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펀트 힐 소비뇽 블랑(Elephant Hill Sauvignon Blanc) 2021은 뉴질랜드 북섬의 헉스 베이에 있는 엘레펀트 힐 와이너리(Elephant Hill Winery)가 두 곳의 포도밭에서 수확한 샤도네이(Chardonnay) 포도로 만드는 화이트 와인입니다.
1. 엘레펀트 힐 와이너리
로저 웨이스(Roger Weiss)와 레이단(Reydan) 부부는 2001년에 뉴질랜드 북섬의 동쪽에 있는 헉스 베리(Hawke’s Bay)를 여행하던 도중 헉스 베이의 매력에 빠져서 그곳에 정착했습니다. 웨이스 부부는 해양성 기후 지대이고 배수가 잘 되는 토양을 가진 테 아왕가(Te Awanga)가 세계적인 수준의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고 판단하여 2003년에 엘레펀트 힐을 설립했습니다. 2015년에는 아들인 안드레아스 웨이스 부부가 5명의 자녀와 함께 독일에서 건너와 와이너리 경영에 참여하게 됩니다.
엘레펀트 힐의 포도밭은 세 곳입니다. 해안가에 자리 잡은 테 아왕가와 내륙에 있는 브리지 파 트라이앵글(Bridge Pa Triangle), 김블렛 그래블(Gimblett Gravels)이죠. 일조량이 많고 강수량이 적은 포도밭은 양조용 포도 재배에 알맞고, 점토질과 자갈이 풍부하고 배수도 잘되는 토양에서 자란 포도는 프리미엄 와인을 생산하기 좋습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와이너리에게만 부여되는 SWNZ 인증서를 받은 포도밭의 면적은 총 60헥타르입니다.
엘레펀트 힐은 디캔터가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 Top 20을 발표할 때 엘레펀트 힐의 소비뇽 블랑 와인을 Top 3로 선정하면서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이때 Top 20에 올라온 클라우드 베이(Cloudy Bay), 프레이밍햄(Framingham), 배비치(Babich), 실레니(Sileni), 생 클레어(Saint Clair), 파파우라(Papaura), 크레기 레인지(Craggy Range) 같은 다른 와이너리들의 와인은 남섬의 말보로(Marlborough)에서 생산했지만, 엘레펀트 힐의 와인만은 북섬의 헉스 베이에서 만든 것이라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또한 다른 와이너리들의 소비뇽 블랑 와인은 매년 30만 병~100만 병 가량 대량 생산하지만, 엘레펀트 힐의 와인은 1만 병 미만의 소량으로 생산한다는 점도 특별합니다.
2. 헉스 베이 소비뇽 블랑 2021
2021년은 헉스 베이의 그레이트 빈티지였습니다. 3월 마지막 주 첫날에 포도를 신선한 상태로 따기 위해 일찍 손으로 수확했습니다. 수확한 포도의 90%는 스틸 탱크에서, 10%는 안을 그을린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발효했습니다. 발효가 끝나면 8개월 동안 이스트 잔해인 리(lees)와 함께 숙성하면서 풍미를 늘리려고 때때로 휘저어줬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중간 농도의 레몬색입니다. 싱싱한 레몬과 사과, 구즈베리 같은 과일과 잔디, 아스파라거스 같은 식물성 향이 나오고 돌 같은 미네랄 향도 풍깁니다. 과일 향은 점차 잘 익은 사과와 덜 익은 파인애플 쪽으로 바뀝니다.
깔끔하고 청량합니다. 탱탱하고 얇은 구조가 아주 좋군요. 드라이하며 사과와 오렌지, 금귤을 섞어 놓은 듯한 신맛이 짜릿하고 맛있습니다. 시트러스와 사과의 맛에 잔디와 싱그러운 풀의 느낌이 훌륭합니다. 미네랄 느낌도 약간 있습니다. 청량한 맛이 아주 좋고, 산미가 침샘을 자극해서 침이 샘솟습니다. 알코올은 와인에 힘찬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마신 후에도 시트러스 과일의 산미와 풍미가 꽤 길게 남습니다.
푸르고 노란 과일이 섞인 듯한 강렬한 산미와 13.5%의 알코올이 와인에 활력 있게 만들어줍니다.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잡혔으면서 아주 발랄하네요. 지구력은 아쉽습니다.
가리비와 홍합 같은 조개 요리와 잘 맞고, 샐러드나 생선회에도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3년 2월 18일 시음했습니다.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 와인에 관한 내용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