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칠레] 깨끗하고 부드러운 맛, 이름 그대로 그림 물감 같은 와인 - Vinedos Folatre Pigmento Reserve Cabernet Sauvignon 2010

까브드맹 2012. 9. 18. 06:00

비네도스 폴라트레 피그멘토 리저브 까베르네 소비뇽 2010

※ 이 포스트는 지난 9월 13일에 삼이홀딩스주식회사의 초대로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칠레 와이너리 시음상담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것입니다.

1. 비네도스 폴라트레(Vinedos Folatre)

1988년에 돈 에르몬 폴라트레(Don Hermon Folatre)는 고국인 프랑스에서 칠레 마울레(Maule) 지방의 피차만(Pichaman) 마을로 이주했습니다. 그는 자기가 마실 와인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폴라트레 와인의 시작이 되었죠.

오늘날 비네도스 폴라트레는 꾸리코 밸리(Curico Valley)와 꼴차구아 밸리(Colchagua Valley) 일대의 산과 강과 협곡 사이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태평양과 함께 지역의 미묘한 미세기후(Micro-Climate)와 토양으로 인한 지리적 다양성이 폴라트레 와인의 맛과 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이렇게 태양과 흙의 축복을 받은 자연환경 속에서 비네도스 폴라트레는 맛있고 매력적이며 향이 풍부한 와인을 만들어 세계 각국으로 수출합니다.

반응형

 

비네도스 폴라트레의 포도밭은 세 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첫 번째 지역은 꼴차구아 밸리로 따뜻한 지중해성 기후가 포도 성장에 필요한 습기를 제공해 주며, 여름과 겨울의 일교차가 매우 뚜렷합니다. 여기에서는 레드 와인 양조에 필요한 포도를 재배합니다. 두 번째 지역은 꾸리코 밸리로 풍부한 일조량과 쌀쌀한 밤날씨가 포도에 우아하고 상큼한 산미와 생생하고 신선한 향이 깃들도록 해줍니다. 이곳도 지중해성 기후 제대로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화이트 와인용 포도의 성장에 좋은 영향을 줍니다. 마지막 지역은 리오 끌라로 밸리(Rio Claro Valley)로 아름다운 폭포들이 있는 곳입니다. 기후가 따뜻하고 겨우내 내리는 비 덕분에 습기가 충분해서 포도 재배에 적당하죠. 이곳의 포도 산업은 지난 20년 동안 양적으로 질적으로 많은 성장을 해왔습니다.

 

 

비네도스 폴라트레의 피그멘토 리저브 까베르네 소비뇽(Pigmento Reserve Cabernet Sauvignon) 2010은 쿠리코 밸리(Curico Valley)에서 재배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과 메를로(Merlot), 까르메네르(Carmenere) 포도를 각각 75%, 20%, 5%씩 섞어서 만들었습니다. 까베르네 소비뇽의 비율이 75%인데도 레이블에 품종 이름을 단독으로 쓸 수 있는 것은 칠레의 와인법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신세계 와인의 품종 표시에 관한 규정은 하단의 글을 참조하세요.

이름에 들어간 피그멘토는 스페인어로 "그림물감"이라는 뜻입니다. 레이블 모습과 와인 맛도 이름과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4월에 포도를 손으로 정성 들여 수확한 다음 색소와 탄닌이 충분히 빠져나오도록 오랫동안 침용 과정을 거치면서 알코올 발효해서 만들었습니다. 그 후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숙성한 후 출시했죠.

 

 

2. 와인의 맛과 향

중간 농도의 예쁜 루비색입니다. 주로 자두 향이 나며 체리와 블랙커런트 향도 살짝 퍼집니다. 오크와 식물성 향도 올라오고 향신료 향도 조금 섞여 있습니다.

첫맛은 꽤 부드럽고 깨끗하지만, 중반부터 탄닌의 떫은맛이 나타납니다. 구조는 균형 잡혔으나 넉넉하고 풍부한 느낌은 아니군요. 가벼운 무게로 인해 젊은 느낌이 나는 와인입니다. 달지 않고 드라이합니다. 산도는 높으나 양은 넉넉지 않네요. 그러나 전체적으로 잘 어울리는 정도는 됩니다. 적당한 양의 탄닌이 맛의 긴장감을 높여줍니다. 체리와 자두 같은 검붉은 과일과 풋풋한 식물성 풍미가 적절히 섞여있는 맛이 나며 허브 풍미도 약간 있군요. 다소 단순해서 복합성은 떨어지지만, 깨끗한 맛과 향 덕분에 편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여운은 가늘지만 길게 이어집니다. 처음에 느꼈던 탄닌의 떫은맛은 시간이 약간 지난 후에 부드러워지는데, 이때 마무리되는 느낌이 괜찮습니다.

 

 

와인의 알코올, 탄닌, 산도가 가볍고 경쾌하게 어울리며 균형을 이룹니다. 청소년 같은 와인으로 원숙한 맛은 기대하기 어려우나 즐겁고 행복한 인상을 남겨줍니다.

소고기 안심처럼 부드럽고 섬세한 부위, 누룽지 해물탕처럼 탄수화물이 넉넉하게 들어간 순하고 따스한 음식, 백숙이나 삼계탕처럼 국물 있는 닭고기 요리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2년 9월 13일 시음했습니다.

 

[규정] 신세계 와인의 품종 표시에 관하여

미국과 칠레, 호주 같은 신세계 와인의 레이블을 보면 Cabernet Sauvignon, Merlot, Chardonnay 등의 포도 품종 이름이 적힌 걸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포도 품종이 쓰여 있는 와인은 대부분 레이블에 적힌

aligalsa.tistory.com

※ 쿠팡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