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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얇은 강화 유리처럼 탱탱한 탄닌과 섬세한 산미 - Kumeu Village Pinot Noir 2019

까브드맹 2020. 1. 29. 12:04

Kumeu Village Pinot Noir 2019

쿠뮤 리버 와인스(Kumeu River Wines)의 쿠뮤 빌라지 피노 누아((Kumeu Village Pinot Noir) 2019는 뉴질랜드 북섬의 오클랜드(Auckland)에 있는 쿠뮤 강(Kumeu River) 주변 지역과 헉스 베이(Hawke's Bay)에서 기른 피노 누아 포도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1. 쿠뮤 리버 와인스

쿠뮤 리버 와인스는 뉴질랜드 최고의 샤르도네(Chardonnay) 와인 생산자로 평가받는 와이너리입니다. 뉴질랜드 북섬 오클랜드시에서 북서쪽으로 20㎞ 떨어진 곳에 있는 쿠뮤 강 옆에 있으며, 와이너리 이름도 강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1944년부터 와인을 생산해 온 쿠뮤 리버는 뉴질랜드 와인의 발전과 궤를 같이했습니다. 그러다가 1989년에 뉴질랜드 최초로 마스터 오브 와인(Master of Wine) 자격을 받은 마이클이 본격적으로 와이너리 운영에 참여하면서 급격한 변화와 발전을 이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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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 양조

쿠뮤 리버 와인스는 2017년에 헉스 베이의 레이스 로드(Rays Road)에 있는 포도밭을 구매했습니다. 그 포도밭에는 이미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과 샤르도네, 피노 누아 포도 나무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이듬해에 쿠뮤 리버 와인스는 그 밭에서 수확한 피노 누아로 첫 빈티지의 와인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와인이 보여준 잠재력은 쿠뮤 리버 와인스의 생산자들을 흥분하게 만들었죠.

2019 빈티지부터는 레이스 로드의 피노 누아에 오클랜드 쿠뮤 리버 와인스의 포도밭에서 수확한 훌륭한 포도를 일부 섞었습니다. 그 결과 뛰어난 품질을 가진 피노 누아 와인이 탄생했습니다.

빌라지 피노 누아 2019는 손으로 수확한 포도에서 줄기를 제거한 후 알코올 발효했습니다. 배양 효모가 아니라 야생 효모를 사용했고, 탱크 위로 떠 오른 껍질과 씨앗에 하루에 두 번씩 부드럽게 발효 중인 주스를 뿌리면서 2주 동안 색소와 탄닌을 뽑아냈죠. 숙성은 탱크에서 7개월간 했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Kumeu Village Pinot Noir 2019의 색

황홀한 연한 루비색입니다. 먼저 나무 새순의 향긋하고 매콤한 향과 후추 같은 향신료 향이 나옵니다. 곧 산딸기와 덜 익은 레드 체리 같은 과일 향이 올라오고 차차 버섯과 살짝 마른 흙, 살짝 구운 고급 소고기, 태운 나무 향을 풍깁니다. 돌 냄새와 향긋한 나무줄기 향도 퍼지며 나중엔 관능적인 동물 향도 느껴집니다.

탄닌이 마치 얇은 강화 유리처럼 탱탱합니다. 차가워도 거칠 거나 튀지 않네요. 대패로 잘 깎은 나무 같은 질감이 느껴지며, 구조도 짱짱하고 탄탄합니다. 드라이하며 산미는 섬세하고 강인합니다. 연한 딸기와 산딸기 풍미가 나오고 나무 새순의 스파이시한 풍미가 함께 하네요. 얇고 섬세하면서 강인한 기운이 Five Star Stories의 파티마를 떠올리게 합니다.

힘이 있고 정갈하면서 깨끗한 느낌이 아주 훌륭한 와인으로 시간이 갈수록 잘 익은 산딸기와 레드 커런트, 덜 익은 크랜베리 풍미가 강해집니다. 나중엔 아주 고급스러운 산딸기, 혹은 크랜베리 주스 같은 느낌을 줍니다. 여운은 길고 은은하게 이어집니다. 연한 붉은 과일과 속살이 하얀 나무, 살짝 그을린 풍미가 남습니다.

 

 

얇고 탱탱한 탄닌, 섬세하면서 강인한 산미, 13%의 알코올이 멋진 균형과 조화를 이룹니다. 향긋한 붉은 과일 풍미를 바탕으로 향신료와 나무, 버섯과 소고기 같은 다양한 풍미가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작년에 마셨던 뉴질랜드의 앨런 스캇 피노 누아(Allan Scott Pinot Noir) 2017이 "이 가격에 이런 좋은 맛이!"라는 느낌이라면 이 와인은 "이 가격에 이런 고급스러운 느낌이!"라는 느낌이군요.

노른자를 뺀 육회, 육사시미, 카르파초, 참치 붉은 살, 방어, 냉면과 수육, 차돌박이, 닭고기 요리, 냉 햄과 생햄 등과 아주 잘 어울리는 맛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에 가까운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0년 1월 23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