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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이번에도 어김 없이 뛰어난 맛과 향을 보여준 가성비 좋은 피노 누아 와인 - Allan Scott Black Label Pinot Noir 2018

까브드맹 2020. 4. 16. 18:25

Allan Scott Black Label Pinot Noir 2018

앨런 스캇 블랙 라벨 피노 누아(Allan Scott Black Label Pinot Noir) 2018은 뉴질랜드 남섬의 말보로(Marlborough) 지역에 있는 와이라우 밸리(Wairau Valley)에서 재배한 피노 누아(Pinot Noir) 포도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1. 뉴질랜드산 피노 누아 와인

국내에서 가장 눈에 많이 띄는 피노 누아 와인은 프랑스 부르고뉴와 미국 캘리포니아, 오레곤산입니다. 칠레도 있지만 그다지 많지는 않죠. 부르고뉴와 미국에 이어서 눈에 잘 띄는 피노 누아 와인은 뉴질랜드산입니다. 뉴질랜드의 대표적인 피노 누아 와인 생산지로는 북섬의 마틴보로(Martinborough), 남섬의 말보로와 센트랄 오타고(Central Oatgo)가 유명하죠.

뉴질랜드산 피노 누아 와인이 많이 들어왔으나 아직 큰 인기를 끌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힘이 강한 와인을 좋아하는 국내 와인 애호가들의 입맛에 붉은 과일 향은 좋지만, 비릿한 풀 냄새가 종종 나오고 힘이 부족한 뉴질랜드산 피노 누아 와인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하기 때문이죠.

저도 뉴질랜드산 피노 누아 와인을 몇 번 마셔봤지만, 만족스러웠던 기억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저 다양하게 시음해봤다는 의미만 있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작년 11월 13일에 놀라운 뉴질랜드 피노 누아 와인을 만났습니다. 바로 앨런 스캇 피노 누아(Allan Scott Pinot Noir) 2017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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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 생산자

앨런 스캇은 1973년에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와인 생산지로 말보로가 떠오를 때 참여했던 개척자 중 한 명입니다. 지난 40년간 말보로에서 와인을 양조해왔기에 양조 경험이 풍부하고 말보로의 떼루아에도 정통하죠.

말보로에 아직 부티크 와이너리가 없었던 1990년대에 앨런 스캇은 클라우디 베이(Cloudy Bay) 옆에 가족 경영 부티크 와이너리를 설립한 후 자신의 열정과 경험이 담긴 와인을 생산했습니다. 그의 양조 노하우가 담긴 와인들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고,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죠.

와인 스펙테이터는 앨런 스캇 피노 누아의 2005, 2014, 2017 빈티지에 90점이란 높은 점수를 줘서 앨런 스캇 피노 누아의 뛰어난 품질을 입증해줬습니다. WS 90점은 일반 부르고뉴 피노 누아 와인은 물론이거니와 어지간한 빌라쥬 등급 와인도 받기 힘든 점수이죠. 앨런 스캇 피노 누아의 비싸지 않은 가격을 생각해보면 이 와인이 실로 가성비 뛰어난 와인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앨런 스캇 블랙 라벨 피노 누아 2018은 프랑스 피노 누아의 클론(clone)에서 자라난 포도로 만들었습니다. 포도송이 체로 발효조에 넣고 7~10일 동안 차갑게 해서 과일 풍미가 두드러지게 했고, 23~31일 동안 껍질과 씨에서 탄닌과 색소를 뽑아내면서 알코올 발효했습니다. 알코올 발효가 끝나면 프랑스산 오크통에 넣고 젖산 발효하면서 숙성했죠. 숙성할 때 새 오크통의 비율은 20%입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Allan Scott Black Label Pinot Noir 2018의 색

조금 연한 루비색으로 테두리엔 가넷 빛이 살짝 돕니다. 풋풋한 식물성 향과 함께 체리와 레드 커런트 같은 붉은 과일 향이 나오고 타임(thyme)과 살짝 그을린 나무 향은 우아한 느낌을 보태줍니다. 시간이 지나면 가죽과 젖은 흙, 푸릇푸릇한 향신료 향이 올라오고 고소하게 볶은 콩과 붉은 베리류 과일 향도 풍깁니다.

매끄럽고 질긴 탄닌의 느낌이 좋습니다. 미디엄 바디의 와인으로 치밀한 구조는 매우 탄탄합니다. 달지 않고 드라이하며, 붉은 베리류 과일이 생각하는 새콤한 산미가 풍성합니다. 레드 체리와 레드 커런트 같은 붉은 과일에 그을린 나무와 타임의 풍미가 나오며, 향신료와 동물성 풍미가 복합적인 느낌을 더해줍니다. 유리처럼 투명하고 깔끔하지만, 기운은 강해서 어지간한 고기 요리와 먹어도 잘 어울리죠. 길게 이어지는 여운에선 타임과 검붉은 베리류 과일의 느낌이 남습니다.

 

 

얇고 탄탄한 탄닌과 풍성하고 맛있는 붉은 과일의 산미가 균형을 이루며 13%의 알코올이 힘과 활력을 넣어줍니다. 바로 마셔도 좋지만, 역시 앞선 빈티지처럼 30분 정도 지나야 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하네요. 맛과 향이 좋고 가성비 훌륭한 피노 누아 와인입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고수와 향신료를 넣어서 조리한 중국식 양고기 볶음, 바비큐, 숯불에 구운 고기 요리, 소고기 리조토 등입니다.

와인 인슈지에스트(Wine Enthusiast)에서 90점을 줬고, 2018 빈티지부터 레이블 색상이 흰색에서 검은색으로 바뀌었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0년 4월 13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