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마실 때 항상 와인과 음식의 조화를 생각합니다. 와인과 음식의 궁합을 뜻하는 "마리아쥬(Mariage)"라는 전문용어가 있을 만큼 와인과 음식의 조화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조화가 잘 맞았으면 평범한 와인에 평범한 음식이라도 황홀한 맛을 느낄 수 있지만, 조화가 안 맞으면 아무리 좋은 와인과 좋은 음식이래도 지옥 같은 경험을 하게 되거든요. 의심스럽다면 지금 당장 광어회를 떠서 보르도 그랑 크뤼 와인이나 칠레의 값비싼 레드 와인과 함께 먹어보세요. 제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대번에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와인과 음식의 조화는 와인을 좋아하고 공부하는 사람에겐 즐거운 일이지만, 단지 맛있게 한 끼 식사를 하려는 사람에겐 골치 아픈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저것 신경 쓸 일도 많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