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이너리

[칠레] 유기농 포도 재배의 철저한 추종자 - 비냐 티파우메(Viña Tipaume)

까브드맹 2020. 2. 6. 11:02

비냐 티파우메와 바이오다이나믹 전문 인증기관인 데메터의 로고
(이미지 출처 : https://www.tipaume.cl/imagenes/img-footer.png)

1. 티파우메(Tipaume)

티파우메는 설립자인 이브 푸제(Yves Pouzet)가 1996년에 칠레 까차포알 밸리(Cachapoal Valley)에 있는 랑카과(Rancagua)시 인근 세르리오스(Cerrillos) 마을에서 약 6.5헥타르의 포도밭으로 시작한 친환경 가족 경영 와이너리입니다.

2. 유기농법의 철저한 추종자 이브 푸제(Yves Pouzet)

이브 푸제에게 포도 재배는 피 안에 흐르는 혼과 같은 것입니다. 그는 자신이 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열대와 적도, 산악지역의 포도 재배에 특화된 포도 재배자 중 한 명이라는 점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브 푸제가 이런 지역의 전문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국가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기 때문이죠. 

1989~90년 사이에 이브 푸제는 "상파뉴 앙다쥬(Champagne Indage)" 와이너리에서 와인 양조자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인도의 와이너리로부터 초청받게 되죠. 

"어느 날 갑자기 샴 쵸글(Mr. Sham Chougule) 회장이 제게 연락해 왔습니다. 저에게 나라양온(Narayangaon)에서 와인 메이커로 일할 수 있는지 고려해달라더군요." 

일 년간 함께 일하자고 얘기해 온 샴 쵸글 회장의 집요한 요청에 결국 이브 푸제는 인도로 향했습니다. 이브 푸제는 "일찍이 겪었던 가장 흥미롭고 전문적인 경험"과 "샴 초글 회장의 책임 있는 자세"를 생각해 볼 때 인도 와인 산업계에 미친 초글 회장의 업적에 자신의 노력이 포함된 것을 무척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도에서 이브 푸제는 와인 양조 컨설팅뿐만 아니라 그랜드 하이얏트 호텔에서 병당 90$에 팔리는 최고급 와인의 마케팅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비록 그랜드 하이얏트 호텔에서 구매하는 양이 아주 많았던 건 아니지만, 늘 한결같은 고객이었다고 그는 말합니다..

샴 초글 회장의 와이너리에서 생산되는 술라(Sula) 와인
(샴 초글 회장의 와이너리에서 생산되는 술라(Sula) 와인입니다. 국내에도 수입된 적이 있죠. 이미지 출처 : http://know.burrp.com/drinks-and-nightlife/cellar-performance/24601)

"저는 와이너리가 인도에 있건 없건 포도 재배 계획을 개발하는 일에 가장 흥미를 보일 겁니다. 인도에서의 제 경험은 진짜입니다." 

라고 말하는 이브 푸제는 유럽종 포도나무의 클론(clone)을 올바르고 신중하게 선별해서 새로운 포도 묘목을 만들 수 있는 "육묘(育苗)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개선했다고 믿습니다. 그는 메리스템(mérysthème, 아마 분열 조직을 뜻하는 프랑스어 méristème인 것 같습니다)의 증식에 관해 특별한 견해를 갖습니다. 그러나 이브 푸제가 "일찍이 만난 사람 중 가장 열정적인 와인 애호가"라고 언급한 쵸글 회장에 대한 존경과 애정 때문에 더 이상 깊은 얘기를 나누는 것을 피하지만, 인도의 법령이 육묘 프로그램에 맞춰져야 한다고 말하는 걸로 봐서 아마 인도에 있을 때의 육종 프로그램은 완벽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브 푸제는 인도와 베트남, 인도네시아 같은 아시아 시장의 와인 판매에 매우 열정적인데, 와인 포트 폴리오 안에는 유기농 생산을 약속한 와이너리들로 구성된 합동 생산자들의 상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는 이 합동 생산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에도 아주 협조적이라고 합니다.

포도밭의 이브 푸제
(포도밭의 이브 푸제. 이미지 출처 :  http://www.delhiwineclub.com/Wine_Feature_WF_item_5_395.aspx)

유기농(organic)) 포도로 만드는 그의 와인은 백 레이블에 "200% organic"이라는 표시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브 푸제는 다음과 같이 말하죠. 

"아마 저는 그 표시를 100%로 바꿔야 할 겁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생산자가 자신의 포도밭에 대해 99% 오가닉이라고 말하고 있으므로 저는 과장된 행동을 하는 겁니다. 나머지 1%는 인증받기까지 4년이나 걸리는 최종 과정을 반영하며 가장 어려운 부분이죠." 

이브 푸제는 바이오다이나믹(biodynamic) 농법을 철저히 따르며, 그러한 의지는 레이블에 그려진 전설적인(?) 늑대의 그림으로 표현됩니다. 그는 자랑스럽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저 포도나무들은 1996년에 심은 것이고, 포도밭은 많은 와이너리가 유기농 농법을 생각하기 훨씬 전인 2001년부터 독일 정부기관인 BCS-Ök의 (유기농) 인증을 받아왔습니다." 

2012년 9월에 비네도스 폴라트레와 티파우메의 와인을 마케팅하려고 내한한 이브 푸제를 처음 봤을 때, 그는 중년에서 노년으로 접어드는 아주 인상 좋은 프랑스인이었습니다. 아울러 다우징(dowsing)에 관심이 많아 휴대한 추로 이것저것 측정하곤 하는 재미있는 사람이더군요. 하지만 와인에 관한 얘기를 나눌 때마다 반짝이는 눈과 막힘없이 흘러나오는 얘기를 통해서 와인에 대한 그의 열정과 관록은 실로 대단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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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티파우메의 포도밭과 포도 재배

이브 푸조에게 티파우메 와이너리는 그의 이상이 실현된 장소입니다. 카차포알 밸리(Cachapoal Valley)의 안데스 산맥 기슭에 있는 티파우메의 포도밭은 해발 약 400m의 고도에 있습니다. 와이너리를 둘러싼 떼루아는 매우 심오합니다. 토지는 거칠어서 물 빠짐이 좋고, 맑고 쌀쌀한 가을 날씨는 포도가 오래도록 천천히 익을 수 있도록 해줍니다. 수확은 포도밭을 구역별로 나눠서 매년 5월 중순경에 이뤄집니다. 

칠레는 필록세라(phylloxera)의 피해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서 유럽종 포도나무를 심을 때 미국종 포도나무 뿌리를 접붙일 필요는 없지만, 최근엔 선충의 피해를 우려해서 접붙인 포도나무를 심는 일이 많아졌죠. 그러나 티파우메는 여전히 접붙이지 않은 순수한 유럽종 포도나무를 재배합니다. 

티파우메는 유기농법과 바이오다이나믹 농법의 원칙에 따라 포도를 재배합니다. 이러한 농법을 사용할 때 생기는 본질적인 핸디캡 중 하나는 매년 독일의 유기농 인증기관인 BCS-Ök으로부터 유기농법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것은 티파우메의 긍지를 드러내는 상징이기도 합니다. 2011년부터 스위스 오가닉 인증협회인 IMO(Institute for Market ecology Organization)의 인증도 받으며, 독일에 있는 바이오다이나믹 전문 인증기관인 데메터(DEMETER)의 인증도 함께 받고 있습니다.

 

 

비록 작고 영세한 와이너리지만, 그 안에서 이뤄지는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는 설립자인 이브 푸제의 철학이 그대로 반영합니다. 카차포알 밸리(Cachapoal Valley)는 일조량이 풍부해서 포도가 자라기엔 좋지만, 강수량이 매우 적어서 관개시설로 물을 공급하지 않으면 질 좋은 포도를 수확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유기농법과 바이오다이나믹 농법의 규정을 철저히 따르는 티파우메는 절대로 관개시설을 통해 물을 공급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태도는 존경할 만한 일이지만, 따라 하기엔 어려운 것이죠. 

비료도 절대 주지 않습니다. 포도나무가 흙에서 필요한 영양분을 흡수하려고 땅 속 깊이 뿌리내리게 하려는 거죠. 땅 속 깊은 곳의 영양분과 미네랄을 흡수한 포도의 맛과 향은 더욱 복합적으로 변하며, 이는 와인의 뛰어난 품질로 이어집니다. 
밭을 갈 때는 말을 사용합니다. 경사지라서 말이 편하기도 하지만, 트랙터를 쓰면 무게로 인해 땅이 심하게 눌리기 때문이죠. 땅이 눌리면 뿌리와 미생물의 호흡이 어려워집니다.

포도 묘목은 1헥타르당 7,400그루 정도로 빽빽하게 심었습니다. 이렇게 심으면 포도나무는 서로 간섭하면서 뿌리를 옆으로 펼치지 않고 땅 속 깊이 내려보내죠. 따라서 더 다양하고 풍부한 영양분을 흡수하게 됩니다. 또 생존경쟁 때문에 포도나무의 성장보다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 더 많은 양분을 사용합니다.

재배하는 품종은 대표 와인인 티파우메를 만들 때 들어가는 까베르네 소비뇽과 까르메네르, 메를로, 비오니에입니다. 2009년부터 로제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하려고 피노 누아와 샤도네이를 약간 추가했습니다.

 

 

4. 티파우메의 와인 양조

와이너리의 양조시설은 2005년에 지하에 건립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와인 양조는 매우 조심스럽게 이뤄집니다. 티파우메는 다른 와이너리에서는 당연하게 사용하는 펌핑 오버(pumping-over)와 정제, 여과 등등 어떠한 거친 방법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알코올 발효는 특수 제조한 발효조에서 낮은 온도로 이뤄집니다. 이때 포도 껍질에서 탄닌과 색소를 뽑아내는 침용 과정은 두 달이라는 긴 시간 동안 천천히 이뤄집니다. 발효조에 찌꺼기를 놔둔 체 완성된 와인을 조심스럽게 뽑아내는 과정은 모두 중력을 이용해서 자연스럽게 이뤄집니다. 발효가 끝난 와인은 오크통에서 숙성한 후 수확한 지 12.5개월이 지난 시점에 병에 담깁니다. 와인병은 부르고뉴와 상파뉴의 유산에 대한 헌사의 뜻을 담아서 두 지방의 것과 비슷한 모양을 사용하며, 최고급 천연 코르크로 밀봉합니다. 

5. 티파우메 와인

티파우메에서는 티파우메와 그레즈(Grez)라는 레드 와인을 생산합니다. 두 와인에 대한 내용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칠레] 마지막 1%까지 철저하게 완벽한 유기농 와인 - Tipaume 2011

● 생산 지역 : 칠레 > 센트럴 밸리 리전(Central Valley Region) > 라펠 밸리(Rapel Valley) > 까차포알 밸리(Cachapoal Valley) ● 품종 :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60%, 까르메네르(Carmen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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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항아리 속에서 숙성되는 과일향 풍부한 레드 와인 - Tipaume Grez 2011

● 생산 지역 : 칠레 > 센트럴 밸리 리전(Central Valley Region) > 라펠 밸리(Rapel Valley) > 까차포알 밸리(Cachapoal Valley) ● 품종 :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60%, 까르메네르(Carmenè..

aligalsa.tistory.com

가까운 시일 내에 피노 누아와 샤도네이로 최고급 크레멍 로제(Crémant Rosé)와 같은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할 계획도 있답니다.
<참고 자료>

1. 티파우메 홈페이지

2. 인디안 와인 아카데미

3.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