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젊은 천재가 만든 완벽한 조화 - PVG Meursault Les Grands Charrons 2017

까브드맹 2020. 1. 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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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산 지역 : 프랑스 > 부르고뉴(Bourgogne) > 꼬뜨 도르(Côte d'Or) > 꼬뜨 드 본(Côte de Beaune) > 뫼르소(Meursault)

● 품종 : 샤르도네(Chardonnay) 100%

● 등급 : AOC Meursault

● 어울리는 음식 : 닭고기 샐러드, 올리브 오일을 뿌린 흰살 생선회, 버터나 크림 치즈를 얹은 포실한 감자찜, 시트러스 소스를 사용한 가금류 요리, 익힌 해산물 요리, 해산물 그라탱, 간 파테, 각종 치즈 등

부르고뉴 꼬뜨 뒤 론의 와인 생산자 뱅상 지라르뎅(Vincent Girardin)은 19세에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포도밭 2헥타르로 시작한 천재 와인 생산자입니다. 전 세계의 와인 평론가들이 그의 와인을 격찬했죠. 레드 와인도 잘 만들지만, 화이트 와인에서 특히 뛰어난 솜씨를 보여줬습니다. 그의 노력으로 날로 성장한 도멘 뱅상 지라르뎅은 부르고뉴 전역에 있는 22헥타르의 포도밭에서 10종의 그랑 크뤼 와인과 43종의 프르미에 크뤼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로 발전합니다.

안타깝게도 뱅상 지라르뎅은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은퇴하게 되었고, 2012년에 오랜 동료였던 쟝-삐에르 니에(Jean-Pierre Nié)에게 도멘과 포도밭을 팔아버립니다. 그러나 뫼르소에 있는 4.5 헥타르의 포도밭은 매각하지 않았고, 아들인 삐에르 지라르뎅(Pierre Girardin)이 2017년에 성년이 되자 그에게 물려줍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도멘의 셀러에서 뛰어놀며 자랐던 삐에르 지라르뎅은 포도밭을 물려받은 해에 첫 빈티지의 와인을 만들었고, 그 뫼르소 와인은 삐에르의 재능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또한 아버지의 도움으로 본(Beaune) 지역을 중심으로 세심한 정성을 기울이는 최고의 포도 재배자와 장기 계약을 맺고, 볼네 끌로 데 셴(Volnay Clos des Chênes)과 뽀마르 에프노(Pommard Epenots), 꼭똥-샤를마뉴(Corton-Charlemagne), 몽라셰(Montrachet) 등의 포도밭에서 바이오다이나믹 농법으로 기른 포도를 공급받아 뛰어난 와인을 생산하게 됩니다.

화이트 와인 양조에 있어서 삐에르는 오크의 영향을 줄이고 떼루아를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와인을 만듭니다. 그러기 위해 부르고뉴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228ℓ 크기의 바리끄(Barrique) 오크통 대신 456ℓ 크기의 오크통을 별도 제작해서 사용하죠. 이렇게 해서 미네랄의 풍미와 신선한 맛,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을 살리면서 새 오크통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와인을 만듭니다. 또한 저온에서 산소 접촉을 최소화한 상태로 1년간 숙성하고, 다시 스테인리스 스틸 통으로 옮겨 6개월 숙성 후 병에 담아 와인이 섬세한 맛과 향을 갖도록 합니다.

레드 와인은 일반적인 바리끄 오크통을 사용하지만, 새 오크통과 중고 오크통의 사용 비율을 절묘하게 조절합니다. 이렇게 하여 떼루아의 특성이 살아있으면서 실크처럼 부드럽고 우아한 맛을 가진 와인으로 만들죠.

뫼르쏘 레 그랑 샤롱(Meursault Les Grands Charrons) 2017은 뫼르쏘 마을의 레 그랑 샤롱 포도밭에서 재배한 샤르도네 포도로 만들었습니다. 뫼르쏘 마을에 관한 내용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프랑스] 부르고뉴 > 꼬뜨 도르 > 꼬뜨 드 본(Côte de Beaune) > 뫼르쏘(Meursault)

(이미지 출처 : https://www.bourgogne-wines.com/gallery_images/site/3/19988/19989/20019.jpg) 부르고뉴(Bourgogne) 꼬드 드 본(Cote de Beaune)에 있는 뫼르쏘 마을은 샤르도네(Chardonnay)로 만드는 화이트..

aligalsa.tistory.com

연한 연두색입니다. 잔에서 퍼지는 다양한 향은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으면서 매우 섬세하군요. 누룽지 같은 고소하고 구수한 향과 생 견과류 향, 속살이 흰 나무의 우아한 향이 먼저 올라오고, 레몬 같은 과일 향과 미네랄 향이 이어집니다. 시간이 지나면 푹 익은 복숭아와 덜 익은 파인애플의 달콤한 과일 향에 볶은 견과류와 버터 스카치, 맛밤, 바닐라의 부드럽고 달콤한 향이 올라옵니다. 여기에 딱 알맞은 버터 향과 고소한 잣, 우아하고 향긋한 흰 나무 향이 함께 합니다. 마시는 내내 향이 계속 변화하는 걸 느낄 수 있고, 나중엔 바나나와 볶은 깨, 바닐라 빈, 소나무 등의 향도 나타납니다.

깔끔하고 깨끗하며 정갈한 와인으로 구조는 빈틈 없이 완벽합니다. 적당한 무게에 유질감(油質感)이 약하고 포실포실한 것이 마치 잘 찐 감자 같습니다.

드라이하며 시트러스의 신맛과 짭짤한 미네랄 맛이 입에 가득합니다. 신선한 레몬과 사과즙을 짜 넣은 미네랄 워터 같다고 할까요? 싱그러운 푸른 사과와 그윽한 나무, 맛밤 등의 풍미가 어우러지고, 짠맛, 신맛과 달콤한 과일 풍미가 우아한 맛을 구현합니다. 여기에 향에서 느꼈던 다양한 풍미가 차례로 나타나면서 마실 때마다 새로운 기대를 하게 하죠. 와인의 기운 역시 모자람도 과함도 없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산미는 더 우아하게 살아납니다. 여운에선 짠맛과 신맛, 단맛 등의 각종 풍미가 우아하고 길게 이어집니다.

신맛과 알코올과 여러 풍미가 완벽한 조화를 이뤄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신성하고 우아한 천사 같은 와인으로 와인 천재가 만든 작품답군요. 굉장히 변화무쌍하면서 어떻게 이렇게 부담스럽지 않은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20년 1월 16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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