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자망 드 몽페라 블랑(Les Amants de Mont-Perat Blanc)은 샤토 몽-페라(Chateau Mont-Pérat)의 세컨드 화이트 와인입니다. 프랑스어로 "몽-페라의 연인들"이라는 뜻이죠. 샤토 몽-페라보다 저렴하며 오래 숙성시키지 않고 바로 마셔도 충분히 맛과 향을 즐길 수 있습니다.
1. 샤토 몽-페라
샤토 몽-페라는 프르미에르 꼬뜨 드 보르도(Premieres Cotes de Bordeaux) AOC 지역에 있습니다. 포도밭은 가론(Garonne) 강 우안에 있고, 그라브(Graves)의 건너편입니다. 레드 와인과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죠.
샤토 몽-페라는 오랫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1864년에 보르도 와인 사전인 페레(Feret)의 두 번째 판에서 언급되었고, 훨씬 비싸게 팔릴 수 있는 와인으로 묘사되었습니다. 1998년에 데스파뉴(Despagne) 가문이 샤토 몽-페라를 인수했습니다. 데스파뉴 가문은 훨씬 더 유행에 맞고 더 비싼 가격으로 팔리는 메를로(Merlot) 기반의 와인인 "지롤레트(Girolate)"의 소유주이기도 합니다.
샤토 몽-페라는 국내에서 일본 만화 <신의 물방울>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만화에서 샤토 몽-페라를 마셨을 때 락 그룹 퀸(Queen)의 음악이 들리는 것 같다는 묘사를 합니다. 그래서 저를 비롯한 많은 와인 애호인이 샤토 몽-페라를 마시고 "과연 퀸의 음악이 들리는가?" 했지만... 들리긴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그냥 일본 만화식 과장법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퀸의 음악이 들리든 말든 만화의 히트에 힘입어서 샤토 몽-페라에 전례가 없는 인기가 뒤따랐고, 와인을 확보하려는 아시아 수입사들의 전화가 불티나게 이어지면서 소유주가 휴대전화의 전원을 꺼 놓을 정도로 엄청난 반응이 있었다고 합니다.
2. 레 자망 드 몽-페라 블랑
샤토 몽-페라의 포도밭 면적은 120헥타르로 메를로와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쎄미용(Semillon), 뮈스까델(Muscadelle)을 재배합니다.
보통 보르도 화이트 와인은 쎄미용과 소비뇽 블랑을 주로 사용하고, 여기에 포도와 꽃 향을 내려고 뮈스까델 포도를 넣습니다. 하지만 이 와인은 소비뇽 블랑과 뮈스까델을 반반씩 사용해서 뮈스까델 함량이 매우 높은 편이죠. 그래서 부드럽고 깔끔하면서 비교적 편안하게 마실 수 있습니다. 또한 뮈스까델 중 1%는 병에 담기 직전까지 효모 잔해인 리(Lee)와 함께 숙성해서 구수한 풍미를 추가했습니다.
보르도의 드라이 화이트 와인인 블랑 섹에 관한 정보는 하단에 있는 링크를 참조하세요.
3. 와인의 맛과 향
다소 진한 레몬색입니다. 와인을 따르면 처음에 아주 자잘한 거품이 맺힙니다. 속살이 노란 사과와 청포도 향이 나옵니다. 풀을 벨 때 풍기는 향과 아주 약한 모과 향도 있습니다. 매콤한 향신료 향도 약간 나오고, 꿀처럼 단 향도 퍼집니다.
제법 진하고 부드러우며 입에 닿는 느낌은 깔끔합니다.
전혀 달지 않고 드라이합니다. 산도는 중간 정도네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좀 아쉽습니다. 진하고 묵직하며 약간 씁쓸합니다. 과일 향이 진한 것과 달리 맛에선 오크 같은 나무 풍미가 더 강합니다. 진하고 부드러우면서 무거운 질감에 사과가 떠오르는 과일 풍미와 나무 풍미의 조화가 괜찮습니다. 다만 복합적인 풍미는 기대하기 어렵군요.
보르도 와인답게 여운은 꽤 깁니다. 13.5%의 알코올 때문인지 자극도 상당하지만, 와인이 가진 풍미의 힘이 상당해서 단순히 알코올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느낌도 꽤 좋습니다.
진하고 부드러우면서 강도도 상당하나 아쉽게도 산미가 조금 부족합니다. 10% 정도 부족한 산도 때문에 약간 허술한 부분이 느껴집니다.
해물 요리도 좋지만 닭이나 돼지고기와 잘 어울립니다. 해물 요리는 회보다 진하면서 너무 맵지 않은 소스를 사용한 요리가 알맞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2년 6월 11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