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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섹시한 와인 - Finca Las Moras Malbec 2008

목차1. 와인과 이미지2. 와인 시음기 1. 와인과 이미지와인을 마시다 보면 첫 향을 맡거나 한 모금을 입에 머금었을 때 머릿속에 어떤 느낌이 떠오르는 일이 있습니다. 신의 물방울처럼 모든 와인이 머릿속에 어떤 정경이 그려지는 것은 아니지만, 몇몇 와인은 이미지가 떠오르는 일이 있죠. 저의 경우에는 샤토 가쟁(Chateau Gazin)을 마셨을 때 중세의 우거진 숲이 머릿속에 그려지더군요. 바롤로(Barolo)를 처음 마셨을 때는 겹겹이 자신을 감추고 쉽게 내보이지 않는 여인의 모습이 떠올랐고요. 비싸다고 해서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은 아니고, 저가의 와인이라고 아무런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때로는 뜻밖의 와인에서 생생한 이미지가 떠오르죠. 아르헨티나의 산 후안(San Juan)에서 수확한..

[칠레] 소주를 눌러라! - Manso de Velasco 1999

목차1. 미구엘 토레스 만소 데 벨라스코 19992. 와인 시음기 1. 미구엘 토레스 만소 데 벨라스코 1999칠레 와인에 대한 선입관이 있었습니다. 싸고 괜찮지만 아, 이거다 하면서 마음에 드는 것은 없다는 거죠. 가격 대비 효율은 높은데 맘에 들 만큼 좋은 와인은 없다는 말입니다. 물론 알마비바 같은 고급 와인은 빼고요. 그래서 아주 싼 와인이 아니라면 칠레 와인에는 손이 잘 안 갔습니다. 차라리 몇만 원 더 붙여서 호주나 이탈리아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제 와인 선택이었는데, 시음회 때 한 친구의 추천을 받아서 얼떨결에 칠레 와인 한 병을 샀습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소주를 누를 수 있는 와인이라나?집에다 고이 모셔두고 이제나저제나 딸 날만을 생각했는데, 어느 주말에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어서 시칠리..

과연 럭키세븐이란 말이 또 다시 증명될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우리가 종종 쓰는 럭키세븐이란 말의 어원에 대한 글입니다.1922년 10월, 미국 월드시리즈는 양대 리그의 뉴욕팀 즉 양키스와 자이언츠의 대결이었다. 「뉴욕 트리뷴」지의 스포츠 칼럼니스트였던 라이스는  제3번 승부 7회 초 자이언츠의 공격을 앞두고 중계방송에서 그렇게 말했던 것이다. 그것이 이란 말의 효시였다.[각주:1]  야구에는 행운의 7회라는 의미의 이란 말이 있다. 7회 쯤이면 곧잘 경쾌한 득점이 이루어진다. 그것을 이란 말로 꾸며 놓은 것은 이제껏 득점을 못하다가도 7회에 와서야 득점을 올렸으니 행운이 따랐다고 볼 수 밖에 없다는 논리인데 그런 논리는 일종의 게당켄 슈필(개념의 유희)에 불과하다. 7회에 득점이 잘 이루어진다는 얘기는 전혀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이다.어떤 스포츠 종목에서나 선수..

술을 부르는 시 6 - 代悲白頭翁_대비백두옹

代悲白頭翁      대비백두옹      백발을 슬퍼하는 노인을 대신하여- 劉希夷 유희이 -洛陽城東桃李花     낙양성동도리화     낙양성 동쪽 복숭아꽃 오얏꽃은飛來飛去落誰家     비래비거낙수가     날아오고 날아가서 누구 집에 떨어지나洛陽女兒惜顔色     낙양여아석안색     낙양의 아가씨는 얼굴빛을 아끼고行逢落花長歎息     행봉낙화장탄식     우두커니 지는 꽃에 길게 한숨 진다今年花落顔色改     금년화락안색개     올해도 꽃이 지면 얼굴빛이 변하리니明年花開復誰在     명년화개복수재     내년에 꽃 필 때에 누가 다시 있으리已見松柏최爲薪     이견송백최위신     소나무 잣나무가 장작 됨을 보았고更聞桑田變成海     경문상전변성해     뽕밭이 변하여 바다 됨을 들었네古人無復洛城東   ..

十五從軍征(십오종군정)

十五從軍征- 한대 악부(漢代 樂府) -十五從軍征     십오종군정     열 다섯 군인으로 전쟁에 나가八十始得歸     팔십시득귀     팔십이 되어서야 돌아올 수 있었네道逢鄕里人     도봉향리인     오는 길에 만난 고향 사람에게家中有阿誰     가중유아수     집에 누가 사는지 물어보았더니遠望是君家     원망시군가     저 멀리 보이는 것이 나의 집인데松栢家留留     송백가유유     소나무와 잣나무만 우거졌을 뿐이라네兎從拘頭入     토종구두입     산토끼 개구멍에 들락거리고稚種梁上飛     치종양상비     무심한 꿩은 들보 위를 날아가네中庭生旅穀     중정생여곡     안마당엔 잡곡이 멋대로 자라고井上生旅葵     정상생여규     우물가엔 아욱이 무성히 나 있네烹穀持作飯     ..

박쿠스(Bacchus)들

- 에우리피데스나 언제나 다시밤 새워 또 몽롱한 별들이 사라질 때까지끊임없이 춤출 수 있겠는가?내 목구멍에 이슬의 감촉을 느끼며시원한 바람에 머리카락 날리겠는가?우리의 하얀 다리들이어슴푸레한 들판에서 빛날 것인가?오, 사슴은 홀로 풀밭을 지나아름다움을 지니고 푸른 숲으로 달아났도다.갇힌 데서 뛰쳐나와 다시는 두려움 없이덫을 넘고 죽음의 사슬을 넘어,그러나 아직도 저 멀리 한 소리 울린다.공포의 소리 사냥개들의 서성거림.있는 힘을 다해 애써 달음질쳐자꾸만 나아가나, 아직도 강(江) 그리고 골짜기인간들이 밟지 않은 아늑한 곳을 향하여질풍처럼 달려감은 기쁨인가, 아니면 공포인가?그러나 마침내 다다른 곳엔고요하고 그늘진 숲 가운데산과 들의 작은 동물들이인간들의 눈에 뜨이지 않은 채 노닐고 있다.지혜가 어디 있는..

[프랑스] 소년 살해? - Chateau Mouton-Rothschild 2003

목차1. 샤토 무통 로칠드 20032. 와인 시음기 1. 샤토 무통 로칠드 2003신의 물방울 2권에는 와인 스노비즘에 빠진 카메라맨 츠키야마가 1855 보르도 와인 공식 1등급(Premier Grand Cru Classe) 와인인 샤토 무통-로칠드 2000년을 토미네 잇세의 의동생인 세라에게 마시게 하고 평을 물어보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때 세라는 다음과 같이 답하죠.'유아 살해'뒤이은 장면에선 '태아 살해'라고 평을 정정하는데, 저도 그것과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2009년 12월 31일에 샤토 무통-로칠드 2003년을 마실 기회가 있었습니다. 보르도 오-메독(Haut-Medoc) 지역의 뽀이약(Pauillac) 마을에 있는 샤토 무통-로칠드는 해마다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으로 레이블을 꾸미는..

원조대경(元朝對鏡) : 설날 아침에 거울을 보네

元朝對鏡   설날 아침에 거울을 보네- 연암 박지원忽然添得數莖鬚 어허, 수염발이 희끗거리네.全不可長六尺軀 키는 작년과 다름없는데,鏡裏容顔隨歲異 얼굴은 해마다 달라지는군.稚心猶自去年吾 그래도 설날은 어려만 지네.-------------한 해 한 해 지나서 나이는 먹어가지만 새해 첫날은 항상 두근거리고, 새로운 시작이라는 마음과 함께 남다른 느낌을 갖게 되죠.지나간 묵은 해의 안 좋은 일들일랑 잘 정리해 두고 새로운 한 해를 활기차게 맞이해야겠습니다.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App] Vins & Millesimes(Wine & Vintages)

목차1. Vins & Millesimes(Wine & Vintages)2. 메뉴와 기능 1. Vins & Millesimes(Wine & Vintages)와인과 관련된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중 무료지만 상당히 쓸모 있는 어플이 있습니다. 프랑스 와인과 관련된 "Vins & Millesimes(Wine & Vintages)"란 어플이지요.(여기를 누르면 아이튠즈로 이동합니다)이름을 보면 빈티지에만 관련된 어플인 것 같지만 빈티지 말고도 상당히 다양한 정보를 싣고 있답니다. 2. 메뉴와 기능어플을 내려받아서 설치가 끝난 후에 실행시키면 첫 화면이 1초 정도 떠오른 후 이 화면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아펠라시옹 별로 프랑스 와인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 화면입니다.순서에서 마고(Margaux)를 찾아서 터치하면 나오..

[프랑스] 평범하지만 제 값은 하는 화이트 와인 - Chateau Tudin Cuvee Prestige 1997

목차1. 보르도 화이트 와인2. 샤토 뚜댕 블랑 1. 보르도 화이트 와인국내에 알려진 프랑스 화이트 와인 중에선 부르고뉴의 샤블리(Chablis)가 가장 유명할 겁니다. 와인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샤블리라는 이름을 한 번쯤이라도 들어봤을 거고, 요즘은 TV 드라마에서도 와인을 시킬 때 이름이 종종 나오더군요. 아무 음식이나 가리지 않고 샤블리를 시키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요.그에 반해 보르도 화이트 와인은 1등급 5형제로 대변되는 레드 와인에 비해 명성과 인기가 높지 않습니다. 샤토 디캠(Chateau d'yquem)으로 대표되는 쏘테른의 스위트 와인을 제외하고는 일반인에게 이름이 알려진 것이 많지 않은 듯하고요. 하지만 고급 보르도 화이트 와인은 와인 애호가들에게 매우 인기가 많고,..

[도서] 오즈 클라크의 와인이야기

목차1. 책 소개2. 15가지 와인 스타일 1. 책 소개영국의 연극배우이면서 역대 최연소 영국 와인 감식가, 영국 와인 품평단을 지휘하며, 와인 마스터 마이클 브로드벤트(John Michael Broadbent)가 '영국 최고의 와인 품평가'라고 극찬한 바 있는 오즈 클라크의 책으로 원제목은 "OZ Clarke's Introducing Wine"입니다. 네 살의 나이에 어머니가 만든 자두 와인 한 병을 다 마시면서 천재적인 와인 인생을 펼치기 시작한 분이죠.우리나라의 국문학의 대가 양주동 선생님도 일곱 살 때던가 동동주 한독을 다 마시면서 그 천재적인 인생을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천재가 되려면 어릴 때부터 술을 끼고 살아야 하는 건 기본 옵션인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어..

[정보] 죽기 전에 마셔봐야 할 100대 와인 - 디켄터誌 발췌

목차1. The top ten2. Bordeaux3. Burgundy4. Alsace5. Champagne6. Loire7. Rhone8. Regional France9. Italy 10. Germany11. Australia12. North America13. Spain14. Hungary15. Austria16. New Zealand17. Port/Fortified 디켄터誌에 2010년 8월 9일에 실렸던 죽기 전에 마셔봐야 할 100대 와인입니다. 1. The top tenPenfolds, Bin 60A Coonawarra Cabernet Sauvignon Kalimna Shiraz 1962La Tache, Domaine de la Romanee-Conti 1978Hermitage, Cuvee Ca..

[App] The Great Wines of Bordeaux

목차1. 와인 앱2. The Great Wines of Bordeaux의 기능 1. 와인 앱10만여개에 이르는 수많은 어플을 자랑하는 아이폰 앱스토어. 없을 것 같은데 뒤져보면 별별 이상한 것이 다 튀어나오는 이곳에 와인에 관련된 어플도 당연히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 "무료!"면서 기본적인 정보지만 꼭 있어야할 정보를 담고 있는 어플이 있으니 이름하여The Great Wines of Bordeaux(누르면 아이튠즈 앱스토어로 이동합니다)라는 어플이 그것입니다. 1855년에 제정된 보르도 메독 지역의 그랑크뤼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담고 있는 어플이지요.1855년 그랑크뤼들은 와인매니아들 사이에선 꼭 알아두어야할 중요한 정보지만 이걸 다 외우고 다닐 수도 없고, 자료를 출력해서 가지고 다니기도 거추장스럽기도..

[수다] 윈도우 XP 바탕화면의 비밀

목차1. 실제하는 윈도우 바탕 화면2. 소노마 카운티 1. 실제하는 윈도우 바탕 화면어제 웹서핑 중에 한 블로그에서 '윈도우 XP의 바탕화면의 10년 후'라는 제목의 글을 읽었습니다. 헐, 거기에는 놀라운 이야기가 적혀있더군요. 우리가 윈도우 XP를 설치하게 되면 기본으로 나오는 바탕화면... 이름하여 Bliss(더 없는 기쁨)이라는 바탕화면이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만든 인공화면이 아니라, 실제하는 풍경을 찍은 것이라는 겁니다.위치는 캘리포니아의 소노마 카운티의 한 와이너리이며 바탕화면의 모습은 포도 농장의 휴지기에 찍은 것이라고 합니다. 아래의 사진은 포도 수확을 마친 가을의 황량한 풍경이고요. 2. 소노마 카운티소노마 카운티는 캘리포니아에서 샌프란시스코의 북쪽에 위치한 지역입니다.나파가 미국의 보르도라..

[민속주] 민속주 부활의 신호탄 - 1988년 지정 팔대 민속주

목차1. 면천 두견주2. 지리산 국화주3. 안동 소주4. 한산 소곡주5. 김천 과하주6. 전주 이강주7. 경주 교동 법주8. 서울 문배주 1988년에 서울에서 올림픽이 열리게 되자 정부에서는 국내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그 당시까지 푸대접 받으며 밀주_密酒의 형태로 이어져오던 민속주 중 8개를 선정하여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어서 1995년에는 판매만 하지 않는다면 집에서 술을 만들어 마실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되었지요. 아래는 88년 당시 제정되었던 8대 민속주들입니다. 1. 면천 두견주진달래 꽃잎을 섞어 담는 향기 나는 술로 진달래꽃을 '두견화(杜鵑花)'라고도 하므로 두견주라고 한답니다. 두견주에는 고려의 개국공신인 복지겸(卜智謙)에 얽힌 전설이 있는데요, 그가 병이 들어..

전통주 2009.12.15

[프랑스] 또 다른 보졸레 크뤼? - HobNob Pinot Noir 2007

목차1. 지역에 따른 피노 누아 와인2. 와인 시음기 1. 지역에 따른 피노 누아 와인개인적으로 피노 누아 와인은 '부르고뉴 피노 누아'와 '다른 지역의 피노 누아'로 구분합니다. 부르고뉴 피노 누아가 맑고 깨끗하며 투명한 적색, 이른바 '버건디 레드(Burgundy Red)'를 보여주며, 멋진 산미에 라즈베리와 크랜베리 향으로 대표되는 과일 향부터 가죽 냄새로 대표되는 동물 향까지 아우르는 굉장히 다양하고 복합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다른 지역의 부르고뉴 와인은 상대적으로 단순한 맛과 향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의 오레곤 피노 누아나 호주, 뉴질랜드의 피노 누아가 향이나 맛에 있어서 상당한 품질을 보여주고, 가격 대비 상당한 만족감을 안겨주지만, 여전히 부르고뉴 피노 누아는 이들 지역과 남다른..

[프랑스] 프랑스 보르도 와인 그대로 - Kressmann Bordeaux Grand Reserve 2006

목차1. 크레스만2. 와인 시음기 1. 크레스만제가 잘 마시지는 않아도 주저 없이 추천하는 와인이 있습니다. 프랑스 보르도에서 매출 규모 2~3위를 차지하는 네고시앙 C.V.B.G 사의 대표 브랜드 와인 중 하나인 크레스만(Kressmann)입니다. 잘 마시지 않는 이유는 크레스만이 너무나도 전형적인 보르도 와인의 맛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보르도면 보르도, 메독이면 메독, 마고면 마고. 딱 그 지역의 특징을 보여주는 맛과 향이 납니다. 그래서 다소 개성적이고 독특한 맛과 향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선택해서 후회는 안 해도 은근히 손은 가지 않는 와인이죠. 반면에 프랑스 보르도 와인을 찾는 사람에게는 주저 없이 추천합니다. '바로 이런 맛과 향이 프랑스 보르도 와인 스타일이다'라고 느끼게 해 줄 수 있기 때..

불나비 - 구도(求道)하는 검객

목차1. 1970년대-1980년대 초반의 한국 만화계2. 김민 화백의 만화3. 김민 화백의 불나비 1. 1970년대-1980년대 초반의 한국 만화계1970년대에서 1980년대 초반에 이르기까지의 기간 동안은 한국 만화에 있어 수많은 작가들이 명멸했던 시기라고 봅니다. 만화라는 장르의 세계를 이해 못 하는 사람들의 만화에 대한 탄압은 언제나 있어왔던 것이기 때문에 이 시기의 만화 탄압에 대해서는 특별히 얘기할 필요도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작가들이 자신만의 개성 있는 그림체를 갖고 독자들 앞에 다가선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 시기가 지나고 1980년대 후반에 이르면 이현세라는 걸출한 만화가의 등장으로 인해, 만화가들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현세와 비슷한 그림체로 자신의 화풍을 바꾸게 되고, 이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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