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스피네타(La Spinetta)의 랑게 비앙코(Langhe Bianco) 2014는 이탈리아 북서부의 피에몬테(Piemonte)주에 있는 랑게(Langhe) DOC에서 재배한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자
와인 애호가들이 이탈리아 와인을 이야기할 때 안젤로 가야(Angelo Gaja)와 함께 자주 언급하는 라 스피네타는 피에몬테와 토스카나(Toscana)의 포도밭에서 뛰어난 와인을 생산합니다. 생산하는 와인마다 품질이 뛰어나서 이탈리아의 유명한 와인 평가 연감인 감베로 로쏘(Gambero Rosso)에서 최고 점수인 와인잔 3개(뜨레 비키에리)를 많이 받았습니다.
감베로 로쏘에서는 와인잔 3개를 받은 와인이 10개를 넘으면 해당 와이너리에 별을 주고, 다시 10개를 받을 때마다 추가로 별을 줍니다. 가장 많이 받은 곳은 안젤로 가야로 지금까지 별 4개를 받았습니다. 뒤를 이어 라 스피네타가 별 3개를 받았고, 라 스피네타를 제외하면 별 3개를 받은 이탈리아 와이너리는 아직 없습니다. 최근 스피네타 와인이 와인잔 3개를 받는 일이 더 늘고 있어서 전문가들은 라 스피네타가 머지않아 안젤로 가야에 필적하는 와이너리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2. 와인 양조
피에몬테에서는 샤르도네(Chardonnay)로 만든 맛있는 와인이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소비뇽 블랑으로 만든 맛있는 와인은 찾아보기 힘들죠.
랑게 비앙코는 소비뇽 블랑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입니다. 소비뇽 블랑이지만 오크 숙성을 별로 하지 않는 뉴질랜드 스타일이 아닌 오크 숙성으로 견과류 풍미가 함께 나오는 보르도 스타일이죠. 다만 지나친 오크 사용으로 소비뇽 블랑 포도 본연의 맛과 향이 눌리지 않도록 2,000ℓ 크기의 대형 프랑스산 오크통을 사용했습니다. 숙성 기간은 12개월입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조금 연한 금색입니다. 사과와 연한 레몬, 부드럽고 고소한 견과류 향이 나오고 싱그러운 허브 향도 약간 있습니다. 시간 지나면 톡 쏘는 풀과 매콤하고 향긋한 새순, 구즈베리 같은 녹색 과일 향을 서서히 풍기며 소비뇽 블랑의 모습을 드러냅니다.
미디엄 바디의 와인으로 부드럽고 진합니다. 그러나 같은 품종으로 만드는 일반적인 보르도 블랑 만큼 진하거나 무겁진 않습니다. 구조는 매끄럽고 잘 짜였습니다.
독특한 맛입니다. 풋풋한 식물 느낌이 살짝 스치다가 아몬드와 신선한 버터, 노란 사과 등의 풍미가 나옵니다. 섬세하고 우아하며, 힘은 적당합니다. 나중에 퍼져 나오는 향긋한 흰 꽃과 과즙, 향신료 등의 풍미도 뛰어납니다. 여운은 길고 견과류와 잘 익은 노란 사과 느낌이 남습니다. 버터 맛도 살짝 이어집니다.
은은하지만 부족하지 않은 산미와 13.5%의 알코올이 균형과 조화를 이룹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피어오르는 여러 향과 풍미가 훌륭하네요.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닭고기와 오리고기, 생선찜 같은 굽거나 익힌 생선 요리, 향신료를 많이 사용한 음식, 다양한 전채 요리, 치즈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9년 8월 8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