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보르도 와인의 작명법
우리가 많이 들어본 '샤토(Chateau)~'로 시작하는 프랑스 와인은 대부분 보르도 와인들입니다. 일명 '샤토 와인'들은 포도원이나 와이너리 이름이 레이블에 적힌 와인 이름이 되는 일이 많습니다. '샤토 마고(Chateau Margaux)'는 포도원 이름이 와이너리 이름이며 와인 이름이죠. 그런데 '샤토 마뇰(Chateau Magnol)'은 포도원 이름이 와인 이름이지만, 와이너리는 '바르통 앤 게스띠에(Barton & Guestier)' 회사입니다. 바르통 앤 게스띠에사에서 샤토 마뇰 포도원을 소유해서 그렇습니다.
바르통 앤 게스띠에는 보르도의 대형 네고시앙으로 다른 곳에도 많은 포도원을 갖고 있으며, 그곳에서 수확한 포도로 와이너리 이름을 딴 다른 와인도 많이 생산합니다.
2. 부르고뉴 와인의 작명법
부르고뉴 와인은 대부분 지역 이름인 아펠라시옹(Appellation)이나 특정 포도밭을 뜻하는 끌리마(Climat) 이름이 와인 이름이 됩니다.
위 와인은 레이블에 제일 큰 글씨로 적혀 있는 '퓔리니 몽라셰(Puligny-Montrachet)'가 아펠라시옹이죠. 퓔리니 몽라셰는 부르고뉴 꼬뜨 도르(Côte d'Or) 지역의 남쪽 부분인 꼬뜨 드 본(Côte de Beaune)에 있는 마을입니다. 위로는 화이트 와인으로 유명한 '뫼르소(Meursault)'와 붙어 있고, 아래로는 또 다른 몽라셰 마을인 '샤사뉴 몽라셰(Chassagne-Montrachet)'와 접해 있죠.
두 몽라셰 마을 사이에 유명한 끌리마(밭)들이 있습니다. 그 끌리마들은
•몽라셰(Montrachet)
•슈발리에-몽라셰(Chevalier-Montrachet)
•바따르-몽라셰(Bâtard-Montrachet)
•브앙브뉘-바따르-몽라셰(Bienvenues-Bâtard-Montrachet)
•크리오-바따르-몽라셰(Criots-Bâtard-Montrachet)
이며, 모두 그랑 크뤼 등급의 밭이므로 여기서 수확한 포도로 양조 규정에 따라 만든 와인은 모두 '그랑 크뤼' 와인이 됩니다. 이 끌리마들의 양 옆으로 1등급을 부여받은 끌리마들이 퓔리니-몽라셰 마을과 샤사뉴-몽라셰 마을에 퍼져 있고, 여기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은 부르고뉴의 두 번째 등급인 프르미에 크뤼(1er Cru), 즉 1등급 와인이 됩니다. 위 지도에서 퓔리니 몽라셰의 노란색 부분, 샤사뉴 몽라셰의 짙은 살구색 부분입니다. 1등급 와인이란 등급이지만 사실은 두 번째 등급이란 점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최고 등급은 그랑 크뤼이죠.
그랑 크뤼 끌리마 뿐만 아니라 1등급 끌리마에도 모두 이름이 있습니다. 퓔리니-몽라셰 마을의 1등급 끌리마는 모두 17개가 있으며, 와인 레이블에 적힌 '레 퓌셀(Les Pucelles)'은 브앙브뉘-바따르-몽라셰 끌리마의 북동쪽에 붙어 있는 1등급 끌리마입니다. 위의 와인은 레 퓌셀 끌리마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 1등급 와인인거죠.
끌리마는 소유주가 1명일 때도 있지만, 2명 이상일 때가 많습니다. 하나의 생산자가 독점한 끌리마에서 나온 와인에는 '모노폴(Monopole)'이라는 표시를 레이블에 붙일 수 있죠. 대부분의 끌리마는 소유주가 여러 명이어서 같은 이름으로 여러 종류의 와인이 나오는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부르고뉴 와인은 '생산자', 즉 '도멘(Domaine)'이나 네고시앙의 이름을 살펴봐야 합니다.
위 와인의 레이블 내용을 정리해보면
•Puligny-Montrachet → '퓔리니 몽라셰' 지역에서
•1er Cru les Pucelles → 1등급 끌리마인 '레 퓌셀' 포도밭의 포도로
•Domaine Henri Boillot → '도멘 앙리 부와요'가 양조한
•2006 → '2006년' 빈티지의 와인
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