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다데 도 호심(Herdade do Rocim)의 마리아나 브랑코(Mariana Branco) 2017은 포르투갈 남부의 알렌떼주(Alentejo) 지역에서 재배한 안따옹 바즈(Antão Vaz)와 아린뚜(Arinto), 알바링뉴(Alvarinho) 포도로 만든 비뉴 헤지오날(Vinho Regional) 등급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자
요 몇 년 사이에 포르투갈이 적극적으로 자국의 와인을 홍보하고 있지만, 아직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포르투갈 와인은 낯섭니다. 당장 포르투갈 하면 떠오르는 와인은 강화 와인인 포트(Port) 정도일 겁니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서 포르투갈 와인의 품질은 놀라우리만치 좋아졌습니다.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에서는 43%의 포르투갈 와인에 90점 이상의 점수를 줬고, 영국의 저명한 와인 평론가 젠시스 로빈슨(Jancis Robinson)은 포르투갈 와인을 세계 최고의 와인으로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250종 이상의 토착 품종으로 만드는 포르투갈 와인은 레드 와인은 물론이고 화이트 와인도 매력적입니다. 청포도와 서양배, 구아바, 바나나 같은 과일 향과 맛을 가진 포르투갈 화이트 와인은 튀기거나 구운 해산물 요리와 아주 잘 맞죠. 특히 중국 요리와 어울립니다.
이번에 좋은 포르투갈 화이트 와인을 시음했습니다. 가격도 비싸지 않고 맛은 가격보다 훨씬 좋은 가성비 좋은 데일리 화이트 와인이죠. 생산자는 설립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나날이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 에르다데 도 호심(Herdade do Rocim)입니다.
2. 와인 양조
에르다데 도 호심에서 만든 마리아나 와인은 레드와 로제, 화이트, 이렇게 세 종류로 생산합니다. 이중 화이트 와인은 알렌떼주의 비디게이라(Vidigueira)에서 재배한 포르투갈 토착 청포도 3종으로 만듭니다. 이곳은 전형적인 지중해성 기후지대로 아주 온화하며, 미기후는 포도가 최고의 상태로 무르익도록 해주죠.
화강암(granite)과 편암(schist)으로 이뤄진 척박한 땅은 포도가 자랄 때 생태적으로 잠재력을 갖도록 해줘 뛰어난 와인을 생산할 수 있게 해줍니다.
12㎏ 용량의 작은 통을 사용해서 조심스럽게 포도를 딴 후 작은 스테인리스 스틸 통에서 21일 동안 16℃의 온도에서 발효했습니다. 발효가 끝난 다음 스테인리스 스틸 통에서 5개월 동안 숙성했고, 병에 담아서 다시 2개월간 숙성해서 와인을 안정시켰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진한 레몬색입니다. 개암 같은 견과류와 노란 꽃 향이 나오고, 곧 노란 사과와 머스캣(Muscat)포도의 달콤한 향이 흘러나옵니다. 아주 살짝 모과 향도 있고, 레몬과 덜 익은 파인애플 향도 풍깁니다. 점차 열대 과일인 구아바(Guava)와 고소한 식물성 기름이 올라오면서 향이 진해집니다.
상쾌하면서 맛있는 유질감(油質感)이 돕니다. 구조도 허술하지 않고 훌륭하네요. 살짝 단맛이 돌면서 노란 과일의 신맛이 가득합니다. 모과와 파인애플, 아주 잘 익은 노란 사과 풍미가 가득하고, 미네랄 풍미도 나옵니다. 상쾌하면서 제법 진하고, 힘도 괜찮은 맛있는 화이트 와인입니다. 여운은 꽤 길며 열대 과일과 노란 꽃 느낌이 이어집니다.
시원하면서 진한 산미와 12.5%이면서 힘이 좋은 알코올이 멋진 균형을 이룹니다. 노란 열대 과일이 떠오르는 맛과 향도 훌륭합니다.
닭고기 샐러드, 오렌지나 레몬 소스를 사용한 가금류 요리, 어묵과 생선튀김, 생선까스, 농어와 연어 스테이크, 크림소스 쓴 조개 요리, 멘보샤, 유린기, 향신료를 사용한 중국 해산물 요리, 흰살생선구이, 익힌 갑각류 등등 다양한 음식과 잘 맞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9년 12월 17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