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이탈리아] 초콜릿, 검은 과일, 박하, 감초, 제비꽃.... - La Spinetta Bionzo Barbera d'Asti Superiore DOCG 2014

까브드맹 2020. 4. 6. 14:58

La Spinetta Bionzo Barbera d'Asti Superiore DOCG 2014

라 스피네타(La Spinetta)의 비온조 바르베라 다스티 DOCG 수페리오레(Bionzo Barbera d'Asti DOCG Superiore) 2014는 이탈리아 서북부의 피에몬테(Piemonte)주에 있는 아스티(Asti) 지역에서 재배한 바르베라 포도로 만든 DOCG 수페리오레 등급의 레드 와인입니다.

1. 라 스피네타

라 스피네타는 안젤로 가야(Angelo Gaja)와 함께 이탈리아 와인 평가 연감인 감베로 로쏘(Gambero Rosso)에서 최고 점수인 와인잔 3개(뜨레 비키에리)를 가장 많이 받은 와이너리입니다. 감베로 로쏘에서는 하나의 와이너리에서 와인잔 3개 와인이 10개 나오면 별 1개를 주고, 10개가 나올 때마다 추가로 별을 1개씩 주죠. 숱한 명작 와인을 만든 안젤로 가야는 지금까지 별 4개를 받았습니다. 와인잔 3개 와인이 무려 40개가 넘는다는 이야기이죠.

라 스피네타는 별 3개를 받았습니다. 와인잔 3개 와인이 적어도 30개 이상이라는 얘기죠. 그리고 두 와이너리를 제외하면 이탈리아 전역에서 별을 3개 이상 받은 와이너리는 없습니다. 라 스피네타의 와인 양조 실력은 그만큼 뛰어납니다. 더욱이 라 스피네타에선 와인잔 3개 와인이 계속 나오고 있어서 와인 전문가들은 라 스피네타가 머지않아 안젤로 가야에 필적하는 와이너리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반응형

 

2. 와인 양조

바르베라 포도는 색소가 아주 많고 산미가 강합니다. 무르익으면 과일 향과 당분이 많아져서 특유의 높은 산도와 균형을 이루고 와인의 알코올 도수도 높아지죠. 품질 좋은 바르베라 포도로 만든 와인은 왠만한 바롤로 와인 쯤은 능가할 만큼 우수하기도 합니다. 라 스피네타에서 만드는 바르베라 와인도 그러합니다.

바르베라 와인은 맛과 품질이 다양하지만, 한결같이 깊고 진한 색, 뚜렷한 탄닌, 강한 산미, 풍부한 과일 향이 나옵니다. 그래서 탄닌이 진하고 신맛이 강하며 과일 향이 가득한 와인을 좋아한다면 좋은 선택이 되죠.

 

 

아스티의 코스틸리올레 다스티(Costigliole d'Asti) 마을에 있는 비온조(Bionzo) 포도밭에서 수확한 바르베라 포도로 만들었습니다. 남쪽을 향해 펼쳐진 포도밭에는 석회암이 주로 깔렸고, 그 위에서 자라는 바르베라 포도의 수령은 무려 63~73년이나 되죠. 참고로 갈리나의 포도 수령은 평균 43년입니다.

손으로 수확한 포도를 온도 조절되는 탱크에 넣고 6~7일가량 알코올 발효하면서 색소와 탄닌을 뽑아냈습니다. 그 후 프랑스산 오크통에 넣고 날카로운 사과산을 부드러운 젖산으로 바꿔주는 젖산 발효를 했죠. 발효가 끝나면 안쪽을 중간 정도로 그을린 100% 프랑스산 새 오크통에 넣고 16~18개월 동안 숙성했습니다. 오크 숙성이 끝나면 다시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6개월, 병에 담아서 6개월 숙성해서 와인이 안정되도록 했습니다. 시장에 내보내는 시기는 갈리니와 마찬가지로 수확 후 약 30개월 뒤가 됩니다.

매년 12,000병 가량만 생산합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La Spinetta Bionzo Barbera d'Asti Superiore DOCG 2014의 색

중간 농도의 루비색이며 테두리는 살짝 가넷 빛입니다. 초콜릿 향이 먼저 나오고 블랙베리와 블루베리 같은 검은 과일과 박하 향도 풍기네요. 이어서 잘 그을려서 고소하고 기름진 커피콩 향과 감초, 제비꽃 향 등이 올라옵니다.

충실한 구조를 가진 미디엄 바디의 와인으로 섬세하면서도 가볍지 않은 매력적인 질감을 갖췄습니다. 달지 않고 드라이하며 너무 강하지 않은 산미는 우아하고 세련되었습니다. 그을린 나무와 태운 콩, 블랙베리 같은 검은 과일 풍미가 나오고 박하의 시원한 맛과 달콤한 감초 풍미가 뒤따릅니다. 잘 다듬어진 알코올 기운은 와인의 다른 요소와 굉장한 조화를 이룹니다. 길게 이어지는 여운에선 그을린 나무의 그윽한 느낌과 박하의 시원하고 향긋한 풍미가 느껴지네요.

 

 

부드럽고 짜임새 있는 탄닌과 우아하고 세련된 산미, 14.5%나 되어 기운이 세지만 조화로운 알코올이 맛있는 균형을 이룹니다. 검은 과일과 태운 나무, 감초, 박하 등의 느낌이 뛰어난 훌륭한 와인입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소고기와 양고기, 돼지고기, 고기 스튜, 살라미 같은 이탈리아 햄과 빵, 토마토소스와 올리브유를 많이 사용한 파스타, 이탈리아식 피자, 숙성 치즈 등입니다.

로버트 파커 94+점,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 91점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20년 4월 1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