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스캇 말보로 소비뇽 블랑(Allan Scott Marlborough Sauvignon Blanc) 2018은 뉴질랜드 남섬의 말보로(Marlborough)에 있는 와이라우 밸리(Wairau Valley)에서 재배한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입니다.
1.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 와인
뉴질랜드산 소비뇽 블랑 와인은 세계 와인 시장에 신성(新星)처럼 등장했습니다. 원래 뉴질랜드는 양조용 포도를 재배하기 좋은 곳이 아니었습니다. 비가 너무 많이 오고 땅도 비옥해서 포도나무가 잘 자라기만 할 뿐 포도에는 당분과 양분이 농축되지 못했죠. 포도 품질이 안 좋으니 와인도 신통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1960년대까지 뉴질랜드의 양조용 포도밭 면적은 400헥타르도 안 되었죠.
그러나 리처드 스마트(Richard Smart) 박사가 뉴질랜드 정부의 지원으로 잎 그늘 관리(Canopy Management) 기술을 도입하면서 뛰어난 국제 품종들을 곳곳에서 재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오랜 낙농업으로 다져진 뉴질랜드의 발효기술이 결합하면서 뉴질랜드는 세계 유수의 와인 생산지와 어깨를 겨룰 수 있게 되었죠.
특히 말보로의 소비뇽 블랑 와인은 프랑스 루아르 밸리의 소비뇽 블랑 와인과 함께 가장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말보로산 소비뇽 블랑 와인은 깊고 농축된 과일 향과 깎은 잔디, 엘더 플라워(Elder Flower), 구스베리(Goose Berry), 미네랄, 아스파라거스 향이 함께 있어서 전 세계 소비뇽 블랑 와인 생산자들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첫손 꼽힙니다. 그래서 어떤 비평가는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 와인이 "세계를 정복했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2. 앨런 스캇 소비뇽 블랑
앨런 스캇은 1973년에 말보로가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와인 생산지로 떠오를 때 참여했던 개척자 중 한 명입니다. 지난 40년간 말보로에서 와인을 양조했기에 말보로의 떼루아를 잘 알며 와인 양조 경험도 아주 풍부하죠. 말보로에 아직 부티크 와이너리가 없었던 1990년대에 앨런 스캇은 클라우디 베이(Cloudy Bay) 옆에 가족 경영 부티크 와이너리를 설립한 다음 자신의 열정과 경험이 담긴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앨런 스캇의 와인은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었고, 현재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죠.
앨런 스캇 소비뇽 블랑은 와이라우강 중류에 있는 물 빠짐이 좋고 돌이 많은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듭니다. 2018 빈티지에 사용한 포도는 겨우내 가뭄과 고온에 시달렸습니다. 1월에는 큰비가 왔고 4월에는 남쪽에서 폭풍이 불고 눈이 오기까지 했죠. 다행히 앨런 스캇이 포도밭을 잘 관리한 덕분에 포도는 병에 걸리지 않고 충분한 당도를 지닌 채 잘 여물었습니다.
서늘한 한밤중에 기계로 빠르게 수확한 다음 즉시 포도즙을 짰습니다. 향을 잃지 않도록 차갑게 한 포도즙에 특별히 선택된 효모를 넣고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한 후 병에 담았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다소 연한 레몬 그린 색입니다. 레몬과 푸른 사과 향이 나오고 구즈베리 향도 적당히 풍깁니다. 이어서 톡 쏘는 풀과 파프리카, 미네랄, 파인애플 등의 향이 퍼집니다.
탄탄하고 매끄러우네요. 구조는 잘 짜였고 무겁지 않으며 상쾌합니다. 푸른 사과처럼 새콤하고 약간 단맛이 풍성하며 기분 좋은 쓴맛도 나옵니다. 시트러스 과일과 푸른 사과 풍미가 주로 나오지만, 피망과 풀, 미네랄 풍미도 있습니다. 약간 기름진데, 샤도네이 와인과 느낌이 다릅니다. 꽤 우아하고 섬세한 와인으로 적당한 힘과 다양한 풍미를 가졌습니다. 제법 긴 여운에선 푸른 사과 풍미가 많이 남고 구즈베리 느낌도 조금 있습니다.
부드러운 느낌과 풍성하고 맛있는 산미, 13%의 알코올이 균형을 이루고, 과일과 식물, 미네랄 등 여러 가지 풍미가 입맛을 돋웁니다.
각종 샐러드, 작은 게 튀김과 깐쇼새우 같은 갑각류 요리, 향신료를 많이 쓴 닭튀김 요리, 향신료를 많이 사용한 중국식 해물 요리, 기타 해물 요리 등과 잘 맞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9년 12월 6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