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스페인] 소박한 작은 아이 - Bodegas Alconde Vina Sardasol 2007

까브드맹 2010. 5. 30. 00:41

보데가스 알꼰데 비냐 사르다솔 2007

1. 뗌프라니요

스페인 와인 어퍼 에브로 지역의 와인은 전통적으로 뗌프라니요(Tempranillo) 포도로 많이 만듭니다. 뗌프라니요는 스페인에서 고급, 저급 가릴 것 없이 많이 사용되는 포도로 마치 온갖 일을 떠맡아서 하는 사역마(使役馬) 같은 품종입니다. 뗌프라니요로 만든 와인의 가장 큰 장점은 마시기 편하고 여러 음식과 무난하게 잘 어울리는 것이죠. 장기간 숙성한 고급 와인이야 물론이지만, 숙성을 짧게 해서 깔끔하고 신선한 상태로 마시는 일반 와인도 꽤 좋은 맛을 냅니다. 스페인산 뗌프라니요 와인은 대부분 가격보다 좋은 맛과 향을 보여주며 편안하게 와인을 즐기려는 분에게 좋은 선택이 됩니다. 뗌프라니요 포도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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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비냐 사르다솔(Vina Sardasol) 2007

스페인 어퍼 에브로(Upper Ebro)의 나바라(Navarra) 지역에서 수확한 뗌프라니요로 만드는 보데가스 알꼰데(Bodegas Alconde)의 비냐 사르다솔은 매우 저렴한 스페인 와인입니다. 제는 1만 원 초반대에 구매했는데, 장터에서는 1만 원 이하로 구매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품종은 역시 뗌프라니요. 산뜻하고 가벼운 붉은 과일 향이 느껴집니다. 산딸기 향이 조금, 딸기잼 향도 조금 나네요. 초반엔 뗌프라니요의 주요 향 중 하나인 담배 향은 느낄 수 없습니다.

와인을 맛보면 혀끝에 살짝 쏘는 느낌을 주며 살짝 달고, 살짝 부드러우며, 살짝 쌉쌀한 맛이 있습니다. 와인을 삼키면 가볍지만, 은근히 긴 여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주 편안하면서 나름대로 개성 있는 와인인데요, 어리고 솔직하며 순진한 작은 아이 같습니다. 편안하고 여러 음식과 잘 어울리는 스페인산 저가 뗌프라니요 와인의 미덕을 잘 갖춘 제품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향신료 향과 기분 좋은 담배 향도 약간 맡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잘못 맡았는지는 몰라도 여러 향 가운데 찐 새우 같은 향이 나는 게 재미있네요. 마지막 한 잔을 비우는 순간까지 편안한 느낌을 유지해주는 와인입니다.

빠에야나 철판구이 볶음밥처럼 밥과 해물을 볶은 요리, 스페인 전통 타파스(Tapas), 피자 등과 잘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