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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이름에 얽힌 슬픈 전설과 아름다운 맛 - Thistledown Bachelor's Block Shiraz 2016

까브드맹 2018. 5. 25. 07:00

시슬다운 배철러스 블록 쉬라즈 2016

시슬다운 와인 컴퍼니(Thistledown Wine Company)의 배철러스 블록 쉬라즈(Bachelor's Block Shira) 2016은 남호주의 바로싸 존(Barossa Zone)에 있는 바로싸 밸리(Barossa Valley)의 에베네저(Ebenezer) 지역에서 재배한 쉬라즈(Shiraz) 포도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1. 와인생산자

시슬다운 와인 컴퍼니(Thistledown Wine Company)는 와인 앤 스피리츠(Wine & Spirits)지가 2016년에 선정한 전 세계의 "주목해야 할 와이너리(Wineries to watch)" 12개 중에서 호주 와이너리로는 유일하게 선정될 만큼 뛰어난 와인을 생산합니다. 남호주 최고의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를 바탕으로 소량의 와인을 고품질 생산 방식으로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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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존경받는 와인 메이커인 피터 레스크(Peter Leske)와 두 명의 마스터 오브 와인(Master of Wine)인 자일스 쿠크(Giles Cooke), 퍼걸 타이낸(Fergal Tynan)은 뉴 월드와 올드 월드의 경험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원래 시슬다운 컴퍼니는 와인 메이커인 피터 레스케가 혼자 와인을 만들고 판매하던 와이너리였습니다. 피터 레스크는 와인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찬 뛰어난 와인 생산자였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와인은 와인 시장에서 별로 알려지지 못했습니다. 한 차례 파산하고 경매에 나온 와이너리를 은행 대출을 받아 다시 인수해서 경영했으나 여전히 어려웠답니다. 하지만 그의 와인을 발견하고 찾아온 두 사람의 마스터 오브 와인이 와이너리 경영에 합류하면서 시슬다운 와인은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고, 높은 평가를 받게 된 거죠.

시슬다운에서는 최상의 밭에서 얻은 자연 그대로의 포도를 바탕으로 독특하고 균형 좋은 와인을 생산합니다. 최고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 유쾌하고 즐겁게 일하고, 되도록 최소량의 포도만 수확하며, 자연과 포도밭에 대한 존경심을 잃지 않으면서 만드는 시슬다운의 와인에선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호주 와인의 새로운 모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배철러(Bachelor). 미혼 남자라는 뜻입니다. 호주의 와인 생산자들은 와인 이름으로 엉뚱한 단어를 사용하는 일이 많습니다. 기르는 개 이름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고 "깡패(The Ruffian)"나 "매춘부(The Floozie)", "주의할 인물(The Loose Cannon)"이라는 이름을 쓰기도 하죠. 그래도 "미혼 남자의 구역(Bachelor's Block)"이란 이름은 좀 생뚱맞은 부분이 있습니다.

사실 이 와인에는 슬픈 전설(?)이 전해져 온다고 합니다. 레이블의 그림에 나온 남자는 와인을 만든 와인 메이커이고 옆에 서 있는 나무의 가지와 잎이 그리는 사람의 모습은 와인 메이커의 약혼녀라고 하네요. 하지만 결혼을 약속한 그녀는 어느 날 갑자기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했고 그녀를 잊지 못하는 와인 메이커는 결혼하지 않고 매년 엄선한 포도로 1200병의 와인을 만들면서 그녀를 기린다고 합니다.

 

 

2. 와인 양조

배철러스 블록 쉬라즈 2016년은 신선한 과일 향을 극대화하려고 예년보다 빠르게 포도를 수확했습니다. 전체 포도의 35%는 포도송이까지 발효해서 탄닌을 강화했고, 발효 후에는 300ℓ 들이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18개월간 숙성했습니다. 아래는 수입사의 자료 내용입니다.

"매끄러운 탄닌과 풍부한 과즙, 완벽한 쉬라즈. 흑연, 감초, 향신료, 블랙베리 향이 복합적이면서 맛있게 살아난다. 입안의 질감은 스포키한 블랙베리 맛이 촘촘하게 느껴진다. 매끄럽고 잘 다듬어진 탄닌과 입안 가득 과즙이 에너지 넘치는 피니쉬로 이어진다."

•2015 빈티지 The Wine Front 93+점

3. 와인의 맛과 향

시슬다운 배철러스 블록 쉬라즈 2016

진한 퍼플색으로 그을린 나무 향과 서양 자두, 블랙베리 같은 검은 과일 향이 주로 나옵니다.

진하고 부드러우며 구조감은 강하게 잘 짜였습니다. 강한 산미와 새콤한 검은 과일 풍미가 나타나고 탄닌은 부드럽고 진합니다. 진한 서양자두 풍미에 블랙커런트와 블랙베리 풍미가 함께 나타납니다. 비로드처럼 우아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멋지네요. 여운은 길게 이어지며 잘 익은 서양 자두와 블랙베리 풍미가 입안에 남습니다.

우아하고 진한 산미와 부드러운 탄닌, 14.5%로 높지만 거슬리지 않는 알코올의 조화가 좋습니다. 여기에 진한 검은 과일 풍미 또한 훌륭하죠. 함께 먹을 음식으로는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양 갈비와 소갈비, 고기 꼬치구이, 양꼬치, 구운 채소 등을 추천합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좋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8년 5월 19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