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와인의 맛과 향
발렌싱 화이트(Valencin White)는 발렌싱 레드와 함께 국내 수입사의 요청으로 생산하는 OEM 와인입니다. 스페인 발데페냐스(Valdepenas)에서 재배하는 청포도를 섞어서 만드는 비노 데 메사(Vino de Mesa) 등급의 와인이죠.
저가 와인치고는 제법 진한 빛을 띠는 담황색입니다. 잘 익은 가을 벼의 색깔과 비슷하죠. 청사과와 풋복숭아, 청포도 같은 신 내음이 나는 상쾌한 향입니다. 그 외에 별다른 향을 느낄 수 없습니다.
산뜻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어설픈 것도 아닌 단순한 질감이며, 기름진 맛이 혀 위에 살짝 느껴집니다. 과일 향이 많이 나는 것과 달리 신맛은 적은 편입니다. 마신 후에 씁쓸한 맛도 조금 있군요. 드라이하고 단순한 맛이라 향이 강하지 않은 음식이라면 그럭저럭 잘 어울립니다. 약간 기름지면서 과일 향 풍기는 저렴한 청주라고 생각하면 이미지가 비슷합니다. 차라리 좀 더 가벼웠다면 마치 물이나 음료수처럼 가볍게 마실 수 있을 텐데 살짝 기름기가 돌아서 산뜻함이 떨어지는 면이 개인적으로는 아쉽군요. 저렴이 와인답게 여운은 별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한 가지 요소가 튀어서 전체의 균형과 조화를 깨뜨리는 모습은 없지만, 그래도 개성이 너무 없는 것이 흠입니다.
5천 원에 조금 못 미치는 저렴한 가격으로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이랄 수 있겠죠. 두 번째 장점은 한식과 일식처럼 주변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과도 두루 맞을 거라는 점입니다. 생선구이, 막회와 해산물 찜, 크림 파스타, 닭고기와 해산물 샐러드, 각종 전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E로 맛과 향이 보잘것없는 와인입니다. 그래도 저렴한 가격이 단점을 많이 극복합니다. 2011년 11월 6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