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빨갛게 되어버린 화이트 와인, 햇와인의 맛과 향 - Albert Bichot Beaujolais Nouveau 2011

까브드맹 2011. 11. 21. 06:00

알베르 비쇼 보졸레 누보 2011

프랑스 부르고뉴(Bourgogne)의 보졸레(Beaujolais) 지역에서 재배한 가메(Gamay) 포도로 만드는 보졸레 누보 와인은 그 해의 와인 품질을 점쳐볼 수 있는 햇와인입니다. 보졸레 2011 빈티지는 평년보다 뛰어난 맛과 향을 보여줍니다.

1. 보졸레 지역의 2011년도 작황

2011년의 보졸레 지역 날씨는 온화한 기후 덕택에 개화기를 일찍 거쳤고 여름 동안 적당히 비가 내려 생산량을 늘릴 수 있었습니다. 진한 색의 건강한 포도에서 볼 수 있듯 양조 초반부터 안토시아닌이 잘 표현되었고 평균보다 약간 낮은 산도는 부드럽고 둥근 탄닌감을 줍니다. 2011 빈티지는 지난 2005년과 구조감이 비슷하며 최고의 보졸레 누보 빈티지로 프리미엄급 와인을 기대해 봐도 될 것이라고 합니다.

트로피 리용-보졸레 누보(Trophee Lyou-Beaujolais Nouveau)는 세계 최대의 보졸레 누보 경연대회로 96명의 전문 심사위원단이 총 360개의 보졸레 누보를 심사합니다. 알베르 비쇼 보졸레 누보 2011 빈티지는 금메달(Grande Madaille d'Or)을 수상했습니다. 다만 금메달은 한 종류의 와인에만 수여하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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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알베르 비쇼

1831년에 설립한 알베르 비쇼는 가족 경영 체제로 6대째 이어져 왔으며 부르고뉴 와인 생산자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뛰어난 곳입니다. 최고의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최상의 포도를 확보하려고 각지의 명성 높은 우수한 포도원을 매입해서 현재 도멘 롱-데빠뀌(Domaine Long-Depaquit), 도멘 뒤 끌로 쁘랑탱(Domaine du Clos Frantin), 도멘 뒤 빠비용(Domaine du Pavillon), 도멘 아델리(Domaine Adelie) 등의 부르고뉴 포도원을 소유하며 총 100헥타르가 넘는 포도밭을 관리합니다.

알베르 비쇼 와인은 우수성을 널리 인정받아 전 세계 100여 개국으로 수출하며, 수출량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합니다. 스웨덴 왕실을 위한 공식 와인 공급업체이고 대한항공 일등석용 와인으로도 공급됩니다. 특히 일본에서는 부르고뉴 넘버 원 브랜드로 독보적인 위치를 갖고 있습니다.

2006년에 "신의 물방울"의 작가들과 손을 잡고 그들이 디자인한 레이블을 부착한 보졸레 누보를 만들었는데, 출시되자마자 59만 병 이상 판매되는 진기록을 세워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죠. 이후 알베르 비쇼의 보졸레 누보 와인은 항상 이들이 디자인한 레이블을 붙이고 나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색은 맑고 깨끗하며 선명한 퍼플 빛을 띱니다. 붉은 과일이 떠오르는 상큼하고 달콤한 향이 풍부하게 올라옵니다. 체리와 산딸기, 딸기 캔디 향이 나오고 건포도 향도 살짝 나오네요. 상쾌한 기분이 드는 향신료 향도 있습니다.

깨끗하고 깔끔하지만, 초반에 탄산 기운이 약간 있습니다. 부정적인 부분이지만, 약 10분 정도 지나면 사라지니 별다른 문제는 아닙니다. 무게감은 역시 가볍습니다. 탄닌은 떫은맛이 전혀 없습니다. 드라이하며 상큼한 산미가 돋보입니다. 탄닌이 매우 적어서 상쾌한 느낌이 강하네요. 어찌 보면 레드 와인이라기보다 묵직한 화이트나 로제 와인 같은 느낌입니다.

딸기와 산딸기, 체리 같은 붉은 과일 풍미가 주로 나오며 살짝 블랙베리 느낌도 있습니다. 술술 쉽게 넘어가는 것이 장점입니다. 복합적인 풍미가 떨어지는 것은 다소 아쉽지만, 이것은 보졸레 누보에게 바랄 수 없는 덕목이므로 어쩔 수 없는 일이죠. 여운은 별로 길지 않고 평이합니다.

향, 질감, 맛 등이 조화를 잘 이룹니다. 마시기 편하고 상쾌하며 즐거운 느낌을 주네요. 참치 붉은 살, 가벼운 소스를 뿌린 닭튀김, 돼지 수육, 냉햄, 파스타, 무염 크래커와 바게트 등과 가볍게 즐기기 좋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1년 11월 19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