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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묵직하고 굳건한 구조를 갖춘 "라투르 요새" - Les Forts de Latour 2009

까브드맹 2018. 12. 19. 16:00

Les Forts de Latour 2009

레 포르 드 라투르(Les Forts de Latour) 2009는 프랑스 보르도(Bordeaux)의 오-메독(Haut-Medoc)에 있는 A.O.C 뽀이약(Pauliiac)에서 수확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61.5%에 메를로(Merlot) 32.3%와 쁘띠 베르도(Petit Verdot) 6.2%를 블렌딩해서 만든 A.O.C 등급의 레드 와인입니다.

1. 샤토 라투르(Château Latour)

샤토 라투르는 1855년 보르도 와인 공식 등급(Bordeaux Wine Official Classification of 1855)의 1등급 와인입니다. 뽀이약 마을의 남동쪽 끝에 있으며 쌩-줄리앙(Saint-Julien) 마을의 경계와 붙어있죠. 지롱드(Gironde)강의 강둑에서 300m밖에 떨어지지 않아서 포도나무 성장에 필요한 수분을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라투르(Latour)"는 탑(Tower)을 뜻하는 프랑스어입니다. 레이블의 탑은 백년전쟁 때 구셀므 드 까스티용(Gaucelme de Castillon)이 영국군의 침입을 방어하려고 1331년에 세운 지롱드강 근처의 수비 요새를 그린 것이죠. 탑 이름은 라 투르 엉 쌩-맘베(La Tour en Saint-Mambert)와 쌩-무베(Saint-Maubert)가 함께 쓰였고, 주변의 포도밭도 같은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그러나 이 탑은 1453년 까스티용 전투까지 영국군이 점령했고, 이후 프랑스 왕국 군이 파괴했습니다. 원래의 탑은 없어졌지만, 1620년대에 그 자리에 라 투르 드 쌩-랑베(La Tour de Saint-Lambert)라는 원형 지붕을 가진 탑이 세워졌죠. 이 탑은 원래의 탑을 이용해서 지어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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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토 라투르는 힘 있고, 탄닌이 많으며, 진하고, 농밀한 데다 강렬한 맛이 특징입니다. 안정된 품질 관리로 작황이 좋지 못한 해에도 가장 훌륭한 빈티지와 비교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와인을 생산해 왔죠. 샤토 라투르에서는 그랑 뱅인 샤토 라투르와 함께 1966년부터 세컨드 와인인 레 포르 드 라투르(Les Forts de Latour)를 생산합니다. 미국의 와인 평론가인 로버트 M. 파커, Jr는 저서인 《보르도(Bordeaux)》에서 "레 포르 드 라투르는 4등급 와인과 대등한 가치가 있다."라고 적었습니다.

2. 와인의 맛과 향

"라투르 요새"는 테두리에 퍼플빛이 살짝 돌지만, 전체적으로 진한 루비색입니다. 숲속의 지린내를 살짝 풍기고, 버섯과 진한 삼나무, 블랙커런트와 블랙베리 같은 검은 과일 향이 진합니다. 과일 향은 마시는 동안 활짝 열리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좀 더 두드러질 것 같습니다. 초콜릿 향도 살짝 나옵니다.

 

 

진하고 농밀하며 촘촘한 질감이 마치 잘 짜인 비단이나 비로드 같습니다. 묵직한 나무 같은 굳건한 구조를 갖췄습니다. 인상적인 신맛과 탄탄하면서 부드러운 탄닌이 있으며, 검은 과일과 향긋하면서 약간 푸릇푸릇한 나무 풍미가 있습니다. 다만 덜 열려서 제맛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100% 만족스럽지는 못했지만, 와인의 뛰어난 맛과 향이 기억에 남습니다. 여운은 길게 이어집니다. 다만 충분히 숙성되지 못해서 복합성은 조금 아쉽군요. 마신 후에 나무와 숲속의 여러 풍미가 입에서 피어나는 느낌을 받습니다.

균형은 아주 좋습니다. 적당한 산미와 부드럽고 탄탄한 탄닌, 기분 좋은 알코올 기운이 이어지죠. 개인적으론 과일 풍미가 조금 부족해서 아쉽지만, 흠 잡힐 정도는 아닙니다.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소고기 등심과 안심, 양 갈비, 숙성 치즈 등과 함께 마시면 더욱 좋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5년 11월 11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