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5 메독 지역 그랑 크뤼, 마을별 그랑 크뤼 분류의 다섯 번 째 마을은 페싹-레오냥입니다. 페싹-레오냥은 1987년에 AOC로 지정되기 전에는 그라브(Grave) 지역에 속했습니다. 그라브는 자갈이란 뜻으로 이 지역의 토양에 자갈이 많이 섞여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지요. 자갈뿐만 아니라 점토, 모래 그리고 석회질 등이 섞여 있는 토양으로 자갈이 가장 눈에 띄기 때문에 지역 이름으로 붙여진 것 같습니다.
이 지역은 행정구역상 메독 지역에 속하는 곳은 아닙니다. 메독 지역의 아래쪽에 있을 뿐 메독은 아니지요. 그런데도 1855년에 메독 지역의 와인을 대상으로 선정한 그랑 크뤼 분류에서 이 지역의 와인이 들어가게 된 것은, 해당하는 와인이 당대에 너무너무 너무나도 유명한 와인이었기 때문이지요. 그 유명한 와인은 바로 샤토 오-브리옹(Ch. Haut-Brion)입니다.
미국의 제3대 대통령인 토마스 제퍼슨이 프랑스 대사 시절 맛을 보고 '최고의 와인'이라고 극찬했던 샤토 오-브리옹은 오랫동안 보르도 와인을 열렬히 사랑했던 영국인들에게 잘 알려진 와인이었을 뿐만 아니라, 1814년 오스트리아, 영국, 프로이센, 러시아가 나폴레옹을 무찌르고 열린 오스트리아 비인 회의의 만찬주로 사용되면서 전 유럽에 그 명성을 떨쳤습니다.
이러다 보니 1855년 메독 지역 그랑 크뤼 분류에서 비록 메독 지역의 와인은 아니지만 샤토 오-브리옹을 제외하고 1등급 그랑 크뤼를 분류한다는 것은 '우래옥을 빼고 평양냉면을 논하는 것'과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1855년 매독 지역 그랑 크뤼를 지정할 때 샤토 오-브리옹은 메독 와인이 아닌데도 당당히 1등급에 그 이름을 올리게 되죠. 하지만 샤토 오-브리옹을 제외한 그라브 지역의 다른 와인들은 품질과 상관없이 그랑 크뤼 등급 지정에서 제외됩니다. 그래서 그라브 지역의 그랑 크뤼 숫자는 총 1개입니다.
• 1등급 : 1개
• 2등급 : 없음
• 3등급 : 없음
• 4등급 : 없음
• 5등급 : 없음 총계 : 1개
그럼 샤토 오-브리옹의 라벨을 살펴보겠습니다.
● 1등급 그랑 크뤼
1. 샤토 오 브리옹(Château Haut-Brion)
세컨드 와인 : 르 클라랑스 드 오-브리옹(Le Clarence de Haut-Brion)
● 1855년 보르도 와인 공식 등급 : 쌩-테스테프(St-Estephe)
● 1855년 보르도 와인 공식 등급 : 뽀이약(Pauillac)
● 1855년 보르도 와인 공식 등급 : 쌩-줄리앙(Saint- Juli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