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역사

[역사] 히스토리 오브 와인 - 단순한 술이 아니라 건강을 위한 그 무엇! 고대 이집트의 와인.

까브드맹 2014. 6. 18. 06:00

고대 이집트인의 식문화를 그린 벽화입니다. 오른쪽 위에 포도 농사를 짓고 와인을 만드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인의 식문화를 그린 벽화입니다. 오른쪽 위에 포도 농사를 짓고 와인을 만드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https://chelseavintners.com/wp-content/uploads/2020/09/HHW390-scaled.jpg)

고대 이집트인은 스핑크스와 피라미드 같은 위대한 유적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와인 역사에도 인상 깊은 자취를 남겼습니다. 고고학자들은 고대 이집트에서 기원전 3천 년 경부터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만들었을 거라고 추정합니다. 와인은 당시 이집트인의 각종 예식에서 고귀한 술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을 걸로 보입니다. 자연의 신이면서 죽음의 신인 오시리스(Osiris)는 포도나무의 신이기도 했죠. 와인은 태양신 라(Ra)의 땀방울로 묘사되었고, 호루스(Horus)의 눈으로 표현되기도 했습니다. 붉은색의 와인은 종종 피와 동일시되었는데, 하토르(Hathor) 여신의 적이 흘린 피를 상징하기도 했습니다.

나일강 삼각주(Delta) 지대에는 왕실 전용 포도원이 있었고, 여기에서 생산한 와인은 왕실로 공급되었습니다. 투탕카멘(Tutankhamun) 왕의 무덤에선 왕실에 필요한 물품을 공급하는 상인이 바친 36개의 항아리가 발굴되었는데, 이 중 여섯 개는 왕의 개인 포도원에서 만든 와인을 채운 것이었죠. 고대 이집트에서 생산한 와인은 대부분 레드 와인이었습니다. 하지만 학자들은 화이트 와인도 있었을 것으로 봅니다. 투탕카멘왕의 무덤에서 발굴된 암포라에 남은 잔류물을 조사해본 결과 화이트 와인의 흔적이 발견되었기 때문이죠.

고대 이집트의 와인 산업은 초창기부터 아주 번창했고, 적어도 고왕국 제3 왕조 시기(기원전 2650~2575)부터 가나안 지방과 활발하게 와인 무역을 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이집트 유적에 남은 벽화와 글을 살펴볼 때, 당시 이집트인이 마셨던 와인은 수입품이 아니라 나일 삼각주 지대에서 재배한 포도로 만든 것이 분명하다고 합니다. 고왕국 시기가 끝나갈 무렵 이집트인 사이에선 아마 삼각주 지대에서 생산했을 다섯 종류의 와인이 사후 세계를 위한 식량, 혹은 '메뉴'로서 빼놓을 수 없는 부장품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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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도 와인의 이미지는 건강과 결부되는 일이 많습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도 마찬가지였죠. 고대 이집트인은 와인이 식욕을 돋우고 몸속의 기생충을 제거하며 소변을 잘 볼 수 있게 해 준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생충은 모르겠지만, 개인적 경험으로 보면 식욕과 소변에는 효험이 있을 것 같네요. 또한 천식을 치료하거나 관장을 할 때 사용하는 약에도 와인을 넣었습니다. 연고나 부기를 가라앉게 하는 약으로도 사용했고 붕대에 묻혀 상처를 치료하는 데에도 썼습니다.  

와인 생산과 소비가 활발했던 고대 이집트였지만, 와인은 상류층과 국가적인 예식을 위한 특별한 술이었지 대중적인 주류는 아니었습니다. 서민들은 일상에서 마시는 술로 와인보다 맥주를 더 선호했죠. 상류층은 신과 고귀한 사람들만 와인을 마셔야 한다고 생각해서 와인 산업을 대규모로 키우지 않았습니다. 고대 이집트의 영역에는 포도 재배에 알맞은 기후와 땅이 많지 않았던 것도 또 한 가지 이유로 작용했습니다.

<참고 자료>

1. 로도 필립스 지음, 이은선 옮김, 도도한 알코올, 와인의 역사, 서울 : 시공사, 2002

2. 영문 위키피디아

3.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