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독일] 농축한 과즙처럼 진하고 우아한 느낌과 다양하고 맛있는 풍미의 향연 - Weingut Geheimer Rat Dr. von Bassermann-Jordan Deidesheimer Leinhohle Riesling Spatlese 2006

까브드맹 2020. 1. 15. 17:16

Weingut Geheimer Rat Dr. von Bassermann-Jordan Deidesheimer Leinhohle Riesling Spatlese 2006

바인구트 게하이머 라트 닥터 폰 바세르만-요르단(Weingut Geheimer Rat Dr. von Bassermann-Jordan)의 다이데스하임 라인훌러 리슬링 슈패트레제(Deidesheimer Leinhöhle Riesling Spätlese) 2006은 독일 팔츠(Pfalz)의 다이데스하임(Deidesheime) 지역에 있는 라인훌러 포도밭에서 재배한 리슬링 포도로 만든 콸리테츠바인 미트 프라디카트(Qualitätswein mit Prädikat, QmP) 등급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자

바인구트 게하이머 라트 닥터 폰 바세르만-요르단은 우리 말로 바꾸면 "폰 바세르만-요르단 박사의 비밀 조언 포도주 양조장"쯤 됩니다. 재미난 이름이네요.

이 와이너리는 국내의 유명 와인 잡지인 와인 리뷰(Wine Review) 2015년 10월 호에 실린 해외 필진 요하임 빈츠 선정 독일 대표 와인 생산자 15에서 1번으로 올라왔습니다. 저 유명한 바인구트 에곤 뮐러(Weingut Egon Muller)가 11번째에 나와 있으니 처음 나왔다고 해서 1위는 아니지만, 어쨌든 15개 대표 와이너리에 들어갈 만큼 뛰어난 와인 생산자이죠. 이 와이너리에 대해 요하임 빈츠는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팔츠 다이데스하임(Deidesheime) 지역에 1718년에 설립된 와이너리다. 그간 와이너리엔 아치형의 셀러가 세워졌고, 이들의 조상들도 좋은 포도밭을 발굴했다. 또한 와인 라이브러리에 1880년부터 모든 빈티지 와인들을 소장하고 있으며 1811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몇몇 위대한 빈티지의 와인도 여전히 있어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이 와이너리는 다이데스하임에 있는 또 다른 와이너리 라이히스라트 폰 불(Reichsrat von Buhl)과 폰 바이닝(Von Winning)을 매입한 아힘 니더베르거(Achim Niederberger)가 사들여 오늘날 그의 미망인 야나 니더베르거(Jana Niederberger)가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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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 생산지

다이데스하임은 독일 와인 생산지인 팔츠(Pfalz)의 하위 생산지입니다. 다이데스하임과 니더키르헨(Niederkirchen), 포르스트(Forst), 루페르츠버그(Ruppertsberg) 마을에 약 170개의 포도밭이 다양한 넓이로 펼쳐져 있죠. 1971년에 라인란트(Rhineland)와 팔츠의 와인법이 개정되면서 다이데스하임의 포도밭은 아인젤라거(Einzellage)라고 부르는 11개의 단일 포도밭과 바인그로슬라거(Weingroßlage)라고 부르는 한 개의 포도밭 그룹으로 개편되었습니다.

11개의 아인젤라거는 아래와 같습니다.

① Grainhübel ② Herrgottsacker ③ Hohenmorgen ④ Kalkofen ⑤ Kieselberg ⑥ Langenmorgen ⑦ Leinhöhle ⑧ Letten ⑨ Mäushöhle ⑩ Nonnenstück ⑪ Paradiesgarten

1개의 바인그로슬라거는 호프스툭(Hofstück)입니다.

 

 

이 와인은 다이데스하임의 단일 포도밭인 라인훌러의 리슬링 포도로 만들었고 등급은 슈페트레제입니다. 슈패트레제는 최고 등급인 프라디카츠바인(Pradikatwein = QmP)의 6개 세부 등급 중 두 번째 등급입니다. "늦게 수확했다(Late harvest)."라는 뜻으로 정상 수확 시기보다 1주 정도 늦게 수확한 포도로 만들죠. 등급은 와인의 당도가 아니라 포도즙인 머스트(must)의 당분량으로 결정되며, 최소 당분 함량이 76-90°Oe 정도 나와야 합니다. 알코올 발효 후에 나와야 하는 최소 알코올 도수는 7%입니다.

충분히 익은 포도로 만들기에 슈패트레제 와인은 균형 잡히고 잘 숙성된 것이 많습니다.전형적인 세미 스위트 와인으로 보통 카비넷 등급보다 더 달고 과일 향이 풍부하죠. 다만 최대한 알코올 발효해서 상대적으로 드라이한 풀 바디 와인으로 만든 것도 있으니 모두 달콤한 것은 아닙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Weingut Geheimer Rat Dr. von Bassermann-Jordan Deidesheimer Leinhohle Riesling Spatlese 2006의 색

완연하게 진한 금색입니다. 굉장히 다양한 향이 나옵니다. 뉴질랜드의 마누카 꿀과 밀랍 같은 단 향이 먼저 올라오고, 조청과 구기자, 말린 살구와 말린 대추, 발효한 모과 같은 향이 이어집니다. 사향과 생아몬드 같은 견과류 향도 풍기고 달콤한 누룩 향도 있습니다.

부드럽고 진하며 우아합니다. 묵직한 구조는 빈틈없이 훌륭합니다. 적당한 당도에 맛있는 산미가 풍성합니다. 미네랄 느낌에 말린 사과와 살구, 발효한 모과 같은 과일 풍미가 함께 합니다. 향에선 두드러지지 않던 페트롤 느낌이 입에서 은은하게 이어집니다. 마치 농축한 과즙 같은 느낌이네요. 여운에선 우아하고 풍성한 산미와 핵과류 과일의 느낌이 길게 남습니다.

 

 

우아하고 풍성한 산미와 9.5%이지만 충분한 기운을 가진 알코올이 균형을 이룹니다. 달콤한 핵과류와 말린 과일 느낌이 가득한 맛과 향이 굉장히 매력적인 와인이네요.

각종 샐러드, 생선과 갑각류, 조개 등 해물 요리, 돼지고기와 닭고기 요리, 향신료를 많이 쓴 중국 음식과 동남아 음식, 각종 한식, 과일 케이크 등 디저트, 아몬트 쿠키 같은 과자 종류, 아이스크림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20년 1월 10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