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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시간이 갈수록 다양해지는 향 - Domaine Blain-Gagnard Chassagne-Montrachet 1er Cru Morgeot 2009

까브드맹 2024. 6. 11. 10:00

Domaine Blain-Gagnard Chassagne-Montrachet 1er Cru Morgeot 2009

도멘 블랭-가냐흐(Domaine Blain-Gagnard)의 샤사뉴-몽라셰 프르미에 크뤼 모르조(Chassagne-Montrachet 1er Cru Morgeot) 2009는 프랑스 부르고뉴의 꼬뜨 드 본(Côte de Beaune)에 있는 샤사뉴-몽라셰 AOC의 1등급 포도밭인 모르조에서 기른 샤르도네(Chardonnay) 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지 - 모르조

샤사뉴-몽라셰 AOC는 퓔리니 몽라셰(Puligny-Montrachet) AOC와 함께 르 몽라셰(Le Montrachet), 바따르-몽라셰(Bâtard-Montrachet), 크리오-바따르-몽라셰(Criots-Bâtard-Montrachet)의 3개 그랑 크뤼(Grand Crus) 포도밭을 공유하는 와인 생산지입니다.

꼬뜨 드 본을 대표하는 화이트 와인 생산지 중 하나로 3개 그랑 크뤼 포도밭 외에 55개의 1등급 포도밭이 있어서 숱한 걸작 와인들이 생산되는 곳이죠. 모르조 역시 뛰어난 화이트 와인이 나오는 1등급 포도밭입니다.

샤사뉴-몽라셰 AOC의 남쪽에 있는 모르조(Morgeot)는 샤사뉴-몽라셰에서 가장 큰 1등급 포도밭 중 하나로 면적은 58헥타르가 조금 넘습니다. 샤사뉴 몽라셰의 남쪽 끝에 있는 아베이 드 모르조(Abbaye de Morgeot) 근처에 있어서 밭 이름이 "Morgeot"로 지어졌습니다. "Morgeot"는 경계를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포도밭이 꼬뜨 도르의 행정구역 가장자리이며, 소네-에-루아르(Saône-et-Loire)와의 경계선에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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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조는 전체적으로 꼬뜨 도르(Côte d'Or)의 낮은 경사면에 자리하고 있으며, 남동쪽으로 약간 경사져서 포도나무가 아침 해를 잘 맞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조건은 햇빛을 충분히 받으면서 언덕 위만큼 서늘한 밤 기온의 영향은 받지 않게 해주죠. 쥐라기 중기의 바스절(Bathonian)에서 기원한 석회암 토양은 배수가 잘 되면서 포도나무가 깊게 뿌리내려 미네랄이 풍부한 지하수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모르조에선 피노 누아(Pinot Noir)와 샤르도네로 레드와 화이트 와인을 모두 생산합니다. 토양엔 무거운 점토-자갈 혼합물이 섞여 있어서 일반적으로 레드 와인에 더 알맞다고 여겨지죠. 그래서 모르조의 레드 와인은 밀도가 높고 구조가 좋기로 유명합니다. 레드 와인이 유명하지만 고품질 화이트 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도 지닌 곳입니다.

 

 

2. 와인 생산자

도멘 블랭-가냐흐는 디종(Dijon)에서 와인 양조학을 공부하다가 만난 상세르(Sancerre) 출신의 장-마크 블랭(Jean-Marc Blain)과 도멘 가냐흐-들라그랑주(Domaine Gagnard-Delagrange)의 클로딘 가냐흐(Claudine Gagnard)가 1980년에 결혼하면서 시작된 와이너리입니다.

르 몽라셰와 바따르-몽라셰, 크리오-바따르-몽라셰의 일부를 소유하며, 샤사뉴 몽라셰와 퓔리니-몽라셰(Puligny-Montrachet), 볼네(Volnay), 뽀마르(Pommard)의 포도밭에서 마을(Village) 등급 이상의 와인을 생산하죠. 레드와 화이트 와인을 모두 생산하지만, 화이트 와인의 생산량이 70%로 훨씬 많고 더 유명합니다.

도멘 블랭-가냐흐에서는 뤼트 레조네(lutte raisonée, 합리적인 투쟁)라는 농법으로 포도원을 관리합니다. 뤼트 레조네는 합성 비료와 살충제, 살균제, 진드기 박멸제 등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농법이지만, 유기농법보단 유연한 방식이어서 포도나무가 병충해로부터 위협받는 급박한 상황이 생길 땐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기도 합니다.

샤사뉴-몽라셰 프르미에 크뤼 모르조 2009는 100% 샤르도네 포도를 사용하여 만들었습니다. 알코올 발효는 오크통에서 진행되었고, 병에 담기 전에 오크 숙성 기간은 11개월이었습니다. 숙성할 때 새 오크통의 사용 비율은 최고 30%였죠. 생산량은 2,700병이었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중간 농도의 레몬색입니다.

초반엔 향이 다소 단조로우며, 주로 약한 시트러스와 흰꽃, 흰 채소 향을 풍깁니다. 이윽고 살짝 기름진 냄새와 린덴 꽃 향이 올라오고 후반부로 가면 견과류처럼 고소한 향도 나옵니다. 시간이 갈수록 고소하고 달착지근한 향이 퍼지면서 더욱 다양한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부드럽고 다소 기름진 맛입니다. 잘 짜인 구조와 중간 이상의 밀도로 강하게 입에 닿는 느낌이 좋습니다.

드라이하면서 품질 좋고 풍부한 산미가 상큼하네요. 토스트와 견과류, 버터의 풍미가 나오고, 시트러스와 붉은 사과 맛도 이어집니다. 알맞은 알코올은 와인에 균형 잡힌 기운을 만들어줍니다. 마신 후에 입에 남는 여운의 강도와 길이가 대단합니다. 느낌도 훌륭하고요.

 

 

드라이한 맛에 강하고 풍부한 산미, 만만치 않으면서 전혀 거슬리지 않는 13.3%의 알코올이 만드는 균형과 조화가 훌륭합니다.

진한 소스를 사용한 닭고기 샐러드와 닭고기 요리, 농어와 연어 스테이크. 돼지고기 스테이크 등과 잘 맞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가격 상관 없이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1년 5월 25일 시음했습니다.

<참고 자료>

1. 와인 서처 모르조 샤사뉴-몽라셰 모르조 와인 항목

2. 와인 보우 도멘 블랭-가냐흐 샤사뉴-몽라셰 프르미에 크뤼 모르조 2009 항목

3.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