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 작가님의 명작인 "바람의 나라"에 나오는 아름다운 시 세 편입니다.
내 님이 오시네…
무삼한 세월
눈물 가득한 산하에
꽃구름 흩으며
어여쁜 내 님 오시네.
천참만륙 끔찍한 꿈
피어린 산하
천라지망 어두운 설움
한 맺힌 나라
돌아가지 못한 인연
되돌리지 못한 사랑아
내 님 오시네
내 님이 오시네
허망한 세월
무심한 人世
서글픈 바람도
다 띄워 보내고
도솔천 머나먼 길로
어여쁜 내 님
이제사
내게 오시네
달아 말해봐라
내 님, 어디로 가셨는가
눈빛 고운 내 님
어디로 가셨는가
어설피 잠드는 잠
부시시한 새벽녘에
선잠 깨어 돌아보면
부옇게 서린 안개
숨소리도 없이
잠들다가는
피곤하고 슬픈 얼굴
베겟닛에 눈물만
함뿍이 쏟고
자취도 없어…
나,
매일, 매일 밤을
선잠으로 기다리는
안개같이 설운 당신
슬픈 님
내 님아
달아 말해다오
내 님은 대체 어디로 갔나
베겟닛에 흠뻑한
눈물만 남기고
꿈길 따라 가버린 님
내 님을 찾아다오.
바람아,
난 노래한다.
먼 곳 내님께
전해주려마
날 위해 그리다가
송이송이 지는 꿈
날 위해 곱게 세는
예쁜 손가락
날마다 눈물로 지새는
한숨 베게에
지척을 천리에 두고
바람에 실어서만
내 노래 하노라.
밤마다 홀로
바라보는 달
밤마다 홀로
헤어보는 별
그도 나도
같은 달님에
몇 번이고 입 맞추고
같은 별님에
당부하거니…
바람아 전해라
꽃같은 내님
근심 말라고…
밤 깊으나,
내 여기 잘있고
그대도 이제
잠들기 원하노라,
꽃다운 내 님
잠 잘들기
원하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