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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사케? 나중에 천천히 마셔봐야 할 와인 - Cantine Giacomo Ascheri Montalupa Viognier DOC 2010

까브드맹 2020. 7. 14. 10:00

Cantine Giacomo Ascheri Montalupa Viognier DOC 2010

깐티네 자코모 아스체리(Cantine Giacomo Ascheri)의 몬탈루파 비오니에(Montalupa Viognier) 2010은 이탈리아 서북부의 피에몬테(Piemonte)주에 있는 랑게(Langhe) 지역에서 재배한 비오니에(Viognier) 포도로 만든 DOC 등급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자

깐티네 자코모 아스체리는 1880년에 피에몬테 라 모라(La Morra)에서 문을 연 와이너리입니다. 낙후했던 랑게 지역의 포도 재배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와이너리이죠. 당시엔 브라(Bra) 마을이 사보이(Savoy) 왕실 때문에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와인 시장이었던 토리노(Torino)와 밀접하게 연결되었기에 깐티네 자코모 아스체리는 셀러를 브라 마을로 옮겼고, 지금까지 그곳에서 와인을 만듭니다.

깐티네 자코모 아스체리는 원래 보유했던 라 모라의 포도밭에 세라룽가 달바(Serralunga d’Alba)와 베르두노(Verduno), 브라의 포도밭을 더해나갔고, 현재 피에몬테 전통 품종으로 9종의 와인을 생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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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 양조

랑게는 아스티(Asti)와 몽페라토(Monferato) 지역에 걸친 언덕 지대입니다. 네비올로(Nebbiolo)와 돌체토(Dolcetto), 프레이사(Freisa), 아르네이스(Arneis), 파보리타(Favorita), 샤르도네(Chardonnay) 등의 다양한 포도가 자라는 곳이죠. "Langhe DOC"는 이 포도들로 만드는 단일 품종 와인을 위한 지역 명칭으로 보통 레이블에 <랑게 + 품종명> 식으로 표시됩니다.

비오니에는 꽁드리유(Condrieu)를 비롯한 프랑스 북부 론(Northern Rhone) 일대에서 많이 재배하는 청포도입니다. 고품질 와인을 만들 수 있어서 한때 프랑스 여러 곳에서 키웠으나 재배하기 매우 까다로워 재배량이 극도로 감소했습니다. 1965년에는 단 8 에이커의 포도밭에서 1,900ℓ의 와인만 생산할 정도로 줄어들었죠.

그러다가 비오니에 와인의 인기와 가격이 올라가고 농업 기술이 발달하면서 재배지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북부 론의 비오니에 재배지는 8 에이커에서 740 에이커로 면적이 크게 늘어났고, 프랑스 외의 다른 국가에서도 비오니에 재배지가 점점 많아지고 있죠.

 

 

몬탈루파 비오니에 DOC 2010은 랑게의 몬탈루파 포도밭에서 수확한 비오니에 포도로 만들었습니다. 18℃의 온도로 조절되는 스테인리스 스틸 발효조에서 18일 동안 천천히 발효했고, 약 25%는 나무통에서 발효했죠. 마시기 좋은 온도는 12~14℃로 다른 화이트 와인보다 조금 높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Cantine Giacomo Ascheri Montalupa Viognier DOC 2010의 색

진한 황금색으로 푸릇푸릇한 풀 내음과 흰 꽃 향이 나옵니다. 생각보다 향이 다양하진 않은데, 시음 시점에 아직 덜 열려서 그런 것 같습니다. 좀 더 시간을 두고 천천히 마셔봐야겠군요. 며칠 전에 다른 병을 마셨을 땐 훨씬 다양한 향을 느꼈거든요. 나중에는 땅콩 같은 견과류 향이 올라오긴 합니다.

부드럽고 진한 맛으로 유질감(油質感)은 있으나 느끼하진 않습니다. 사케와 비슷한 느낌이 드네요. 부드러운 산미에 식물성 기름과 나무 풍미가 있고, 씁쓸한 맛과 흰 꽃 풍미가 이어집니다. 점차 고소한 풍미가 나오면서 멜론과 복숭아 풍미도 맛볼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니 사케와 비슷한 느낌이 드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여운의 풍미가 강한 것은 아니지만, 은근히 길게 이어집니다.

 

 

부드러운 산미에 허브와 흰 꽃 향 위주의 맛과 향이 좋습니다. 다만 강한 알코올이 조금 부담스럽군요. 그냥 마실 때보다 음식과 함께 할 때 맛이 살아날 와인입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닭고기와 치즈 샐러드, 부에야베스(Bouillabaisse)처럼 향신료를 넣은 생선 요리, 달(Dahl) 같은 인도식 콩 요리, 돼지고기, 닭고기, 스팀에 찐 흰살생선 요리, 조개 요리, 파히타(Fajitas) 같은 멕시코 요리, 소프트 치즈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7년 10월 19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