서 날씨가 너무 서늘하지만 않으면 어디서나 잘 자라고 맛있..

시음회&강좌 2013.08.08

[7인 7색] 복잡하게 마시지 맙시다~! - 보가 스파클링

우리나라 사람에게 와인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낯선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와인 이름으로 마을 명칭이나 회사 이름, 포도 품종명 등이 사용되는데, 이게 우리나라 사람에겐 복잡하게 느껴지고 외우기 힘들기 때문이죠. 극단적인 예로 '샤토 피숑 롱그빌 꽁테스 드 라랑드(Chateau Pichon Longueville Comtesse de Lalande)'를 단번에 기억할 분이 몇이나 있겠습니까? 그런 면에서 보가 스파클링(VOGA Sparkling)은 "알아보고 기억하기 쉬운 와인"입니다. 다른 와인과 단번에 구별되는 대담 하고 세련된 병 디자인, 외우기 쉬운 이름과 단순한 레이블, 누구나 맛있다고 느낄 만한 맛과 향을 갖췄죠. 그래서 누구나 부담 없이 마시고 기억하기 쉬운 와인입니다. 복잡한 것은 딱! 질..

[7인 7색] 회 한 접시 놓고 밤 벚꽃을 바라보며 - 산 페드로 까스띠요 데 몰리나 레세르바 소비뇽 블랑

요즘 길을 가다 보면 "광어 두 마리 15,000원"이라고 써서 붙인 횟집이 눈에 띕니다. 결코 고급 횟집은 아니고 활어가 든 수조와 함께 실내외에 플라스틱 테이블이 깔린 서민적인 식당이죠. 이런 횟집의 특징은 생선회만 팔 뿐이지 끓인 음식이나 술을 팔지 않는 것입니다. 대신 바깥에서 컵라면을 사 와도 통과! 술을 사 와도 통과! 치킨을 사 와도 통과! 좌우지간 회 한 접시만 시키면 외부에서 음식과 술을 반입해도 아무 소리 안 합니다. 아예 "음식과 술을 사 와서 드셔도 됩니다."라고 친절히 적혀있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생선회와 화이트 와인을 함께 먹고 싶을 때 이런 식당을 종종 이용합니다. 친구와 함께 화이트 와인 두 병 들고 가서 길가에 놓인 테이블에 앉아 2만 원짜리 광어+방어+농어 회 모둠을 안주..

[7인 7색] 굴의 시간이 다 가기 전에 - 루이 막스 푸이 퓌세

'바다의 우유'라는 별칭이 있을 만큼 영양가가 높은 굴은 동서양 모두에서 맛있다고 인정하는 식자재입니다. 특유의 향과 물컹한 질감 때문에 싫어하는 분도 있지만, 날씨가 쌀쌀해지면 많은 식도락가가 바닷냄새 가득한 굴 한 접시 먹을 생각에 입맛을 다시죠. 다양한 형태로 굴을 조리해서 먹지만, 개인적으론 싱싱한 굴을 날로 먹는 것과 쪄 먹는 게 제일 맛있더군요. 다만 굴은 산란기 때 독성이 있어서 이 시기엔 먹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선 예로부터 보리가 패기 시작하면 굴을 먹지 않았고, 일본에선 벚꽃이 지면, 서양에선 알파벳 R자가 빠진 달이 되면 굴을 먹지 않는다고 하죠. 그러고 보니 지금이 4월 초순, 이제 20여 일이 지나면 굴을 피해야 할 때가 되는군요. 서양에선 굴과 와인을 함께 먹는 일이..

[시음회] 제 15회 테이스팅 세션 - 변방의 와인들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 생산지를 고르라면 구세계에서는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등을 선택할 수 있겠고, 신세계에서는 미국과 칠레, 아르헨티나, 호주, 뉴질랜드,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을 말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지구상에는 더 많은 와인 생산국이 있죠. 그 나라들은 우리나라 소비자에겐 아직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세계 와인 시장의 한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다소 낯선 맛과 향을 가졌을지언정 나름 개성을 갖춘 와인이 나오며 이 와인을 좋아하는 애호층도 거느리고 있죠. 2012년 11월 9일에 열린 제15회 테이스팅 세션의 주제는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오랫동안 와인을 생산해 온 나라의 와인과 와인 양조 역사는 짧아도 품질이 제법 훌륭한 와인을 생산하는 나라들의 와인을 테이스팅해..

시음회&강좌 2013.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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