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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20개월 동안 더 좋아진 맛과 향 - Brothers in Arms Formby's Run Langhorne Creek Shiraz 2013

까브드맹 2019. 9. 9. 14:00

Brothers in Arms Formby's Run Langhorne Creek Shiraz 2013

브라더스 인 암스(Brothers in Arms) 와이너리의 폼비스 런 랭혼 크릭 쉬라즈(Formby's Run Langhorne Creek Shiraz) 2013은 호주의 플레리유 페닌슐라 지구(Fleurieu Peninsular Zone)에 있는 랭혼 크릭(Langhorne Creek)에서 재배한 쉬라즈(Shiraz) 포도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자

1882년 윌리엄 폼비(William Formby)가 남호주 랭혼 크릭(Langhone Creek)의 메탈라 빈야드(Matala Vineyard)를 구매했고, 1891년부터 아들인 아서 폼비(Arthur Formby)가 포도나무를 심고 와인을 만들면서 브라더스 인 암스 와이너리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심은 포도나무는 지금도 잘 자라며, 매년 포도송이가 열립니다. 이 오래된 포도나무들을 키우는 포도밭 면적은 85헥타르로 쉬라즈와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포도밭이 각각 40헥타르, 말벡(Malbec)과 쁘띠 베르도(Petit Verdot) 포도밭이 각각 2.5헥타르이죠. 브라더스 인 암스에서는 이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와이너리의 대표 와인인 브라더스 인 암스 까베르네 소비뇽과 브라더스 인 암스 쉬라즈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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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더스 인 암스 와이너리에서는 대표 와인인 브라더스 인 암스 외에도 셈퍼 피델리스(Semper Fidelis), 사이드 바이 사이드(Side by Side), 아비터(Arbiter) 등등의 뛰어난 와인들을 생산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잘 알려진 제품으로는 킬리빙빙(Killibinbin)이 있죠.

호주 최고의 평론가인 제임스 할리데이(James Halliday)는 수년간 브라더스 인 암스 와이너리에 최고 평점인 별 5개를 줬습니다.

2. 와인 양조

랭혼 크릭의 쉬라즈 포도로 만든 폼비스 런 랭혼 크릭 쉬라즈 2013은 알코올 발효 후 중고 오크통에서 숙성했으며, 이후 병에서 추가 숙성했습니다.

2013 빈티지는 2017 코리아 소믈리에 어워즈(Korea Sommelier Awards)에서 은상을 수상하고 최고의 테이블 와인(Best Table Wine)으로 뽑혔으며, 2016 코리아 와인 챌린지(Korea Wine Challenge)에서는 금상을 수상했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저는 이 와인을 두 차례에 걸쳐 시음했습니다. 1차 시음은 2017년 10월 13일이었고, 2차 시음은 2019년 8월 31일이었죠. 약 20개월 동안 와인의 향과 풍미는 전체적인 느낌은 비슷했으나 꽤 발전했습니다.

Brothers in Arms Formby's Run Langhorne Creek Shiraz 2013의 색

아주 진한 루비색입니다. 2017년에 시음했을 땐 처음에 서양 자두 향이 풍성하게 나오다 차츰 체리 향이 나타났습니다. 풋풋한 풀과 타임 같은 허브 향이 올라왔고, 블랙커런트와 검은 산딸기 같은 과일 향도 살짝 느껴졌습니다. 나중엔 산딸기 향이 주로 나왔고, 타르 향도 퍼졌습니다. 2019년엔 서양 자두와 블랙베리, 블랙커런트 같은 과일 향이 전보다 빨리 올라왔고, 고소한 나무 향도 함께 나타났습니다. 나중엔 블랙 체리 향을 많이 풍겼습니다.

2017년엔 풍성한 탄닌이 마실 땐 부드러운 듯해도 넘어가면서 떫고 쓴 느낌을 남겨줬습니다. 아직 억세고 강했습니다. 2019년에는 좀 더 부드러워졌습니다. 그래도 아직 태운 나무의 맛이 진하고 강했습니다.

2017년에는 산미가 풍성했고, 진한 탄닌이 입안이 아릴 만큼 자극을 줬습니다. 쓴맛도 나왔습니다. 블랙베리와 서양 자두 같은 과일 풍미도 있었으나 생나무와 그을린 나무 풍미가 더 강했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 탄닌이 풀어지면 부드러워지면서 훨씬 나은 맛을 보여줬습니다. 향에선 산딸기 같은 붉은 과일 향이 주로 나왔지만, 맛에선 검붉은 과일과 생나무, 태운 나무 같은 억센 맛이 강했습니다.

 

 

2019년에는 아린 느낌은 거의 사라졌고, 쓴맛도 훨씬 좋아졌습니다. 고소한 나무 풍미도 있었지만, 부드러운 맛은 아니었습니다. 처음엔 드라이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과일의 단맛이 슬슬 올라왔습니다.

2017년에는 입안이 얼얼한 느낌이 길게 이어졌지만, 14.5%나 되는 알코올의 자극이지 풍미는 아니었습니다. 2019년에도 알코올 기운은 여전히 강했지만, 아릴 정도는 아닙니다. 마신 후 입에 남는 풍미는 좀 더 길어졌고, 검은 과일과 그을린 나무의 느낌이 남습니다.

2017년에는 강한 산미와 힘차게 퍼지는 향이 좋았지만, 탄닌이 너무 강했고, 알코올도 너무 세게 느껴졌습니다. 균형이 좀 안 맞아도 몇 년 후에는 좋을 것 같았죠. 확실히 2019년에는 탄닌이 더 부드러워졌고, 알코올의 힘도 줄어들어서 균형이 훨씬 좋아졌습니다.

색이 진한 과일과 그을린 나무 향이 진하고, 풍성하면서 기운 세고 둥근 탄닌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만족할 만한 와인입니다. 가격과 비교해서 품질이 훌륭하며, 앞으로 몇 년간 더 좋아질 겁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양고기와 소고기 바비큐처럼 직화로 구운 고기 요리, 곱창과 내장 요리, 향신료를 많이 사용한 육류 요리, 채소 구이, 숙성 치즈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