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노스 데 아르간자(Vinos de Arganza) S.L 세쿨로(Século) 2012는 스페인 갈리사아(Galicia) 지방의 비에르소(Bierzo) DO에서 재배한 고데요(Godello)와 도나 블랑카(Doña blanca) 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자
비노스 데 아르간자는 빅터 노블라 (Victor Robla) 부부가 비에르소 중심부의 카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에 있는 포도밭을 구매하여 운영하는 소규모 와이너리입니다. 와인 전문가 빅타 노블라와 15세기부터 큰 포도밭과 양조장을 소유한 지역 귀족 가문인 아내 앙헬레스 바렐라(Angeles Varela)가 가족 사업으로 와인을 생산하고 있죠.
1백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약 4,000헥타르의 포도밭에는 대대로 물려온 올드 바인(old vine)이 자랍니다. 레드 와인은 토착 품종인 멘시아(Mencia)를, 화이트 와인은 역시 토착 품종인 고데요 품종을 주로 사용해서 와인을 양조하죠. 노블라 부부는 와이너리 설립 후에 포도밭의 규모를 크게 확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와인 생산량보다 품질을 우선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비노스 데 아르간자는 떼루아를 반영한 올드 바인의 훌륭한 맛과 향이 깃들어 있으면서, 동시에 어느 식탁에서나 훌륭하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현대적인 와인을 추구합니다. 이를 위해 와인 양조 과정을 개선하고, 무엇보다 토지와 전통 방식, 혁신적인 시스템의 통합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비노스 데 아르간자의 홈페이지에는 세쿨로 외에 8종의 레드 와인이 나오며, 로버트 R. 파커 Jr.는 이 와이너리의 많은 프리미엄 와인에 90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2. 사용 품종과 와인 양조
고데요는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지방에서 많이 재배하는 포도입니다. 스페인 동부 발렌시아(Valencia) 지방의 고데야(Godella) 마을이 원산지로 19세기에 고데야 마을의 남작이 자기 포도밭에서 길렀다는 기록이 있죠. 20세기 초에 한 무역상이 고데야 묘목을 갈리시아로 가져가서 심었고, 이제는 갈리시아에서 많이 재배합니다.
고데요는 현재 가장 주목 받는 스페인 품종 중 하나입니다. 균형 잡히고 숙성 잠재력이 좋은 와인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장점이지만, 대량 수확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함께 사용한 도나 블랑카 포도는 스페인 북서부와 포르투갈에서 재배하는 포도로 이름의 뜻은 "하얀 숙녀"입니다. 껍질이 얇지만 폴리네놀 함량이 높아서 와인을 만들면 쓴맛과 떫은맛이 나오죠. 화이트 와인의 바디를 묵직하게 만들어 주는 품종으로 고데요처럼 수확량이 적게 나옵니다.
세쿨로는 고데요와 도나 블랑카 포도를 6:4로 사용하여 양조했으며, 숙성 기간은 3개월입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연한 레몬색으로 약간 불그스레한 기운도 보입니다.
레몬과 사과 향에 모과와 덜 익은 파인애플 같은 노란 과일 향도 조금 풍깁니다. 깔끔하거나 자연스럽진 않고 약간 인공적인 느낌이 납니다. 허브와 풀잎 향도 약간 나옵니다. 향이 넉넉하나 전체적으로 단조롭습니다.
가볍고 깨끗하며 미디움 바디의 와인이지만 구조는 약합니다. 드라이하며 산도가 제법 높습니다. 풋사과와 풋복숭아 같은 과일 풍미가 주로 나와서 좀 싱겁습니다. 가볍고 마시기에 부담 없는 맛이라 더운 여름철에 차갑게 음료수처럼 마시면 좋습니다. 향도 맛도 단조롭지만 상큼한 맛과 시원한 풍미는 생선회 같은 차가운 음식들과 잘 어울립니다. 마신 후엔 맛과 향이 제법 길게 남지만, 느낌은 평범합니다.
전체적인 균형은 괜찮으나 가볍고 단조롭습니다. 다만 산도가 제법 높아서 밋밋하진 않습니다.
생선회 같은 해물과 각종 샐러드에 잘 맞고 채소 요리나 한식에도 좋습니다. 만두처럼 식물성 재료와 동물성 재료가 함께 섞인 음식에도 잘 어울리는 맛이죠. 해물 스튜도 좋은 마리아쥬가 됩니다.
소비자 가격은 2만 원 전후가 될 겁니다. 1만 원 중반 이하라면 좋은 가격이고, 2만 원 정도라면 좀 망설일 것 같네요.
이 와인은 유명한 와인 만화인 《신의 물방울》에도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잔디가 깔린 널따란 공원-. 아이들이 축구를 해도 좋고, 가족들이 편안히 누워서 이야기를 나눠도 좋고. 무얼 원하든 다 받아주는 넉넉한 품을 갖고 있어요. 그렇다고 자기 주장이 전혀 없는 건 아니에요. 밸런스가 좋고 온화하고 미네랄도 풍부해서 천 엔 전후의 와인이라는 게 믿기지 않아요."
라고 나왔죠. 다양한 채소와 생선 요리에 어울리면서 산도가 높아 입에 뚜렷하게 와 닿고, 균형이 괜찮다는 점에서 위 시음 노트에 동의합니다. 그렇지만 마시기 좋고 가성비 좋은 와인이란 것이지 뛰어난 맛을 기대하면 안됩니다.
2011 빈티지는 스페인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평론지인 기아 페닌(Guia Penin)에서 87점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3년 7월 23일 시음했습니다.
<참고 자료>
1. 비노스 데 아르간자 홈페이지
2.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