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스페인] 매력적인 향을 지닌 토레스 최초의 리오하산 레드 와인 - Torres Ibericos Crianza Tempranillo 2008

까브드맹 2011. 7. 21. 06:00

토레스 이베리코스 끄리안싸 뗌프라니요 2008

이베리코스 끄리안싸 뗌프라니요(Ibericos Crianza Tempranillo)는 스페인의 유명한 와인 생산자인 토레스(Torres) 가문이 소유한 와이너리 중 하나인 소토 데 토레스(Soto de Torres)에서 생산하는 레드 와인입니다. 소토(Soto)는 덤불을 뜻하는 스페인어랍니다. 스페인 어퍼 에브로(Upper Ebro)의 리오하(Rioja) 지역에서 재배한 뗌프라니요(Tempranillo) 100%로 만듭니다.

1. 이베리코스 끄리안싸 뗌프라니요 2008

토레스는 2007년에 리오하의 라바스티다(Labastida) 마을에 있는 포도밭 52,158.23㎡를 샀습니다. 이듬해에 이곳에서 재배하는 뗌프라니요 포도를 수확해서 만든 토레스의 첫 번째 리오하 레드 와인이 바로 이베리코스 끄리안싸인 것이죠. 이베리코스(Ibericos)는 스페인이 있는 이베리아 반도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이베리아 반도는 고대부터 참나무와 포도밭으로 유명한 곳으로 이곳에서 도토리를 먹고 자란 돼지 뒷다릿살로 만든 생햄인 하몽(Jamon)은 역시 이곳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드는 이베리코스 와인과 잘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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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리코스는 라바스티다의 포도밭에서 수확한 뗌프라니요를 100% 사용합니다. 알코올 발효가 끝나면 오크통에서 12개월 동안 숙성하고, 병에 담은 상태에서 다시 1년 이상 오랜 기간을 숙성하죠. 레이블에서 "Crianza"라는 글귀를 볼 수 있는데 이 글귀는 오크통과 병에서 2년 이상 숙성한 와인에 붙일 수 있는 스페인 와인의 등급 표시입니다. 스페인 와인법에 따르면 다른 지역은 6개월 이상 오크 숙성하면 되지만, 리오하는 1년 이상 오크 숙성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 와인도 12개월 이상 오크에서 숙성한 것으로 보면 됩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숙성한 와인은 "우리에게 숲 속의 과일 향과 향신료 풍미와 함께 이 와인이 어디에서 만들어진 것인지, 그 기원은 어떤 것인지 얘기해 준다"라고 홈페이지에 적혀 있습니다. 맛을 보면 어디에서 만든 것인지 느낄 수는 있어도 기원까지 느껴지지 않습니다만. 아마 스페인 사람이라면 느낄 수도 있을 겁니다. 우리가 김치를 먹으면 경기도식인지, 전라도식인지, 경상도식인지 알 수 있고 얼마나 오랫동안 익힌 것인지 알 수 있는 것처럼요. 하지만 숙성된 와인을 마시면서 그 속에 깃든 시간의 흐름과 부드러움, 우아함, 긴 여운 정도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른 레드 와인과 마찬가지로 섭씨 14~16℃의 온도에서 마시는 것이 좋고, 넉넉하고 부드러운 탄닌과 과일 풍미를 갖춰 다양하게 조리한 고기 요리와 잘 어울립니다.

라바스티다 포도밭은 리오하 알라베싸에 있습니다. 그러나 레이블에 리오하라고만 적힌 것으로 봐서 다른 두 곳의 포도나 와인을 가져와서 함께 섞은 걸 알 수 있죠.

 

 

2. 와인의 맛과 향

깨끗하고 맑으며 꽤 진합니다. 테두리의 색상은 루비와 퍼플의 색이 함께 나타납니다. 거슬리지 않는 진한 과일 향이 납니다. 말린 자두와 블랙커런트, 블랙베리, 블랙 체리 같은 진하고 농밀한 검은 과일 향이죠. 여기에 오크와 바닐라의 달콤한 향도 맡을 수 있습니다. 넛맥(Nutmeg, 육두구)과 후추의 알싸한 향도 이어집니다.

제법 무게가 있는 미디엄 바디의 와인으로 질감은 부드럽습니다. 맛은 달지 않고 산도는 넉넉합니다. 탄닌은 많지만 잘 숙성되어서 부드럽군요. 알코올 도수가 14%나 되어서 입에서 느껴지는 기운은 제법 강합니다. 향과 마찬가지로 맛에서도 검붉은 과일의 풍미가 많이 나옵니다. 레드 커런트와 블랙 체리의 풍미가 있으며 오크와 바닐라, 후추, 정향의 풍미도 맛볼 수 있죠. 초콜릿과 커피 풍미도 나타납니다. 초반엔 검붉은 과일 풍미가 주로 나오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오크를 비롯한 다양한 맛이 나타납니다. 여운은 제법 길고 토레스 와인답게 느낌도 좋습니다.

산미와 탄닌, 알코올이 균형 잡힌 즐거운 맛을 가졌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우아하면서 더욱 깊이 있는 풍미로 발전하는 것이 인상 깊습니다. 한 병쯤 사뒀다가 고기 구워 먹을 때 함께 마시면 좋습니다.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하몽 같은 생햄, 고기를 토핑 한 파스타와 피자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1년 4월 11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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