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모의 발효 작용으로 만드는 발효주가 자연에 있는 화학 현상을 인류가 활용해서 만든 술이라면, 증류주는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물질을 인류의 기술로 만들어낸 술입니다. 발효된 술에 열을 가해 끓는 점이 물보다 낮은 알코올을 추출해서 만드는 증류주는 '끓는점의 차이를 이용해서 액체 상태의 혼합물을 분리'하는 증류법이 발명되지 않았다면 나올 수가 없는 술이죠. 1. 증류법의 탄생 증류법은 의외로 오래전에 발명되었습니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기원전 2000년경에 이미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바빌로니아인이 원시적인 증류 장치를 만들어서 사용했다고 합니다. 바빌로니아에서 최초로 탄생했다고 보이는 증류기술은 이윽고 주변 지역으로 천천히 전파되기 시작했습니다. 동쪽으로는 기원전 5세기경에 최소한 인도지역까지 전파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