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안 국내 와인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칠레 와인을 대신해서 아르헨티나 와인의 성장세가 눈부시다고 합니다. 지난 한 해 칠레 와인의 성장률은 국내 와인 시장의 평균에도 못 미쳤지만, 아르헨티나 와인은 수입액 기준으로 전년 대비 29%나 성장했다는군요. 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은 때 이 정도의 성장률이라면 놀랍다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사실 아르헨티나 와인은 여러모로 장점이 많고 매력적입니다. 아르헨티나 말벡 와인은 과일 향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탄닌이 부드러운 것이 많아서 우리나라 사람이 마시기 좋습니다. 또한 불고기나 갈비 같은 한식 고기 요리와 궁합이 잘 맞아서 국내 와인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면이 있죠.
샤르도네로 만든 화이트 와인도 오크 숙성이 잘되어서 깊은 맛과 향을 보여줍니다. 국내 소비자에게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아르헨티나 특산 포도인 토론테스(Torrontes)로 만든 화이트 와인 역시 아로마가 풍부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타입입니다. 그밖에 까베르네 소비뇽이나 메를로 같은 국제 품종으로 만든 와인도 꽤 우수한 품질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아르헨티나 와인은 맛과 향이 좋지만, 무엇보다 최고의 장점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다"는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비슷한 품질의 다른 나라 와인보다 아르헨티나 와인은 30~50%가량 더 저렴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최고급 와인은 아직 프랑스 같은 다른 와인 선진국을 못 따라갈지도 모르지만, 일상적인 데일리 와인을 구매할 때에는 다른 어느 나라 와인보다 이점이 많다고 봅니다.
아래의 와인들은 제가 마셔봤던 아르헨티나 와인 중에서 괜찮은 맛과 향을 가진 것들입니다. 한 번쯤 시음해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