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입안 가득 미네랄의 느낌 - Domaine d'Arfeuille l'Originelle Blanc 2009

까브드맹 2023. 2. 11. 09:15

도멘 다르퓨이 로리지넬 블랑 2009

도멘 다르퓨이(Domaine d’Arfeuille)의 로리지넬 블랑(l'Originelle Blanc) 2009는 특이하게도 스페인 북부에서 많이 재배하는 마까베오(Macabeo) 100%로 만든 화이트 와인입니다. 뱅 드 뻬이(Vin de Pays) 등급으로 AOC 와인보다 좀 더 자유로운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1. 도멘 다르퓨이

도멘 다르퓨이는 양조용 포도를 기르기에 알맞은 환경 덕분에 와인 메이커에겐 “약속의 땅”으로 평가받는 랑그독-루씨용(Languedoc-Roussillon) 지역의 대표적인 유기농 와인 생산자입니다.

도멘의 포도밭 면적은 약 7.5 헥타르로 매우 작고, 남부 프랑스에서 주로 재배하는 까리냥(Carignan)과 그르나슈(Grenache), 쉬라(Syrah) 같은 포도를 기릅니다. 와인업계에서는 도멘 다르퓨이가 만드는 와인의 놀랍도록 깊은 맛에 주목하며, 특히 100년이 넘는 고목에서 수확한 마까베오 포도로 만드는 화이트 와인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섬세함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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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까베오

마까베오는 화이트 와인과 스파클링 와인인 까바(Cava)의 양조에 사용하는 청포도입니다. 마까베오는 마카뷰(Macabeu)라 부르기도 하며, 프랑스에서는 비우라(Viura)라고 합니다. 스페인 북부의 뻬네데스(Penedès)와 리오하(Rioja)에서 많이 재배하고 프랑스의 랑그독-루시용에서도 기릅니다.

마까베오는 꽃과 묵직한 꿀 향이 나오며 자몽 풍미도 있습니다. 블렌딩 와인에 사용하면 와인에 무게감을 주죠. 두드러진 산미 덕분에 샤렐로(Xarello)나 빠레야다(Parellada) 포도와 함께 까바 생산에 사용하지만, 단일 품종 와인으로 양조되는 일이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랑그독-루시용에서는 주정 강화 와인인 뱅 투 나뚜렐(Vins Doux Naturel)을 만드는데 마까베오를 쓰기도 합니다. 마까베오가 아주 덥고 건조한 기후에도 잘 자라기 때문입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중간 농도의 레몬색입니다. 사과와 서양배 같은 과일과 허브 향을 풍기고, 미네랄 느낌을 주는 돌 냄새도 있습니다.

구조는 탄탄하고 강하며 짜임새 있습니다. 마치 돌처럼 뻑뻑하군요.

달지 않고 짠맛이 납니다. 기름진 것을 넘어서 진득한 정도입니다. 식물성 풍미가 강하고 미네랄과 나무, 허브 등등 여러 가지 맛이 섞여 나옵니다. 아쉽게도 과일 풍미는 약합니다. 미네랄 기운이 매우 강해서 마치 돌로 입안을 건드리는 듯합니다. 마신 후에 입에 남는 여운은 매우 길게 이어지지만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드라이하고 짠맛에 산미가 가려집니다. 강한 알코올 기운으로 인해 균형도 약간 미흡하군요. 단단하고 둔하며 닫혀있는 느낌입니다. 구조와 향, 기운을 보면 잘 만든 와인이지만 맛에선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적은 양을 짧은 시간에 시음했기 때문에 좀 더 보관했다가 시간을 두고 천천히 마신다면 평가가 달라질 수 있을 겁니다.

날 생선과 채소보다 돼지고기나 닭고기와 잘 맞습니다. 해산물이라면 크림과 버터로 조리한 농어와 연어, 조개 요리가 적당합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23년 2월 15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