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위성 지역 와인이라고 얕보면 안될 - Château Tour Bayard 2019

까브드맹 2024. 6. 4. 09:25

Château Tour Bayard 2019

샤토 뚜르 바이야르 2019는 프랑스 보르도(Bordeaux)의 라이트 뱅크(Right bank)에 있는 몽따뉴-생-테밀리옹(Montagne-Saint-Émilion)에서 재배한 메를로(Merlot)와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포도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지

생-테밀리옹 AOC와 위성 지역의 위치
(생-테밀리옹 AOC와 위성 지역의 위치. 이미지 출처 : http://www.saint-emilion-tourisme.com/bdd_images/edito_min_img_1477563256.jpg)

보르도 우안에서 흐르는 바르반 강(Barbanne River)은 라벨에 "Saint-Émilion"이라는 표시가 붙는 와인들의 품질 기준이 되는 지리적 요소입니다. 강 남쪽에 생-테밀리옹 AOC가 있고, 북쪽에 몽따뉴-생-테밀리옹과 생-조르쥬-생-테밀리옹(Saint-Geores-Saint-Emilion), 뤼싹-생-테밀리옹(Lussac-Saint-Emilion), 퓌즈갱-생-테밀리옹(Puiseguin-Saint-Emilion)의 4개 위성마을이 있기 때문이죠. 한때 생-테밀리옹 AOC보다 와인 품질이 떨어진다고 여겨졌던 이 지역들은 1936년에 AOC로 지정되면서 마을 이름 뒤에 "Saint Émilion"을 붙이는 것이 허용되었습니다. 몽따뉴-생-테밀리옹은 생-테밀리옹(Saint-Émilion)의 4개 위성 마을 중 가장 크며, 일부에선 위성 마을 중 가장 와인 품질이 좋다고 평가합니다.

몽따뉴-생-테밀리옹의 포도 재배 면적은 2005년 기준으로 1,570헥타르이며, 주로 생-테밀리옹의 북동쪽과 바르반 강 오른쪽 강둑에 포도밭이 있습니다. 레드 와인만 생산하며 2005년의 와인 생산량은 7,413,000ℓ이었습니다. 가장 많이 재배하는 포도는 메를로이지만, AOC 규정상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까베르네 프랑, (Côt = Malbec)도 함께 와인 양조에 쓸 수 있습니다. 카르미네르(Carmenère) 포도 역시 허용되지만, 지역에선 재배하지 않기에 사용되는 일은 없습니다. 몽따뉴-생-테밀리옹은 프랑스 최고의 포도 재배 연구 대학 중 하나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2. 와인 생산자와 와인 양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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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부터 줄리앙 리차드(Julien Richard) 가족이 운영해 온 샤토 뚜르 바이야르는 약 11헥타르의 부지 위에 세워져 있습니다. 점토와 석회암 이회토(limestone marl)가 깔리고, 남쪽을 향해 원형 극장 같은 형태를 이룬 샤토 뚜르 바이야르의 포도밭은 현재 몽따뉴-생-테밀리옹 최고의 포도밭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주요 품종은 메를로로 약 80%를 차지하며, 다른 포도로는 까베르네 프랑과 말벡을 재배합니다.

포도나무의 평균 수령(樹齡)은 약 40년이며, 살충제와 기타 화학적인 방법을 쓰지 않고 유기농법을 사용합니다. 2018년부터 샤토 뚜르 바이야르가 관리하는 세 개의 포도밭은 모두 "높은 환경 가치" 레벨 III 인증을 받았습니다. 최고 수준의 인증으로 수많은 환경 매개 변수에 대한 관리를 보장하죠.

와인은 수확한 포도의 줄기를 100% 제거하고 으깬 다음 온도가 조절되는 탱크에 넣고 발효하여 만듭니다. 포도밭의 각 구획별로 수확한 포도를 따로따로 양조하죠. 발효가 끝난 와인은 시멘트 탱크에서 60%, 새 오크통에서 20%, 두 번째로 사용하는 중고 오크통에서 20%를 숙성합니다. 숙성 기간은 12개월입니다.

완성된 와인은 유연하고 풀바디하며, 숙성도가 뛰어나고 까베르네 프랑의 세련된 향이 특징입니다. 2019 빈티지의 품종 비율은 메를로 80%, 까베르네 프랑 20%입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2019년은 전 세계적으로 역사상 가장 따뜻한 해였습니다. 2019년 초반의 겨울은 온화했고, 비는 거의 내리지 않았으며, 서리도 3일만 내렸습니다. 봄 날씨는 온화했고 기온은 거의 정상에 가까웠죠. 4월 말과 6월 5일부터 6월 18일 사이에 많은 비가 내렸지만, 포도원은 일 년 내내 매우 좋은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기온은 예년보다 따뜻한 상태를 유지했고, 수확까지 강수량이 거의 없어서 포도가 집중적으로 익었습니다. 이 해의 와인은 "풍부한 과일, 농도, 풍부한 탄닌"(Decanter)과 함께 "조화와 균형, 신선함"(James Suckling)을 가졌다고 평가받습니다.

진한 자주색으로 몇 년 더 숙성해야 최적의 때를 맞이할 듯합니다. 블랙커런트와 서양 자두, 블루베리처럼 검붉은 과일의 달콤한 향에 프룬(plune) 같은 마른 과일의 향이 풍성합니다. 시원한 삼나무에 살짝 박하 향이 섞여 나오고, 카카오와 견과류 같은 고소한 향과 감초의 달콤한 향도 풍깁니다.

처음엔 부드럽다가 탄닌의 떫은맛이 점점 두드러집니다. 풀 바디 와인으로 충실하게 잘 짜인 구조가 제법 크게 느껴집니다.

드라이하면서 검은 과일의 산미가 넉넉합니다. 처음엔 과일 풍미가 주로 느껴지지만, 점차 나무 풍미가 두드러지네요. 탄닌의 떫은맛은 나중에 살짝 쌉싸름한 맛으로 바뀝니다. 충실하고 풍만하면서 검은 과일과 나무 맛이 서로 호각을 이루며, 중간에서 박하 같은 허브와 가죽 등의 풍미가 양쪽을 이어줍니다. 풍부한 추출물과 높은 알코올 도수는 와인에 탄탄한 힘을 줍니다. 슬슬 카카오 풍미와 견과류 풍미가 올라오고, 40분 정도 지나면 탄닌이 풀어지면서 더욱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마신 후엔 블랙커런트와 프룬 같은 검은 과일에 이어서 나무 느낌이 길게 남습니다.

넉넉한 산미와 14.5%의 알코올이 균형을 이룹니다. 시간이 더 필요한 탄탄한 탄닌은 아직 떫지만, 균형을 해치진 않습니다. 5~7년 정도 지나면 훨씬 맛있고 균형 잡힌 맛을 보여줄 겁니다. 복합성이 조금 아쉽지만, 향과 맛이 뚜렷하면서 품종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맛있는 와인입니다.

마시기 좋은 온도는 15~17℃입니다. 숙성 잠재력은 5~10년인데, 보관 환경이 좋으면 조금 더 오래 숙성할 수 있을 겁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양갈비와 소고기 구이 같은 육류 요리입니다. 그외에 미트 소스를 얹은 파스타와 육류나 버섯을 얹은 피자도 좋으며, 오리 요리도 잘 맞습니다. 치즈는 오래 숙성하여 색이 노랗고 단단한 꽁테 같은 치즈가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몇 년 후에 마신다면 평가는 더 좋아질 겁니다. 2024년 3월 24일 시음했습니다.

<참고 자료>

1. 영문 위키피디아 몽타뉴-생-테밀리옹 항목

2. 빈투스닷컴 샤토 뚜르 바이야르 항목

3.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