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포르투갈] 화려하진 않아도 고기요리 앞에서 충실히 자기 몫을 할 - Casa Anadia Dão Tinto 2013

까브드맹 2021. 5. 9. 16:22

Casa Anadia Dão Tinto 2013

꼰데 데 아나디아(Conde de Anadia)의 까사 아나디아 다웅 띤토(Casa Anadia Dão Tinto) 2013은 포르투갈의 14개 와인 생산지 중 최고로 손꼽히는 포르투갈 북부의 다웅(Dão) 지역에서 재배한 또우리가 나시오날(Touriga Nacional)과 알프로셰이루(Alfrocheiro), 하엔(Jaen) 포도로 만든 DOC 등급의 레드 와인입니다.

1. 와인 양조

16세기에 조성된 꼰데 데 아나디아의 포도밭은 원래 망구알드(Mangualde) 지역에 있는 아나디아 백작(the Count of Anadia)의 거성에 속한 땅이었습니다. 아나디아 백작의 거성과 포도밭은 17세기 포르투갈의 가장 중요한 장원 건축물 중 하나이며, 18세기 이후엔 와인 생산지로 유명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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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사 아나디아 다웅 띤토 2013은 우아한 와인을 만들 수 있는 또우리가 나시오날과 알프로셰이루, 하엔 포도를 섞어서 만들었습니다. 또우리가 나시오날은 포르투갈의 포트 와인(Port Wine) 양조에 사용하는 포도 중 가장 고급 품종입니다. 포도알이 작고 수확량이 적지만, 이런 점이 고급 와인을 만들 수 있게 해주죠. 단위 면적당 수확량이 적어서 열린 포도에 토양의 양분이 더 집중되고, 과육이 작은 만큼 껍질에 든 탄닌 비율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일반 레드 와인 양조에도 또우리가 나시오날을 많이 사용합니다.

알프로셰이루는 포르투갈의 토착 품종으로 생산량이 적지만, 색이 짙어서 레드 와인의 색을 보강할 때 사용합니다. 하엔은 스페인의 멘시아 포도로 와인에 가볍고 신선한 과일 향을 더해줍니다.

낮은 온도에서 보관해서 과일 풍미를 늘린 다음 26℃의 온도에서 알코올 발효해서 만들었습니다. 발효하는 동안 껍질과 씨에서 부드럽게 탄닌과 색소를 뽑아냈고, 한 번 사용한 중고 오크통에서 9개월간 숙성했습니다.

 

 

2. 와인의 맛과 향

Casa Anadia Dão Tinto 2013의 색

어두운 기색이 도는 제법 진한 루비색입니다. 블랙베리 같은 검은 과일과 향긋한 식물 줄기, 살이 붉은 나무 향이 나오고 타임(thyme)과 흑연 향도 살짝 풍깁니다. 시간이 지나면 체리 향이 슬슬 올라오고 박하 향도 약간 나옵니다.

8년이나 지났는데도 탄닌 기운이 여전히 강해서 질기고 튼튼하군요. 미디엄 풀 바디로 구조도 탄탄합니다. 탄닌은 조금씩 부드러워지지만 힘은 더 강해집니다.

드라이하며 목질(木質)의 느낌이 두드러집니다. 검은 과일의 신맛과 풀줄기의 풋풋한 풍미가 강인한 맛을 느끼게 하고 높은 도수의 알코올도 힘을 주지만, 거슬리진 않습니다. 블랙베리와 타임, 붉은 속살의 나무 등의 풍미는 삶거나 찐 고기보다 직화로 그을린 바비큐와 잘 맞습니다. 시간이 흘러서 탄닌이 부드러워지면 더욱 마시기 좋아지고 맛도 좀 더 복합적으로 됩니다. 여운에선 검은 과일과 나무 느낌이 길게 남습니다.

 

 

탄탄하고 질긴 탄닌과 14%의 알코올이 균형을 이루며 산도는 부족하지 않습니다. 2013 빈티지이지만, 향후 2~3년 동안 더 강해질 것 같군요. 화려한 와인은 아니지만, 식탁에서 붉은 육류와 궁합을 맞추며 충실하게 자기 몫을 할 와인입니다.

마실 때 서두르지 마세요. 1시간가량 충분히 디캔팅 해야 향과 맛을 다 느낄 수 있습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소고기와 양고기 바비큐, 소와 양갈비구이, 양고기꼬치, 메추리 등 야생 조수, 오리구이와 탕, 미트 소스 파스타, 감자탕, 생햄, 숙성 치즈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1년 5월 3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