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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균형을 이루는 절제된 맛 - Elephant Hill Chardonnay 2019

까브드맹 2023. 2. 18. 08:12

엘레펀트 힐 샤도네이 2019

엘레펀트 힐 샤도네이(Elephant Hill Chardonnay) 2019는 뉴질랜드 북섬의 헉스 베이에 있는 엘레펀트 힐 와이너리(Elephant Hill Winery)가 두 곳의 포도밭에서 수확한 샤도네이(Chardonnay) 포도로 만드는 화이트 와인입니다.

1. 엘레펀트 힐 와이너리

엘레펀트 힐 와이너리의 설립자인 로저 웨이스(Roger Weiss)와 레이단(Reydan) 부부는 2001년에 뉴질랜드 북섬의 동쪽에 있는 헉스 베리(Hawke’s Bay)를 여행하던 도중 헉스 베이의 매력에 빠져서 그곳에 정착했습니다.

 

부부는 배수가 잘 되는 토양을 가진 해양성 기후 지대인 테 아왕가(Te Awanga)가 세계적인 수준의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고 판단하여 2003년에 엘레펀트 힐을 설립했습니다. 2015년에는 아들인 안드레아스 웨이스 부부가 5명의 자녀와 함께 독일에서 건너와 와이너리 경영에 참여하게 되었죠.

 

엘레펀트 힐의 포도밭은 세 곳으로 해안가에 자리 잡은 테 아왕가와 내륙에 있는 브리지 파 트라이앵글(Bridge Pa Triangle), 김블렛 그래블(Gimblett Gravels)입니다. 포도밭은 일조량이 많고 강수량이 적어서 양조용 포도 재배에 알맞고, 토양에 점토질과 자갈이 풍부하고 배수도 잘되어서 프리미엄 와인을 생산하기 좋습니다. 포도밭 면적은 총 60헥타르이며 모두 환경을 생각하는 와이너리에게만 부여되는 SWNZ 인증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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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펀트 힐은 소비뇽 블랑 와인이 디캔터가 선정한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 Top 20에서 Top 3로 소개되면서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때 Top 20에 올라온 클라우드 베이(Cloudy Bay), 프레이밍햄(Framingham), 배비치(Babich), 실레니(Sileni), 생 클레어(Saint Clair), 파파우라(Papaura), 크레기 레인지(Craggy Range) 같은 다른 와이너리들은 남섬의 말보로(Marlborough)에서 소비뇽 블랑 와인을 생산하지만, 엘레펀트 힐만 북섬의 헉스 베이에서 소비뇽 블랑을 만든다는 점입니다. 또한 다른 와이너리들은 소비뇽 블랑 와인을 30만  병~100만 병 가량 대량 생산하지만, 엘레펀트 힐은 1만 병 미만으로 소량 생산한다는 점도 특별합니다.

2. 엘레펀트 힐 샤도네이 2019

엘레펀트 힐 샤도네이는 테 아왕가의 샤도네이 85%와 브리지 파 트라이앵글의 샤도네이 15%를 사용해서 만들었습니다. 주스를 얻을 때 포도송이를 통째로 으깨고 압착해서 복합미를 끌어올렸고, 야생 효모를 사용해서 알코올 발효 했습니다. 와인 중 일부만 젖산 발효해서 와인의 산도를 균형 있게 만들었습니다.

 

와인의 25%만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숙성했고 나머지는 탱크에서 숙성했습니다. 숙성 기간은 13개월로 효모 잔해인 리(lee)를 함께 넣어서 여러 층의 풍미가 겹친 듯한 풍부한 맛을 갖도록 했습니다.

 

알맞은 장소에서 보관한다면 2027년까지 최고의 상태를 보여줄 겁니다. 마실 땐 30분가량 열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진한 레몬색입니다. 나무와 흰꽃, 고소한 기름, 미네랄 향이 먼저 나오고, 이윽고 신선한 버터와 덜 익은 복숭아, 날 견과류 향을 풍깁니다. 얼마 뒤 꽃 향은 노란 꽃으로 바뀌고 살짝 볶은 커피콩처럼 고소한 향과 노란 사과 향이 올라옵니다.

 

매끈하고 기름지면서 탄력적입니다. 잘 짜인 구조는 치밀합니다.

 

드라이하면서 짠맛도 있습니다. 마신 후에 나오는 침의 양으로 부드러운 산미가 풍성한 걸 느낄 수 있죠. 나무와 날 견과류 풍미가 먼저 나오고 시트러스와 백도 복숭아 풍미가 이어집니다. 진하면서 너무 무겁지 않고 정중한 느낌이며, 삼킨 후에 입에 남는 산미와 풍미가 감칠맛을 만들어냅니다. 미국산 샤도네이 와인처럼 오크와 버터 풍미가 과하지 않으며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네요. 점차 오렌지와 복숭아를 섞은 듯한 과일 풍미가 살아나며, 처음엔 뒤에 있던 산미가 앞으로 나섭니다. 마신 후엔 노란 과일의 산미와 나무, 날 견과류, 식물의 풍미가 상당히 길게 남습니다.

 

 

부드럽고 풍부한 산미와 13%의 알코올, 듬직한 바디가 침착하고 정중하게 균형을 이룹니다. 과일과 나무, 식물, 견과류 같은 다양한 풍미는 서로 조화를 이룹니다.

 

함께 먹을 음식으로는 생선구이, 조개찜과 조개 구이, 새우찜과 구이, 해물 그라탱, 유자 소스를 사용한 닭고기 요리, 돼지고기 수육과 편육, 크림소스 파스타와 봉골레 파스타 등을 추천합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3년 2월 16일 시음했습니다.

 

뉴질랜드 와인에 관한 내용은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세요.

 

 

[수다] 뉴질랜드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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