릿지 빈야즈(Ridge Vineyards)의 릿지 에스테이트 샤르도네(Ridge Estate Chardonnay) 2009는 몬테 벨로(Monte Bello) 포도밭에서 재배한 샤르도네 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입니다.
1. 릿지 빈야즈
릿지 빈야즈는 샌프란시스코만과 태평양 사이에 있는 산타크루즈 산맥(Santa Cruz Mountains)의 해발 800m에 자리 잡은 와이너리입니다. 1885년 샌프란시스코 이탈리아 이민 공동체의 저명인사인 닥터 오세아 페론(Dr. Osea Perrone)이 몬테 벨로 릿지(Monte Bello Ridge) 꼭대기 근처에 있는 약 73헥타르의 토지를 구매하면서 와이너리의 역사가 시작되었죠.
오세아 페론은 산비탈에 계단식으로 포도원을 조성하고 포도를 심었습니다. 오세아 페론이 천연 석회석으로 건설한 몬테 벨로 와이너리(Monte Bello Winery)에선 1892년에 첫 빈티지를 생산했죠. 당시에 지어진 산 중턱의 독특한 3층 셀러는 현재 페론 농장(Perrone Ranch)이라고 부르는 "상부 포도원"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1940년대에 신학자인 윌리엄 쇼트(William Short)가 페론의 사유지 바로 아래에 버려진 와인 양조장과 포도원을 구매했습니다. 그는 1940년대 후반에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을 여러 구획에 다시 심었죠. 이곳이 현재 "중간 포도원"으로 부르는 토레 농장(Torre Ranch)이며, 새로운 소유주인 데이브 베니온(Dave Bennion)과 휴 크레인(Hew Crane), 찰리 로센(Charlie Rosen), 하워드 지들러(Howard Ziedler)는 이곳의 포도로 에스테이트(Estate) 등급의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을 만들었습니다.
스탠퍼드 연구소의 엔지니어였던 네 사람이 만든 몬테 벨로 카베르네(Monte Bello Cabernet)는 당시 캘리포니아 최고의 와인 중 하나였습니다. 1960년과 61년에 같은 포도나무에서 생산된 뛰어난 품질과 독특한 특성의 와인 덕분에 네 사람은 1962 빈티지에 맞춰 와이너리를 부흥시킬 수 있었죠. 특히 데이브 베니온은 스탠퍼드 연구소를 떠나서 와인 양조 업무를 전업으로 하게 됩니다.
1969년 릿지 빈야즈는 칠레와 프랑스의 샤토 라투르(Château Latour)에서 체계적으로 양조를 배운 폴 드래퍼(Paul Draper)가 와인메이커로 합류하면서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스탠퍼드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칠레 해안 지역에 와이너리를 설립하기도 했던 폴은 양조학자가 아니라 실용적인 와인 제조자였습니다. 폴은 릿지 빈야즈에서 개척된 "hands off”라는 방식을 와인과 전통 양조법에 관한 자신의 지식으로 보완했죠.
폴은 오래된 페론 와이너리를 복원했고, 최상급 포도밭을 임대하거나 구매해서 고품질 와인을 생산했습니다. 그의 지도 아래 릿지 빈야즈는 와인의 일관된 품질과 국제적인 명성을 확립했고, 지난 30년간 최고의 캘리포니아 와인을 선보이는 부티크 와이너리로 성장했습니다.
1976년 릿지 빈야즈의 몬테 벨로(Monte Bello) 1971 빈티지가 훗날 "파리의 심판"이라고 불리게 되는 파리 와인 시음회에 출품되었습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 와인이 프랑스의 보르도(Bordeaux)와 부르고뉴(Bourgogne) 와인과 경쟁을 펼친 이 시음회에서 몬테 벨로 1971은 10종의 레드 와인 중 5위, 캘리포니아 레드 와인 중 2위를 차지하여 좋은 평가를 받았죠.
이후에 같은 와인들로 여러 차례 열린 시음회에서도 몬테벨로 1971은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1978년에 샌프란시스코 열린 시음회에서는 3위, 1986년에 프랑스 요리 연구소(French Culinary Institute)에서는 2위, 같은 해의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 시음회에선 3위를 했죠.
이렇게 높은 평가를 받던 몬테 벨로 1971은 마침내 2006년 5월에 프랑스 파리와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 두 곳에서 동시에 열린 '파리의 심판 30주년 기념 시음회'에서 당당히 1위를 하며 캘리포니아 와인의 우수성과 릿지 빈야즈 와인의 뛰어난 품질을 전 세계에 널리 알렸습니다.
릿지 빈야즈에선 까베르네 소비뇽과 진판델(Zinfandel)이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시라(Syrah), 그르나슈(Grenache), 까리냥(Carignane/Carignan), 쁘티 시라(Petite Sirah)의 재배 비율은 낮죠. 레드 와인으로 유명한 릿지 빈야즈이지만, 1962년부터 제한된 양의 샤르도네 와인도 생산해 왔습니다.
릿지 빈야즈는 기술보다 자연과 전통에 의존합니다. 그들의 산업화 이전 접근 방식은 간단합니다. 강렬하고 풍미 가득한 포도를 찾고, 필요한 경우에만 생산 과정에 개입하죠. 과일의 특성과 풍부한 맛을 와인에 집어넣는 것이 그들의 양조 철학입니다.
2. 산타크루즈 마운틴스 AVA
산타크루즈 마운틴스 AVA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산타크루즈 산맥을 중심으로 산타클라라(Santa Clara)와 산타크루즈(Santa Cruz), 산마테오(San Mateo)의 3개 카운티에 걸친 미국 포도 재배 지역(American Viticultural Area)입니다.
이곳은 1838년부터 "산타크루즈 산맥"으로 기록되어 왔습니다. 1867년 초에 정부가 이 지역을 처음 측량하고 구획을 나눴을 때 이곳의 포도밭이 주목받았고, 와인을 다루는 수많은 책과 기사에서도 "산타크루즈 산맥"을 특정 포도 재배 지역으로 언급했죠.
1982년 1월 4일 미 재무부의 <알코올, 담배와 총기국(Bureau of Alcohol, Tobacco and Firearms (ATF)>은 산타크루즈 산맥 일대의 와인 생산지를 AVA로 지정했습니다. 산타크루즈 마운틴스 AVA는 산악 지형으로 정의된 최초의 AVA 중 하나입니다.
산악 지형과 태평양, 샌프란시스코만은 산타크루즈 마운틴스 AVA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며, 토지의 고도와 경사진 산비탈에 자리잡은 포도원의 위치, 안개, 햇빛의 노출 정도, 토양 유형과 침식 등등의 요소는 이곳에 무수한 미기후를 만들어냅니다.
이른 아침 주로 해안을 따라 퍼지는 안개는 샌프란시스코만을 향한 동쪽 경사면에선 해발 240m까지, 태평양을 향한 서쪽 경사면에선 해발 120m까지 올라옵니다. 또한 산맥의 능선을 따라 해발 910m 높이까지 퍼지죠. 안개는 공기 중의 질소를 포도나무에 자연스럽게 공급해 주기 때문에 포도 재배에 큰 이점으로 작용합니다. 또한 캘리포니아의 건조하고 더운 날씨 때문에 부족해지기 쉬운 수분을 보충해 주는 역할도 하죠.
산타크루즈 마운틴스 AVA의 몇몇 와이너리는 미국에서 오래된 와이너리 중 하나입니다. 1976년 파리의 심판의 주역 와인이었던 데이비드 브루스 와이너리(David Bruce Winery)의 샤르도네 와인과 릿지 빈야드 몬테벨로가 이곳에서 탄생했습니다.
3. 릿지 빈야즈의 와인 양조
영국의 저명한 와인 평론가인 젠시스 로빈슨(Jancis Robinson)은 오늘날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90% 이상은 "산업적인" 와인이라고 말했습니다. 릿지 빈야즈에서는 "산업화 이전의(Pre-Industrial)" 와인을 추구합니다. 릿지 빈야즈에서 말하는 "산업화 이전의" 와인이란 미국에서 금주법이 시행된 1919년 이전의 전통적인 기술로 만드는 와인을 뜻합니다.
릿지 빈야즈에서는 점점 더 산업화하는 현대 와인은 산업화 이전의 와인보다 숙성과 발전 잠재력, 복합성 등이 부족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산업화 이전의 19세기 양조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현대 장비를 최소한으로 적용하여 와인을 생산하고 있죠.
릿지 에스테이트 샤르도네 역시 그러한 양조 철학으로 만듭니다. 몬테 벨로 포도밭에서 재배한 샤르도네 포도를 손으로 수확한 후 포도송이를 통째로 압착해서 머스트(must, 포도 주스)를 뽑습니다. 머스트를 오크통에 넣고 천연 효모로 발효하며, 젖산발효도 저절로 이뤄지도록 하죠. 오크 숙성 시간은 15개월이며 새 오크 비율은 15%입니다. 새 오크 중 80%는 미국산이고, 20%는 프랑스산입니다. 중고 오크통은 1~4년 정도 된 것을 고루 사용합니다.
4. 릿지 에스테이트 샤르도네 2009의 맛과 향
연한 금색입니다. 흰 채소와 흰 꽃 같은 식물성 향과 미네랄 향이 먼저 올라오고, 노란 사과에 약간의 모과 향이 나옵니다. 아몬드 같은 고소한 견과류 향이 퍼지고, 버터와 스카치 캔디 같은 부드럽고 달콤한 향이 이어지네요.
잘 짜인 구조가 자연스럽지만 빈틈없습니다. 고급 오일 같은 순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일품입니다.
드라이하면서 노란 과일의 살짝 단 풍미가 나옵니다. 씁쓸한 풀잎과 부드러운 견과 풍미가 있고, 약간 짭짤한 맛도 납니다. 다양한 풍미, 특히 견과류와 버터 느낌이 좋군요. 강인하고 복합적인 풍미들이 입에서 계속 강하게 느껴지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마신 후에 길게 이어지는 여운의 느낌이 좋습니다. 꽃과 과일, 견과류 풍미가 남습니다.
잘 익은 부드러운 산도가 풍부합니다. 14.5%의 강렬한 알코올은 화끈하지만 거슬리지 않습니다. 두 요소의 균형도 좋습니다.
생산자가 추천하는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 랍스터구이, 염장 대구 부야베스(Bouillabaisse)
•염장 대구 퓨레(Purée)를 올린 빵
•마늘 토스트를 곁들인 샤르도네 홍합찜
•스파이시한 호박 플랫브레드를 곁들인 게 퐁듀
•브리(brie) 치즈와 허브를 채운 대추야자 열매
•던저니스 게((Dungeness Crab) 수플레
•랍스터 마카로니 앤 치즈
•갈은 곡물과 새우 요리
•크렘프레쉬(Crème Fraiche)와 딜(dill), 사과를 곁들인 훈제 송어 무스
입니다. 이 요리에 대한 레시피는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세요.
Food Pairings - Ridge Vineyards
Wait! In order to qualify for user related discounts, you must log in before proceeding with checkout. Click the button below to log in and receive these benefits, or close the window to continue. Log In
www.ridgewine.com
개인적으로는 닭고기와 소고기 샐러드, 새우와 생선 술 찜, 생선전과 굴전, 농어와 연어 스테이크, 훈제 연어, 메로 같은 기름진 생선구이도 이 와인에 어울리는 음식으로 추천합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3년 6월 21일 시음했습니다.
<참고 자료>
1. 릿지 빈야즈 홈페이지
2. 영문 위키피디아 산타크루즈 마운틴스 AVA 항목
3.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