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음회&강좌

[시음회] '만원의 행복' 시음회 - 독일 슈패트부르군더(Spätburgunder) 와인 시음회

까브드맹 2010. 4. 14. 09:15

지난 2010년 3월 18일 잠실에 위치한 레벵(Les Vins) 와인샵에서 독일 와인 시음회가 있었습니다. 처음에 독일 와인 시음회에 참석하겠는가 하고 연락이 왔을 때는 독일의 QmP(Qualitatswein mit Pradikat, 등급이 있는 고급 와인) 등급의 리슬링(Riesling) 와인 시음회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도착해서 시음 준비 중인 와인을 보니 슈패트부르군더(Spätburgunder, 독일에서 재배되는 피노 누아) 와인들이더군요.

몇 년간 와인을 마셔오면서 독일 레드 와인은 딱 한 번 시음해 봤었고, 더구나 슈패트부르군더 와인은 한 번도 마셔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맛과 향의 세계를 기대하면서 시음회가 열리길 기다렸습니다. 7시 10분쯤 되어서 시음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에 시음되는 독일 와인들은 모두 한독 와인의 와인들이었는데, 한독 와인의 김학균 사장님이 직접 와인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시음할 독일 와인은 총 7종이었고, 여기에 프랑스 와인 1종을 비교 시음하게 되었습니다. 프랑스 와인은 당연히 부르고뉴 피노 누아 와인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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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이날 시음한 와인과 간단한 시음 소감입니다.

1. 드라이씨가커 슈페트부르군더(Dreissigacker Spätburgunder) 2005

Dreissigacker Spätburgunder 2005

산딸기와 체리의 향이 강하게 와닿았고 부르고뉴 와인보다 좀 더 덜 다듬어진 듯한 거친 맛이 살짝 느껴졌습니다. 품질에 비해 가격은 착한 편인데, 같은 가격의 부르고뉴 와인과 비교해 본다면 7:3 정도의 비교 우위가 있달까요?

2. 두인 라우페 굿트 알젠호프 피노 누아(Duijn Laufer Gut Alsenhof Pinot Noir) 2005

Duijn Laufer Gut Alsenhof Pinot Noir 2005

색깔이 맑고 투명하며 림쪽으로 노란색과 오렌지 빛 느낌이 나옵니다. 향은 과일향에 먼지향과 가죽향이 섞여 나옵니다.

드라이씨가커와 두인 라우페 굿트 알젠호프

왼쪽이 드라이씨가커, 오른쪽이 두인 라우페 굿트 알젠호프입니다. 드라이씨가커가 양이 적은데도 두인 라우페 굿트 알젠호프보다 더 진하게 보이는데, 조명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로도 더 색이 짙기 때문입니다.

 

 

3. 마르쿠스 몰리터 트라바허 슐로스베르그(Markus Molitor Trarbacher Schlossberg) 2004

Markus Molitor Trarbacher Schlossberg 2004

처음에 달착지근한 과일향이 우아하게 퍼지는 와인이었습니다. 향은 시간이 지나면서 좀 더 농후해지면서 더욱 우아하게 변하더군요.

시음 와인의 모습

네 번째 시음 와인은 디캔터에 담겨서 잔에 따라졌습니다. 앞쪽의 와인 중 왼쪽이 마르쿠스 몰리터 트라바허 쉴로스베르그, 오른쪽이 네 번째 와인입니다. 처음에는 어떤 와인인지 얘기를 안 해주고 트라바허 쉴로스베르그와 비교 시음하게 하더군요. 맛과 향을 비교해 봤을 때 어떤 쪽이 더 좋았는가? 하고 거수로 투표를 했는데, 약 20여 명의 참석자 중 15명 정도는 트라바허 쉴로스베르그쪽을 선택했고, 5명 정도는 네 번째 와인을 선택했습니다. 저는 네 번째.

 

 

네 번째 와인의 정체는 쥬브레-샹베르땅(Gevrey-Chambertin)이었습니다. 구체적인 도멘은 말해주지 않았는데, 말의 뉘앙스로 보아 트라바허 쉴로스베르그보다 더 고가의 와인인 듯싶더군요. 그런데 알지 못한 체로도 쥬브레-샹베르땅을 고른 걸로 보아 제 입맛은 부르고뉴 쪽이 더 맞는 듯싶습니다.

향은 가죽과 꼬리 한 느낌의 동물향. 아직 다 열리지 않아서 처음 시음 때는 맛과 향을 100% 보여주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달고 고소한 견과향이 점점 퍼져 나왔습니다.

4. 두인 야닌(Duijn Jannin) 2004

Duijn Jannin 2004

야닌은 와이너리 소유주의 딸이름이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이날 마신 와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와인이었습니다. 농후하며 강한 맛과 향에 벽돌색과 오렌지빛이 약간 섞인 아름다운 색... 마치 북유럽의 섹시하고 글래머러스한 미인이 연상되는 와인이더군요.

5. 두인(Duijn) SD

Duijn SD

처음엔 꼬리 한 동물향이 나오다 점차 꿀향이 나오고 마지막엔 상쾌한 박하향, 향신료 향 등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6. 드라이씨가커 베쉬트하이머 가이어스베르그(Dreissigacker Bechtheimer Geyersberg) 2005

Dreissigacker Bechtheimer Geyersberg 2005

이날 시음회에 참석하신 많은 분들이 이 와인의 향을 첫 손으로 꼽았지만, 개인적으로 제 코가 문제인지 특별한 향을 맡지는 못했습니다. 처음에 분향? 나중에는 아카시아꿀향으로 마무리되더군요.

7. 마르쿠스 몰리터 브라우네베르거 클로스터가르텐(Markus Molitor Brauneberger Klosstergarten) 2003

Markus Molitor Brauneberger Klosstergarten 2003

장기숙성용 와인으로 상당히 고급스럽고 균형 잡힌 맛이었고 탄탄한 질감을 가진 와인이었습니다. 지금도 좋았지만 앞으로 더 숙성시킨 후에 마셔도 기대가 될 듯한 맛이었습니다.

후반 3종의 와인

후반 3종의 와인입니다. 안쪽이 두인 SD, 앞쪽의 왼쪽이 드라이씨가커 베쉬트하이머 가이아스베르그, 오른쪽이 마르쿠스 몰리터 브라우네베르거 클로스터가르텐입니다. 색깔들이 미묘하게 다른 것을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안주용 소시지와 김밥

그리고 시음회의 충실한 조연자인 (빵과) 김밥, 소시지입니다.

후~ 이렇게 해서 총 7종의 독일 슈패트부르군더 와인 시음이 끝났습니다. 7종이나 되는 많은 와인, 넉넉한 양, 독일과 함께 프랑스 부르고뉴의 와인도 포함, 한독와인 김학균 사장님의 충실한 강의 등등이 어우러져 멋진 시음회가 되었습니다.

 

 

부르고뉴 와인 1종을 제외한 7종의 독일 슈패트부르군더 와인을 시음해 본 총평을 얘기해 보자면,

• 독일 슈패트부르군더 와인들은 프랑스 부르고뉴의 피노 누아 와인들과 뭔가 다른 나름의 맛과 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결코 프랑스 와인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

• 이름은 달라도 피노 누아인 것처럼 각각의 와인들이 지역별 떼루아를 반영하는 독특한 맛과 향을 갖추고 있다는 것.

• 그럼에도 공통적인 특징을 꼽으라고 한다면 후반부에 꿀향을 느낄 수 있는 와인이 많이 있었다는 것.

이었습니다. 각 와인별로 좀 더 자세한 시음 내용은 나중에 별도의 포스트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