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까베르네 프랑은 프랑스 보르도에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과 메를로(Merlot)와 함께 한 축을 이루는 포도입니다. 하지만 까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가 올드 월드와 뉴 월드에서 단일 품종 와인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지만, 까베르네 프랑만 사용해서 만든 와인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까베르네 프랑은 향이 매우 뛰어나지만, 탄닌이 적은 편이라서 포도가 어지간히 잘 익지 않으면 와인 애호가들이 만족할 만한 바디(Body)가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죠. 그래서 세계 각국에서 블렌딩 와인의 조역으로 많이 쓰일 뿐 주역 자리를 차지하진 못합니다.
블렌딩 와인인 보르도 메독 와인은 까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를 중심으로 까베르네 프랑과 쁘띠 베르도(Petit Verdot), 말벡(Malbec)이 조금 추가되는 식으로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도르도뉴(Dordogne) 강 오른쪽의 쌩-테밀리옹으로 넘어가면 까베르네 소비뇽이 조연으로 물러나며 까베르네 프랑이 메를로에 이어 이인자가 되죠. 만약 떼루아가 까베르네 프랑에 적합하면 까베르네 프랑은 놀랄만한 맛과 향을 보여줍니다.
쌩-떼밀리옹의 최고 등급 와인은 '프리미어 그랑 크뤼 클라세(Premiers grands crus classes A'인데, 이 등급의 와인은 샤토 슈발 블랑(Chateau Cheval Blanc)과 샤토 오종(Chateau Ausone), 샤토 앙젤뤼스(Chateau Angelus), 샤토 파비(Chateau Pavie)의 네 와인인데, 모두 메를로와 까베르네 프랑을 주로 혼합해서 만드는 와인입니다. 이처럼 충분히 잘 익은 포도라면 까베르네 프랑을 주로 사용해서 만든 와인도 굉장히 뛰어난 품질을 보여줍니다.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에 관한 기술이 계속 발달하고,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와인이 시험 생산되는 상황입니다. 이를 반영하듯 까베르네 프랑을 레이블에 표시한 뉴 월드 와인이 매장에서 종종 눈에 띄죠. 멀지 않아 까베르네 프랑만 사용한 단일 품종 와인을 까베르네 소비뇽이나 메를로 와인처럼 흔하게 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2. 스테핑 스톤 까베르네 소비뇽 2007
코너스톤 셀라스(Cornerstone Cellars)가 캘리포니아 소노마 카운티(Sonoma County)의 카네로스(Carneros) AVA에서 수확한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90%에 메를로 10%를 넣어서 만드는 스테핑 스톤(징검다리의 징검돌) 까베르네 프랑은 연간 500 상자의 소량만 생산합니다. 시험 생산이라 그런 것인지 까베르네 프랑을 재배하는 땅이 크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군요. 비로드 같은 적자주색으로 동물 향 약간과 신선한 허브 향, 강한 도수에서 풍기는 알코올 냄새를 맡을 수 있습니다. 제법 강한 산미와 쌉쌀한 맛이 느껴지며 살짝 단맛이 어우러집니다. 탄닌이 꽤 많지만 풀 바디 보다 미디엄 바디에서 살짝 진한 정도입니다. 전체적으로 신선한 서양 자두를 떠올리게 하는 향이며 꽤 복합적입니다. 여운도 꽤 길고 좋은 편이며 먼지 향을 추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수입사의 설명서에 나온 테이스팅 노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프랑스 루아르 지역의 풍부한 아로마의 까베르네 프랑 스타일의 와인으로 박하 향과 함께 관능적인 오크 향, 강렬한 야생 허브의 향이 느껴짐. 양고기, 돼지고기 요리와 이상적인 조화."
로버트 파커의 와인 애드버킷에서 89점을 줬습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양갈비, 양곱창 등 내장구이 요리, 생갈비 같은 고기구이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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